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석진 Jun 02. 2020

케인 루이스 랜선展3

사연을 담은 도슨트와 함께~

"와. 그림 좋다"


 아버지의 평가가 이어졌다. 

Title: Weight, 100cm x 150cm, Oil & Oil Pastel on Canvas

 케인에게는 두 얼굴이 있다. 하나는 백인의 얼굴, 다른 하나는 흑인의 얼굴이다. 그는 아프리카의 조각상과 백인의 석고상을 들고 고민한다. 


 "나는 어느 탈을 써야 하는가? 사람들은 내가 어느 탈을 썼으면 할까?라는 고민을 표현했습니다"


 얼굴들은 구제적인 3차원으로 묘사되어 있지만 그의 죄수 같은 몸은 2차원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에게 세상은 흑과 백 둘 중 하나만의 선택을 강요하는 감옥과도 같다. 저 두 탈을 동시에 쓸 수는 없는 세상에서 그는 어떤 선택을 해야만 하는가? 그 무엇 하나 버리고 싶지 않은 그는 오늘도 위태롭게 두 탈을 동시 들고 서있을 것이다.


 "음 잘 알겠는데 이 그림의 의미는 뭐지? 같은 사람인 것 같은데 종이 봉지를 뒤집어쓰고 있네? 손바닥 자국은 또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


Title: Doll House, 100cm x 150cm, Oil on Canvas

 

 "옛날에 미국 흑인 노예들의 주인집 출입 가능 여부가 저 종이봉지 색의 기준이었다고 해서 저렇게 그렸어요. 손바닥 자국은 이 그림 속 세 사람의 손바닥 자국이에요."


 옛 미국에서는 저 종이봉지 색보다 짙은 피부색의 흑인은 주인의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집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흑인은 저 종이 봉지 정도의 피부색의 흑인이었다. 그 색은 밑의 흑인 여성이 발 딛고 있는 마룻바닥의 색과 비슷했다. 

  케인은 이 그림으로 들어가서 다시 한번 질문한다. 당신이 쓰고 싶은 탈은 어떤 색인가? '사회의 기준에서 만들어진 아름다움', 그 개념이 아래층의 여성들에게는 매우 대조적으로 적용된다. 백인은 피부를 태우는 태닝을 하고 흑인은 하얗게 보이는 화장을 한다. 이것은 인종 간의 화합과 혼합인가? 아니면 서로가 서로를 기형적으로 창조하는 행위인가? 손바닥 모양이 비슷한 세 사람은 왜 저렇게 대조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가?

 

 그때부터 우리에게 인종문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심오한 문제가 되었다. 케인은 그렇게 일본인인 아내에게, 한국인인 나에게 그러한 부부를 슬하에 둔 부모님에게 고민거리를 안겨주었다.

작가의 이전글 케인 루이스 랜선展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