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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로츠뎀 Aug 14. 2024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괴물은 누구일까 _21


"모든 슬픔은 이야기에 담거나 이야기로 해낼 수 있다면 견딜수 있다."

- 한나 아렌트 <비타 악티바 Vita activa 혹은 활동적 삶> 중에서






제가 올해 초 감사과의 부실 감사와 P에 대한 갑질 괴롭힘 사건을 처음 사내 게시판을 통해 폭로했을 때, 기묘하게도 감사 내용을 너무 소상히 알고 있는 악플러가 하나 등장했죠. 'AUAUAU'(이하 오유님)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이 악플러는 신기하게도 감사를 직접 담당한 담당자와 P만 알고 있는 대화 내용까지 줄줄 댓글에 인용을 하더군요. 자세하지만 정확하지 않은 내용을 말입니다. 대부분 사무보조의 악의적인 입장에서 해석된 일방적인 주장을 마치 객관적인 사살인 양 퍼뜨리던 그 '오유님'은 동료 직원인 P를 어떻게 해서든 악마화시키지 못해 안달이 나있더군요. P가 사무보조원을 학대했다느니, P가 직원들을 비인격적으로 대했다느니, 평소 P의 품행이 문제가 있었다는 둥 근거없는 악의적인 인신공격과 비방, 허위사실과 명예훼손을 주저하지 않더군요. 이른바 피해자에 대한 악의적인 '2차 가해'가 시작된 것이죠. 



'오유님'이 만일 감사과에 있는 자신의 지인으로부터 감사내용을 들은 것이라면 이는 감사과 담당직원이 감사내용을 무분별하게 유출한 것이니 심각한 감사규정 위반과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이 됩니다. 본인이 지어낸 허위 사실이라면 이 또한 정보통신망을 통한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여지가 있고요. 만일 이 '오유님'이 사무보조에게 전해 들은 말을 왜곡하여 게시판에 악플을 달고 작업을 한 거라면 그런 일을 할만한 직원은 한 명뿐이었죠. 바로 그 악명 높은 '용수철 주무관 J'입니다. 



이 분은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한때 같은 동료직원으로 P와 바로 앞자리에서 근무했고, 본인도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분이 왜 1년 내내 동료 직원을 괴롭힌 것도 모자라 사내 게시판까지 출몰해서 제 글에 악플을 다는 걸까요? 저는 정말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꼭 이분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왜 억울한 일을 당한 동료 직원의 글에 공감을 하지는 못할 망정 근거 없는 소문과 평판을 마치 사실인 양 퍼트리는 건지, 도대체 타인의 고통을 양분으로 자신의 기쁨을 맛보는 소시오패스적 기질을 왜 갖고 있는 건지, 도무지 P에게 무슨 원한과 앙심이 그리 쌓여서 이렇게 악랄한 짓을 지속하는 건지 정말 알고 싶었죠. 그때는 설마 이 '오유님'이 바로 P와 함께 앞자리에서 근무한 '용수철 주무관'인 것도, 그분이 사무보조를 사주해 하반기 감사를 초래한 것도, 상반기 내내 뒤에서 P를 감시하고 꼬투리를 잡을 기회만 노리고 있던 것도 그때는 아직 몰랐었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그분을 만날 날을, 그리고 덫을 놓았죠. 




어느 날 저녁, 이 '오유님'의 악플에 제가 댓글을 달고 있었죠. 그 악플러 '오유"를 P와 함께 근무하던 '용수철 주무관 J'인 것으로 확신하고 '어떻게 어린아이까지 있는 아이 엄마가 그렇게 사냐?'라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정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그 '용수철 주무관'이 어리석게도 직접 저에게 전화를 걸더군요. 직원들 간에는 핸드폰 번호가 서로 공개되니 조직도에서 제 번호를 찾아보았나 봅니다. 전화를 해서는 저에게 따져 묻더군요. 왜 게시판에서 자기를 공개적으로 욕했냐고요. 그래서 저는 '난 그런 적이 없다, 나는 게시판에 악플을 단 '오유'라는 분에게 애 엄마가 그렇게 사시지 말라고 댓글을 달았을 뿐이다'라고 말이죠. 그랬더니 그 '용수철 주무관 J'는 해당과에는 애기 엄마가 자신 밖에 없는데 자신을 지칭하는 거 아니냐고 묻길래, 그럼 본인이 바로 '오유님'이냐고 제가 물었죠. 그랬더니 그 주무관은 아니라고 부인하고, 다시 저에게 왜 그런 글을 썼냐고 따지고, 그럼 저는 본인이 '오유님'이냐고 묻고, 그 주무관은 아니라고 부인하고, 저는 근데 왜 본인이 대신 그러시냐고 묻는 우스꽝스러운 혼돈의 멀티 유니버스가 펼쳐졌습니다.



그 용수철 주무관은 자신이 쓴 악플에 어떤 댓글이 달리는지 궁금해 게시판을 기웃거리다가 제가 쓴 '애 엄마가 왜 그렇게 사냐?'는 대댓글에 분개해서 참지 못하고 저에게 직접, 손수, 친히 전화를 해주시는 실수를 저지른 겁니다. 전화를 해서 저에게 따지기 위해서는 본인이 '오유님'임을 자백해야 하고, 그런 자백은 차마 할 수 없으니 그럼 제 대댓글을 문제 삼을 수 없는 이상한 상황이 되어 버린 거죠. 자신이 누구인지 밝힐 수 없었던 '용수철 주무관 J'은 저에게 제대로 따지지도 못하고 화가 나서 씩씩거리다가 전화를 끝내야 했죠. 그렇게 해서 최초로 '용수철 주무관' '오유님'이 동일 인물이며, 그 인물이 바로 P와 같은 과에서 근무했던 동료 직원이었음을 확인 하게 되었던 겁니다. 



이후 저는 이 '용수철 주무관'이 이 모든 일의 배후에 숨어 있는 주연 배우일 거라 가정했는데 이 가정은 그대로 맞아떨어졌습니다. 하반기 사무보조원이 제기한 감사 역시 이분의 조력과 지원, 부추김이 있었고, 심지어 매식처 사무보조 대리 결제 같은 신고 내용은 이 분이 직접 감사과에 제보한 것도 나중에 다른 계장님과의 면담을 통해 알 수 있었죠. 감사과에 가서 사무보조의 일방적인 허위 주장을 뒷받침하는 거짓 증언을 해주는 증인으로 나서기도 했고요. 상반기에는 간식 타령 문제로 p의 메일을 받은 것에 괘씸해 감사과에 신고해 감사를 유발하고, p가 자기 일을 떠넘기는 직원이라며 모함을 하기도 했고요. 



이 분 참 대단한 연기력의 소유자입니다. 상반기 1차 전보 시도가 있지 전까지는 p도 뒤에서 이 '용수철 주무관'이 호시탐탐 자신을 감시하고, 꼬투리를 잡아 자신을 찍어낼 궁리를 하고 있으리라고 조금도 상상하지 못했죠. 겉으로는 p와 여느 직원과 마찬가지로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었기 때문이죠. 아니, 해당과 어느 직원보다 겉으로는 P에게 친절하고 친근하게 대했기에 뒤에서 음해공작을 하고 있을 줄은 상상조차 불가했다고 합니다. 이 분이 게시판에 남긴 댓글을 보니 스스로가 자백을 하더군요. 자신과 p는 겉으로는 잘 지냈지만 속마음으로는 결코 잘 지낸 것이 아니다고 말입니다. 그는 게시판 댓글을 통해 자신의 은밀한 흉계와 음모를 거짓 웃음과 가식으로 자신이 얼마나 잘 포장했는 지를 스스로 밝히고 있습니다. p가 어떻게 알 수 있었겠습니까, 그 음흉한 속마음까지. 


저는 이 이중인격의 소유자, 지킬과 하이드 같은 양면성을 숨긴 채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는 듯 보이는 이 직원을 꼭 실물로 영접하고 싶었죠. 그래서 선거가 끝나 뒤부터 이 분께 한 번 만나고 싶다고, 꼭 한 번 직접 만나서 대화를 하고 싶다고 면담을 요청했죠. 하지만 이미 말씀드렸듯이 이 분은 뭐가 그리 두렵고 어려운지 한사코 저를 만나는 것을 극구 피하더군요. 전 정말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사실, 전 이미 이 '용수철 주무관'을 예전에 만난 적이 있죠. 제가 잠깐 중앙에 파견 근무를 나갔을 때 이분은 저와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지인을 만나기 위해 하루에도 수십번은 오더군요. 저는 정신없이 바빠 죽겠는데 도대체 이분은 일이 없으신 건지 한번 오면 수십분을 수다를 떨다 가더군요. 그리고 눈이 마주치고 그렇게 자주 만나게 되면 보통은 서로 인사라도 하고 안면을 트고 지내는데 이분은 결코 그렇지 않더군요. 간부님들한테는 갖은 아양과 미소를 지어내며 싹싹하게 굴다가도 저 같은 동료나 하급직원은 알고 지내봐야 영양가가 없다고 생각하는지 대체로 무시로 일관하더군요. 


그래서 그때 느껴졌습니다. 뭔가 쎄한 분위기가 이 분 주위에 흐르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사악한 기운이 결국 이렇게 돌아 오나 봅니다. 아참, 그 때 그분과 한참 수다떨며 남 얘기 몹시 좋아하던 분은 현재 우리 조직 인사과에 근무중이죠. 이번 사태가 터졌을 때 '오유님'에게 감사 및 인사관련 세부 사항을 부분별하게 흘려 주고, 게시판에 출몰 해서 역시 악의적인 댓글 공작에 열심이었던 것도 잘 알고 있고요 

도무지 자신이 누구인지 자기 입으로는 말할 수 없는 '오유님'은  제가 전화로 연락을 하고, 이메일을 보내고, 메시지를 보내도 아직 한사코 답이 없으신데요. 언젠가 꼭 만날 날이 있을 거예요. 머지않아 모든 진실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진리의 빛은 숨겨진 거짓과 추한 위선을 환하게 드러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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