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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구름 Mar 29. 2023

여든 번째 하늘

20230321

통영, 대한민국

고귀한 예술가가 되자고 세상으로부터 도망친 모든 순간들이 겹겹이 쌓인 방파제처럼 스스로를 가두고 있었습니다.

그와 함께 세상으로부터 귀향 보내진 예술적 고민들도 저 모래알만큼이나 많았지만, 저곳 세상이라는 육지에서는 더 이상 쓸모가 없습니다. 

이제 예술가가 없는 저 육지에서는 아무도 외치지 않습니다. 갈라지고 쉬어서 잘 들리지 않더라도 온몸을 던져 울리는 그 외침. 무심한 사람들로 하여금 가슴으로부터 흐느끼게 만들던 그 외침이 더는 없습니다. 

오직 고요한 육지, 그곳의 절규는 침묵의 세상을 향한 계속된 침묵뿐입니다. 

도망친 예술가들이여,

침묵의 도시를 해방하러 돌아오시오.

그대들의 예술이 하찮게 버려질 전단지처럼 여겨진대도 돌아와 외치시오.

꼿꼿이 서서 비명이라도 지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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