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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득을만드는사람들 Apr 18. 2024

도대체가 하고 싶은 것이 없을 때

내가 가장 오랫동안 고민하고, 또 절망했던 부분은

'도무지 하고 싶은 것이 없다'는 것이었다.


18년도, 대기업에서 나와 사업하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도대체 왜 그만두냐' 물었고

나는 '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그렇다'라고 답했지만,

사실 돈을 많이 벌고 싶었을 뿐이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지만 딱히 뭐로 벌어야겠다는 생각은 없고,

(당시에는 블록체인이 미래인 것 같았다)

몸이 힘든 것은 미래가 없어 보이고,

시간이 많이 드는 것은 노동에 파묻힐 것 같아 싫었다.


그 시기에 부의 추월차선이라는 책이 유행했는데

내가 했던 생각은 아마 그 책의 영향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노동자를 무시하는 생각이 가득했던 책이었는데,

당시의 나는 노동과 노동자를 무시하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시간이 많이 지난 후에야 알 수 있었다.

결국 성과를 내기 위해서 노동은 필수고,

노동의 주체가 '나'인 것을 기피하는 순간 미래는 없다는 것을.


하지만 그런 사실을 알고도 노동이 정말 내키지 않았는데

그냥 일이 하기 싫은 건지, 하고 싶은 일이 아닌 건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그렇게 별다른 성과 없이 6년이 지났다.


6년에는 여러 시도 끝에 성과가 없는 시간도 있었고

어떠한 시도 없이 흘려보낸 시간도 있었다.


어떠한 시도 없이 흘려보낸 시간 중에는

여러 부정적인 생각들로 미쳐가던 시기도 있었는데

다행인 점은 내가 미쳐가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불행인 점은 어느 정도 미친 후에 깨달았다는 점이고.


미친 사람이 정상적인 사람처럼 생각하려면

먼저 정상적인 생각이 무엇인지 정의하고

미친 생각과 정상적인 생각의 차이를 인지하고

정상적인 생각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정상적인 생각을 정의할 때 참고한 것은 책이다.

저자는 구본형, 틱낫한, 에크하르트 톨레,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노자, 가우르 고팔 다스 등등

이왕 하는 거 정상적인 것보다 더 나은 상태를 목표로 했다.

그렇게 정의한 정상적인 생각은

'여러 생각이 계속 이어질 때 처음에 떠오른, 긍정도 부정도 없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어떤 집에서 살고 싶냐는 질문을 들었을 때


'마당이 있으면 좋겠고, 정원도 있으면 좋겠는데. 3층 정도 주택이 좋겠다. 근데 이러면 돈이 얼마지, 서울에는 힘들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면, 긍정도 부정도 없는 생각은 [마당이 있으면 ~ 3층 정도 주택이 좋겠다.]까지다.

대부분의 생각은 처음에 긍정도 부정도 없지만, 생각이 이어지면서 긍정이나 부정의 방향성을 띤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긍정도 부정도 없는 '순수한 생각'이 진실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이어지는 생각이 긍정적이라면 삼키고, 부정적이라면 뱉어야 하는

생각을 긍정으로 전환하는 연습을 하자는 게 아니다.


단지, 진실된 생각에는 긍정도 부정도 없을 뿐이다.


그러니까, 진실된 생각을 정상적인 생각으로 정의한다면

아마 거의 모든 사람이 대부분의 시간을 미친 상태로 보내고 있겠다.


다시 노동에 대한 얘기로 돌아와서,

생각의 흐름이 '돈 벌고 싶다, ~ 해야 한다, 하기 싫다'로 이어진다면

진실된 생각은 '돈 벌고 싶다, ~ 해야 한다'다.


그렇다.


도무지 하고 싶은 것이 없다던 나는 항상 돈을 벌고 싶었다.

아주 많이 벌고 싶었다.

그 또한 하고 싶은 것이었다.


그러나 지식이 부족해서, 정보가 부족해서, 기술이 부족해서

여러 이유를 대지만 결국, 실력이 부족해서

그렇게 생각만 많아지고

몸은 굼뜨고 둔해진 채로

하고 싶은 게 없다는 핑계에 자신을 숨기며

있지도 않은 자존감을 지키려 했던 것이다.


아주 많은 생각에 파묻혀 지내본 바

보통 실력이 부족하면 생각이 많아진다.


이 실력이라는 게 참 어렵다.

아무리 많이 생각한다고 해서 실력이 생기진 않는다.

그렇다고 무작정 부딪힌다고 실력이 생기지도 않는다.

일단 부딪혀보고, 더 잘 부딪힐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숙달해야 한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시작이 일의 과정 중 가장 어렵다는 얘기다.

일단 부딪히기가 그렇게 힘들다.


하지만 일을 하다 보면 알게 된다.

시작은 반이 아니다.

시작이 제일 쉽다.

더 잘하는 방법을 찾는 건 너무나 어렵고

숙달하는 과정은 고통스럽다.


무엇을 하든 내내 어렵고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 해도 이상하지 않다.

누구나 그렇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진실되지 않은 생각으로 가득해

시작도 하지 못한 채 침묵하고 있는 것을 안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고 싶은 것이 없다, 꿈이 없다.


이런저런 말을 하지만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

내가 가진 지식과 정보로는 도저히 답을 모르겠을 뿐이고, 


하고 싶은 것이 없다 :

하고 싶은 것은 진실된 생각에 반드시 있다.

진실되지 않은 생각 뒤에 숨었다면 실력이 없을 뿐이다.


꿈이 없다 :

꿈이 아주 크고 명확한 사람은 분명 있다.

하지만 꿈이 없는 사람도 꿈꾸는 사람처럼 살 수 있다.

꿈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거나 땅에서 불쑥 솟는 게 아니고

아주 작은 결과에서 발전하는 것이다.

어떤 시도에서 결과가 생기고, 더 나은 결과를 위한 노력이 쌓이고 쌓이면

그것이 꿈이다.



이런 글의 설득력은 글의 내용보다는 글을 쓴 사람이 누구인가에

더 크게 영향받는다는 것을 안다.


내 일로 더 성과를 내고 설득력이 생길 때 이런 글을 쓰고 싶었는데

진실된 생각은 글을 쓰고 싶다는 것이니까 그냥 쓴다.

올해 안에는 설득력을 만들겠다는 각오도 있고.


문득 생각나는 게, 6년 전에는 이런 질문이 유행했었다.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할까, 잘하는 것을 해야 할까?

아마 퇴사하고 자기 사업하겠다고 나온 사람들이 많아서 그랬던 것 같다.


아무튼 그 질문을 보고

내가 좋아하는 게 뭐지? 잘하는 게 뭐지?

직업과 관련된 생각이니 일의 형태여야 해.

일은 뭐지? 다른 사람에게 가치 있는 것을 주는 거야.

내가 좋아하는 것은 어떤 가치인가?

아니면 가치를 주는 방식이 좋을 수 있나?

혹은 어떤 부류의 사람에게 주는 게 좋은 건가?

이런 식의 생각으로 가득했었다.


그 안에 답이 다 있었다.

돌이켜보면 나는 취업이 아닌 다른 삶의 방식을 제시하고 싶었다.

고용된 후에야 경제적으로 쓸모 있는 삶이 아니라

고용되지 않아도 경제적으로 쓸모 있는 삶의 방식


고용되지 않은, 고용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스스로 쓸모를 만들고 경제적 안정을 얻을 수 있도록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고자 했다.

그냥 그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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