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목각 인형
러시아에 여행 온 김에 기념품을 하나 산다면 뭘 사야 할까요? 대부분 목각 인형인 마트료시카를 떠올릴 겁니다. 동글동글한 몸통을 지닌 마트료시카는 모양도 예쁘지만 까고 까고 또 까도 새로운 인형이 나오는 맛이야말로 인기의 비결이지요. 저도 예쁜 여자를 좋아하는 속물이다보니 앙증맞은 마트료시카를 강추합니다!
러시아의 전통인형이라 불리는 마트료시카는 어디서 유래한 걸까요? 마트료시카의 역사는 생각보다 길지 않아요. 1890년 공예가 말류틴이 처음으로 디자인했다고 전해지는데, 일본의 나무 인형을 보고 영감을 얻었답니다.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출품된 마트료시카가 동메달을 수상하며 해외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후 러시아를 대표하는 기념품으로 자리 잡았지요.
마트료시카의 둥근 몸통은 인형 안에 더 작은 인형을 넣는 구조 때문이에요. 제일 안쪽의 인형을 제외하고는 모두 위아래가 분리되어 뚜껑처럼 여닫을 수 있는데, 생각보다 빡빡해서 초보자는 여는 것도 쉽지 않지요. 이렇다보니 사람처럼 팔다리가 늘어져서야 '인형 in 인형' 구조에 적당하지 않은 거죠. 이런 단순한 모양새인데도 안을 열어보면 정교하게 짜맞춘 크기에 놀란답니다.
'마트료시카'라는 이름은 러시아에서 여성의 이름으로 쓰이는 ‘마트료나’에서 유래했는데, 굳이 해석하자면 ‘엄마’라는 뜻입니다. 그래서인지 전통적인 마트료시카는 대개 머리에 두건을 쓰고 손에는 닭, 과일, 솥단지 등을 들고 있어요. 농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건들이다보니 영락없이 농가에 시집 온 새색시 차림입니다. 인형을 열수록 크기가 작아지면서 연령도 어려지는데, 마지막에 이르면 아주 어린 꼬마가 나타나요. 그래서 인형들을 일렬로 쭉 늘어놓고 보면 러시아 여인의 성장 과정을 펼쳐놓은 느낌마저 들지요.
여기서 마트료시카 구입 팁 하나! 마트료시카는 디자인이나 채색 등이 대동소이한 것이 많아요. 요즘에는 중국에서 짝퉁?을 대량으로 생산해 온다는군요. 그래서인지 겉은 멀쩡한데 안으로 들어갈수록 채색이 조악해지는 물건이 대부분이에요. 마트료시카는 전체적인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마지막까지 얼마나 정성스럽게 채색했느냐가 가격을 좌우하거든요. 예를 들어 맨 마지막 인형은 새끼손톱 크기 밖에 안 되는 것도 있는데, 비싼 물건은 표정까지 살아 있는 반면 싸구려는 형체도 알아볼 수 없어요. 마트료시카를 구입할 때는 꼭 마지막 인형까지 열어서 확인할 것!!!
마트료시카는 러시아의 대표 기념품이다보니 인형말고도 다양한 상품이 마련되어 있어요. 냉장고 자석, 쇼핑 가방 등 무궁무진하지요. 커피를 좋아하는 분들한테는 '별다방'에서 파는 마트료시카 텀블러가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라는군요. 아무튼 이제 러시아에 여행가면 마트료시카 하나쯤은 특템하고 와야겠죠?^^
마트료시카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는
어느 멋진 일주일 : 러시아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