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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라스틱 베이커리 Sep 18. 2020

3분기를 보내며

이번 분기의 피드백

현재 프로젝트 진행 상황

- 디자인 수정 중

- 기구 설계: 진행 중

- PCB 설계: 계약 완료


4분기 진행 예정 내역

- 디자인 중심의 광고 (해외 웹진_ yanko, red dot, 등등)

- 시제품 제작 완성

- KC 인증 진행

- 청정 면적 테스트 진행



Agenda 1. 3분기 감상


마음의 여유가 없으니 평소에 친구들과 하던 전화도 하지 않게 되었다. 일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를 결정하더라도 많은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는 요소들이고, 무엇보다 "확실한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결정을 내리기 위한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해야했다.


그렇다보니 제품의 다리를 어떤 소재로 할지, 다리 높이는 어떻게 해야 할 지, 디자인, 이게 정말 맞는 건지? 등. 사소하면서도 중요한, 어떤 영향을 앞으로 끼치게 될 지 모르는, 눈을 감고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느낌이다. 그렇다보니 부담감은 심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많이 힘든 분기를 보냈다.


특히 발표 자료들을 준비하기 시작했는데, 내가 시작한 방향이 맞는가? 정말 이 문제가 명확하게 정의되었는가? 이 솔루션은 정말 최선인가? 이 솔루션을 위한 디자인은 이게 최선인가? 여기에 설정된 기능들을 더해야 하는 것일까 빼야 할 것인가? 정말 많은 질문들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가장 아쉬웠던 것은 내가 생각한 문제점을 명확하게 "정의"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하자면 충분히 가능하지. 그런데 그 문제를 1줄로, 유치원생도 알 수 있게 설명을 해야 할 것 아닌가? 그 과정이 지금도 겪고있지만, 매우 어렵다. 초반의 발표 자료는 대표가 직접 준비를 해야한다고들 하던데, 이래서 그런가보다.


발표 자료들이, 취준생들에게서의 자기소개서와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글을 쓰면서 문득 들었다. 왜들 그렇게 머리를 싸매고 하시는지 조금은 이해가 갈 것 같다.




Agenda 2. 디자인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


계약도 슬슬 진행되고, 개발이 늦어졌지만, 어쨋든 전화를 하면서 최근의 내 생각과 연결되는 주제가 있었다. 

바로 "왜 나의 디자인은 항상 80%에서 멈추는 것인가?"이다. 


디자인 제안 방향, 가고자 하는 것 등은 항상 나쁘지 않았다. 접근법에서 새로운 것들도 있었고, 신선한 접근 방식들도 분명 존재했었더. 그런데, 디자인을 시작하면서 반복되어왔든 문제점 중 하나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디자인이 발전되지 않는 것이었다. 항상 한끝이 부족하거나, 디테일이 부족하다던지. 완성되지 않았었다.


그래서 나의 작업 프로세스를 복기해보았다. 

니즈를 분석하고 > 시장 규모를 파악하고 (*최근에는 창업을 했기에) > 니즈에 맞는 포지셔닝 및 Value keywords 분석 > 디자인 언어로 변환 > 컨셉 디자인 >           

여기 다음 단계에서 문제가 생기는데, 바로 "설계"를 들어가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그 이전에 디자인 언어로의 변환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Variation"을 통한 소화 과정이 필요한데, 항상 그 부분이 없었다.


내가 못해서 안했거나, 그동안 지원 사업들 중심으로 전개하다보니 일단 시각화하고 실제 제작을 위한 준비가 되어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가설계를 먼저 진행하다보니 생긴 습관이라거나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내가 부족했던 것은 디자인적으로 연구 (Variation)를 진행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디자인 언어 변환 과정에서 소화가 덜 된 채로 모델링-설계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고, 그렇기에 디자인적으로 보았을 때 미완성 된 것이었다.


물론 나의 능력 부족도 있을 것이다. "이정도면 되겠지"라는 마인드가 있었다. 소비자들이 그런 디테일까지 알까?라는 의구심과 결국 제품은 "기획"에서 80%가 결정된다라는 곤조가 있기도 하고, 그래서 보는 눈이 있었지만 없어졌을 수도 있다.


이래서 혼자 하는 것이 힘든 것 같다. 결국 혼자 일을 하게 되면 가장 직면하게 되는 문제는 "현실화"인데, 이 입장에서 디자인이 조금 더 이뻐지는 것은 피드백 후에도 진행해도 되는 "변경 가능한 요소"에 불과할 뿐,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로 만들어내는 것이기에, 그 가능성에 대해 먼저 타진을 하고, 그 프레임 위에 데코레이션으로 디자인을 얹다보니 지금과 같은 단점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 


디자인에서 시작한 사업들 중 오래 이어지지 못하는 것이 많은 이유는 시장성에 대한 고민이 부족해서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되려 디자이너/ 디자인 엔지니어이지만 디자인에 대해 소홀히 여겨왔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럼에도 분명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가장 큰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디자인이다.


같은 컨셉과 기획을 표현하더라도 더 효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하는 디자인이 있다. 그리고 그 제품 / 서비스를 통해 더 쾌적하고 긍정적인 바이브를 얻을 수 있는 표현법이 있을 것이다. 디자이너의 가장 큰 장점은 표현력이 아니던가? 


결국 지금의 포지션은 디자이너도 겸하고 있다. 분명 좋은 표현력들이 있다. 같은 판타지라도 명문이 있고, 삼류라고 평가받는 것들이 있다. 디자인도 똑같다. 옳은 고민을 잘 해결한 "명문(明文)"과도 같은 표현법들이 있을 것이다. 그 중에는 트렌드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고?


내가 전달하고자하는 솔직함(과감함), 진솔함, 등 거기에 개발하고자하는 제품들을 통해 전하고자하는 메세지들. 그것을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을지. 디자인에 대한 고민이 아닌, Delivery에 대한 고민으로서의 여러 시안들을 고민해보도록 하자.


그렇다면 전달하고자하는 메세지를 명확하게 하는 것, 그렇다면 문제 정의를 명확하게 하는 것 부터 해야겠지?

(이건 나중에 IR로 이어질 것이며, 이것을 잘 한다면 분명 디자인을 잘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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