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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석진 Jan 04. 2022

길냥이라는 호칭

노라네코(野良猫), 리우랑마오(流浪猫) 그리고 길냥이

 길냥이. 길과 고양이의 정겨운 합성어이다. 공식적인 호칭은 유기묘(遺棄猫)이겠으나 어느샌가부터 우리나라에서는 길냥이라는 정겨운 표현이 대중적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일본과 중국에는 이러한 정겨움이 느껴지는 단어가 없다. 들판을 떠돌아다니는 야랑묘(野良猫‐のらねこ‐노라네코)와 유랑하는 유랑묘(流浪猫‐liúlàngmāo‐리우랑마오)만이 있을 뿐이다.


 유기묘는 야랑묘나 유랑묘보다 차갑고 불쌍하게 느껴지는 단어다. 심지어 예전엔 도둑고양이라는 멸칭 비슷한 호칭도 있었다. 그만큼 길냥이들은 예전엔 환영받지 못했다. 그들은 그런 뉘앙스로 이름지어져 존재했던 이들이었다. 


 지난 몇년간 나쁜 뉘앙스가 사라졌고 길냥이들은 한국 사회에서 신분상승을 이루었다. 나는 이런식의 변화를 볼 때마다 우리에겐 중간이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동시에 그들의 활약을 기대한다.


 일본 시골역의 역장이 고양이였듯, 중국에서 흑묘든 백묘든 돈을 벌었듯 한국의 고양이들이 무언가를 해낼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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