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ra park, 24.09.19
충동을 참지 못하는 것은
내가 너무 예민하기 때문이다.
언제나 그렇듯, 야식을 참는 것은 정말 힘들다. 너무 참지 못하는 것 같아 왜 그럴까? 라는 의문을 항상 가지고 있었던 와중에 문득 강렬하게 궁금해졌다. 나의 참을 수 없는 욕망. 이것은 왜 반복될까? 나에게 좋을 것 하나 없는 의미없는 행동들을 왜 반복하게 되는 것일까? 알면서도 부끄럽고, 외면하고 싶었던 당시의 생각들을 되살려 기록해보았다.
나는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나의 감정을 우선하여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이성보다 감정을 우선 순위에 두는 사람이다. 왜곡이 일어난 것이다. 내가 생각한 것과 달리, 여전히 감성을 근거로 판단하는 사람이고, 아무리 논리로 납득을 스스로 시키려한들, 감정을 이길 수 없었던 것이다. 나는 논리보다 감성이 우선인 사람이고, 그것으로 하여금 충동이 일어난 당시의 감정이 행동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것이다.
> 정서적 추론에 의한 인지적 왜곡
인지적 왜곡: 현실과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 잘못된 판단을 하는 이유가 인지하고 인식하는 것에 문제
이것은 문제일까? 그렇다. 감정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인지적 왜곡을 일으키고, 이는 실제 세상과 나의 소망과 나의 현실간의 간격을 만들어 내가 원하는 결과를 궁극적으로 얻지 못하게 만드는, 빠르게 반응하는 임시 방편용 피난처와 같다. 우리는 결국 현실을 해쳐나가 내가 원하는, 나의 행복을 이뤄가야 하기에 언제나 피난처에 머물 수 없지 않는가.
그렇다면 이성적으로 다시 생각해본다. 왜 나는 나의 감정을 과대평가했을까? 그로 인한 문제는 욕망에 현혹되는 것 뿐일까? 어쩌면 불안에 휩싸여 스스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는 것, 게으름, 약속 시간에 늦음, 등도 동일한 원인에서 발생하는 것일 수 있다. 그저 야식문제일 줄 알았던 이것은 내 삶에 전반적으로 퍼져있는 암덩어리의 일부와도 같았던 것이다. 그것은 나의 예민함, 연약함 때문이었다.
나의 예민함을 스스로 보호하려 들 때, 충동적이게 된다.
괜찮아. 잘 될 거야. 다음에 잘하면 되. 화이팅. 힘내자. 라는 긍정으로 포장된 말로 나는 도망쳐왔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항상 긍정적이려 노력하는 건실한 청년으로 보이지만, 속은 곪아있었다. 그것은 그런 말로 나의 주위를 감싸며 보호하려 했던 것이었다. 현실이 어떻든 다음 기회로 도망치는 것이었다. 에너지 넘치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나는 그저 항상 불안에 떠는 번데기 속 유충과도 같았던 것이다. > 나는 감정적이고 연약하고 섬세한 사람이다.
여기에 하나의 문제를 추가해보자.
나는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 힘들었다. 그리고 이를 고치고자 많이 노력했고, 하고 있다.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 왜 힘들까? 모르면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 그것은 나는 항상 틀리면 안된다라는 강박적 사고방식, 즉 당위적 사고에 의한 인지적 오류의 발생인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세상 살아가면서 틀리지 않을 수 있을까. 나는 분명 많이 틀리고 정답이 아닌 길을 선택해왔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맞은 경우도 꽤 있었을 것이고. 한 때는 부지런히 움직이며 많은 도전 사례들을 만들어 여러 성과를 조금씩 만들어왔으나, 끝까지 가지 못한 것. 내 작품의 깊이가 항상 부족했던 것. 그것은 일정 수준 이상에서의 또 다른 도전을 통해 피드백을 받았을 때, 지금까지 맞아왔던 것이 혹시 틀리지 않을까? 라는 두려움. 이 두려움은 다시 나의 강박관념에서 발생했을 것이고, 결국 오히려 조금의 성과가 나올수록 발전하지 못하고 움츠려들게되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충분히 큰 꿈을 꿀 수 있음에도, 움츠려들지 않아도 됨에도 불구하고 더욱 나아가지 못하고 결국 도망치게 되는 인생을 반복해왔던 것이다. > 당위적 사고에 의한 인지적 오류
스스로를 인정하고, 나의 발전가능성을 속단하지 말고
오늘 내가 수행할 일에 집중하자.
결국 누구보다 나 스스로에 대해 잘 모르고 있던 나였다. 내가 얼마나 연약하고 섬세한 인간인지, 무엇을 두려워하고 외면하려 하는지. 마주하면 아무것도 아닐 문제를 거대한 그림자처럼 키워낸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그림자가 크다는 것은 광원과 가깝다는 것. 누구보다 발전하고 빛을 향해 나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것이 아닐까. 나는 누구보다 발전하고 성장하고 싶은 미성숙한 아이와 같았던 것이다. 이제 조금씩 빛을 마주해보자. 이미 누구보다 빛의 가까이에 있으니까.
요약
전제: 나는 연약하고 섬세한 사람이고 정답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다 (예민한 근본충->이런 라벨링 근데 하면 안됨).
세상: 세상은 항상 따뜻하지 않고, 항상 맞을 수 없다.
결과: 나는 틀리는 것이 무섭고, 정답인 것 같은 결과가 오답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결과 2: 이로 인해 나의 섬세하고 예민한 마음은 감정적으로 크게 요동치게 되고, 이는 두려움과 불안이 되었다.
결과 3: 두려움과 불안을 외면하는 방향으로 선택했고, 그 결과 나의 감정을 스스로 합리화하게됨
결과 4: 감정을 합리화하는 과정에서 감정이 마치 논리와 같은 중요도를 가지게 되고, 결국 감정이 결정의 주요 원인이 됨.
문제: 감정적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불안에 휩싸여 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함.
이로 인해 스스로를 더욱 정서적으로 학대하고 나아가 발전 가능성을 저해하게 됨.
대응: 나의 감정을 직면하자 - 충동 일기를 씀. -> 쓰니까 뭔가 해소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