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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말하우트 Oct 20. 2023

2023. 오리온자리 유성우

지난번에 트랙에서 달리면서 밝은 유성을 목격했던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유성은 종종 보이는 현상이지만, 자정 이전에 밝게 빛나는 유성을 목격하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닙니다.


유성이 자정 이후에 더 잘 보이는 이유는 지구의 공전운동과 관련이 있습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우리가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는 사람을 추월하려면 그 사람보다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반면, 반대 방향으로 오는 사람은 우리와 상대적인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우리를 쉽게 지나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지구에 있는 관측자를, '사람'은 유성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자정 이후에는 유성이 지구와의 상대적인 속도로 인해 더 잘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지구의 궤도 상에는 수많은 작은 우주 물체들이 존재하며, 이 물체들이 대기권으로 진입할 때 발생하는 현상을 유성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유성을 생성하는 물체들을 '유성체'라고 합니다. 지구의 공전 궤도 상에는 이러한 유성체들이 특히 밀집된 구간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밀집된 구간이 형성되는 주된 원인은 혜성입니다. 혜성은 타원형 또는 포물선 궤도로 태양 주변을 움직이며, 지구 근처를 지나가면서 물질을 방출하게 됩니다. 이렇게 방출된 물질은 지구의 궤도 상에 머물게 되어, 지구가 이 구간을 지나갈 때 유성우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때, 해당 유성우를 생성하는 혜성을 '모혜성'이라고 부릅니다.


또한 유성우는 모혜성이 남긴 잔해들을 통과할 때 지구가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특정 별자리에서 사방팔방으로 비처럼 쏟아져 내리는듯한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요 이 별자리가 어디냐에 따라서 사분의 자리 유성우, 페르세우스 자리 유성우와 같이 이름이 붙게 되고 그 중심이 되는 위치를 '복사점'이라고 부릅니다.


제가 지난번에 밝은 유성을 본 것은 우연이 아닌 것이 바로 요즘 오리온자리 유성우가 활동하는 시기 이기 때문입니다. 지구가 공전하며 어떤 존재가 진하게 남긴 잔해구름 사이를 지나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오리온자리 유성우의 모혜성은 약 76년 주기로 태양을 찾아오는 그 유명한 '핼리혜성'이 모혜성입니다. 10월 중순쯤 활동하는데 이 유성우의 극대기는 이번주 주말인 10월 22일 오전 8시 48분이라고 합니다. 


유성우의 활발함을 나타내는 지표로 ZHR이라는 값을 사용합니다. ZHR은 최적 조건에서 시간당 관측 가능한 유성의 수를 의미합니다. 오리온자리 유성우의 예상 ZHR은 20으로, 큰 편은 아니지만, 이 유성우는 특히 밝은 유성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오리온자리 유성우의 특징은 밝기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극대기를 맞이할 수는 없겠지만 22일 새벽 동쪽 하늘의 트인 곳을 찾아 전방위 적으로 하늘을 바라본다면 평소보다 많고 밝은 유성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곁들여서, 이 시기 오리온자리와 함께 떠오르는 천체들을 관측하면 더욱 흥미로울 것입니다. 자정 이후 새벽 한시쯤이 되면 하늘 한가운데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이 보이게 됩니다. 하지만 이 '별'은 실제로는 우리 태양계의 가장 큰 행성인 목성입니다. 맨눈으로는 밝은 별처럼 보이지만, 7배 정도의 쌍안경을 사용하면 목성 주변의 갈릴레오의 4대 위성인 이오, 가니메데, 칼리스토, 유로파를 구분하여 볼 수 있습니다. 20배 배율로 관측하면 목성의 줄무늬도 보이게 됩니다.


목성 아래쪽에는 붉은 별인 '안타레스'가 보입니다. 이 별 주변에는 V자 형태의 별들이 보이는데, 이는 황소자리의 머리 부분에 해당합니다. 이 V자 모양의 별 그룹은 '히아데스성단'이라는 산개성단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V자 모양 중에서 '알데바란'은 히아데스성단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히아데스성단과 목성 사이에는 작은 별들이 모여 있는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볼 수 있습니다. 맨눈으로도 별들이 밀집되어 있어 보이며, 7배 쌍안경으로 보면 그 모습을 더욱 선명하게 관측할 수 있습니다.


황소자리 아래쪽에는 또 다른 붉은 별 '베텔게우스'가 보입니다. 이 별은 적색 초거성이자 변광성으로, 언제 폭발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고 합니다. 베텔게우스를 중심으로 오리온자리의 별들을 관측하면, 사각형의 형태와 가운데 별 세 개가 보입니다. 이 세 별을 '삼태성'이라 부르며, 아래쪽에는 '소삼태성'이라는 세 개의 별이 더 보입니다. 그 중앙에는 맨눈으로도 볼 수 있는 성운인 '오리온자리 대성운'이 위치해 있습니다.





유성우 관측 시, 복사점인 오리온자리만을 주시하기보다는 넓은 범위의 하늘을 관측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복사점에서 발생하는 유성만이 아니라, 다양한 방향에서 나타나는 유성도 관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밤공기가 춥기는 하지만, 따뜻한 의류와 음료를 준비하고, 이번 주말에는 밤하늘 아래 유성 관측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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