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철학만으로 나를 뒤덮지 말자
누가 어떤 말을 했더라…..
어디에 어떤 말이 써 있더라……
책과 영상의 일부분을 소개하고 글을 쓰는 계정을 운영하면서도 아이러니 하게 나는 대화 속에서 인용을 잘 하지 않는 편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내 자신을 들여다본다.
난 무언가를 배웠을 때 그것이 앎에 머물러 있는 단계를 지극히 경계한다.
앎은 마치 그것이 내것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앎이 프레임을 형성하고 그 프레임에 갇혀 나를 우겨 넣는 채로 내가 마치 그 프레임에 적합한 사람인 것 처럼 이야기 하는 소위 식자들을 너무 많이 만났기 때문일까?
내가 추구하는 것은 삶으로 녹아들어 한차례 걸러지고 승화된 앎이다.
노자,장자의 말씀이 내 삶에 적용 되고 그로인해 내 삶이 조금 더 나아졌다면 노자,장자를 잊은 듯 어떠한가?
어차피 시공을 초월해서 내 삶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아주 조금씩은 변했을 것이고, 따지고 보면 노자와 장자 외에도 그 말을 한 옛 현인들은 저 하늘의 별만큼 많을테니 말이다.
난 예수를 무척 존경하고 사랑하지만 교회가 이야기 하는 교리에 갖히는게 지겨워서 형태적인 교회를 떠났다.
형태적인 교회와 정제된 말씀에 갇혀 버린채 막상 삶은 변화와 성장을 거부한 채 살아가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 인생은 기존의 프레임과의 전쟁과도 같았다.
기존의 것을 깨고 깨고 또 깨고,
내가 직접 경험한 것을 토대로 재구축을 하고,
내가 재구축한 것을 또다시 부수면서 나를 성장 시켰다.
그리고 나의 성장은 가족의 성장으로 이어졌고,
주변인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그 어렵다는 자기 삶의 변화를 이루고,
가족의 변화를 일구어내고,
주변으로까지 영향을 끼치게 된 것이다.
(오해하지 말자. 그렇다고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
한 지인과 대화 중에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제이든의 말이 때로는 너무 올곧아서 기분 나쁠 때가 있어요.
하지만 그래도 듣고 싶고 궁금해지곤 해요.
내 스스로도 궁금했어요. 왜 그런건지…..
다른 사람의 말에 취해서 살아가는게 아니라 처절하게 자신의 삶에 녹여낸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게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해서, 듣고 싶은 것 같아요.”
내게는 눈물나게 고마운 과찬이었지만,
그런 과찬을 건네줬던 그 지인과는 어느덧 멀어지고 말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 말은 그에게 결국 또 하나의 프레임에 지나지 않았고,
그는 그가 만든 나라는 프레임을 제멋대로 동경하며,
그것에 자신을 끼워 맞춰보려 버둥거리다가,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그렇다고 자기만의 녹여내어진 삶을 이야기 하지도 못하고 있다.
주저 앉은 채 부러움만 남은 이의 찬사를 좋아하는 나도 아니고,
서로가 점점 불편해졌고 자연스럽게 연락이 줄어들었다.
지금도 내게는 그와 비슷한게 전개 되고 있는 관계들이 여럿 있다.
서로를 싫어하지도 않고 따지고 보면 좋아하는 쪽에 가깝지만 서로가 왠지 불편하고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될 관계들……
때로는 그런 관계들을 보며 내가 잘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 삶은 여전히 더 배워나가고, 더 적용해나가고, 더 변화해가고, 그만큼 다채로워지고, 깊이 숙성 되고 있다.
난 그런 내가 좋다.
그런 내 삶이 좋고,
그런 여정이 참으로 좋다.
그 여정을 함께 하는 아내가 있어서 너무나 감사하고,
그런 우리 부부 사이에서 엄마아빠의 장점을 잘 흡수해주고 있는 아이들이 있어서 너무나 감사하고,
짧은 구간이라도 그런 우리와 동행하지만 우리를 동경하지 않고 자기만의 철학과 방향을 구축해가며 끊임 없이 인생과 씨름하고 있는 몇몇 친구들이 있어서 감사하다.
나의 철학은 그렇게 내 시대를 구축해주고,
내가 저물면서 함께 저물어 사라지길 바란다.
내가 목숨 바쳐 사랑한 이들에게 나와의 동행이 즐거웠으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그들을 향한 내 사랑이 불편하지 않았고,
그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이 불편하지 않았고,
우리의 사랑이 즐겁고 행복했으면 그걸로 족하다.
그렇게 내 철학은 나를 아름답게 만들고 사라지는 역할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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