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를, 꾹꾹 눌러 담아서
영화 "어바웃타임"은 이름 그대로 "시간"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이다. 주인공은 어느 날 자신이 시간여행을 하는 능력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그 후로, 자신의 하루 중 돌리고 싶은 순간이 있을 때마다 그 시간여행을 유효하게 하는 좁은 공간에 들어가, 돌아가고 싶은 그 순간으로 자신의 기억을 데려갔다. 그러면 그 순간을 다시 살아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한 여자와 사랑에 빠졌을 때 그는 그녀 앞에서 바보 같은 농담을 한 순간, 혹은 더 멋지게 데이트 신청을 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되는 아쉬운 순간에는 꼭 돌아가서 연습한 대로 다시 해내곤 하였다. 뿐만 아니라, 여동생이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나 딸아이가 아픈 경우에도 과거로 다시 돌아가 그 모든 개연성을 막아서 미래를 수정하게 했다. 그러던 중, 그의 절친한 친구와도 같던 아버지가 살 날이 그리 오래 남지 않았다는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전해 듣게 된다. 그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도 그는 어김없이 시간여행을 하기 위한 좁은 공간, 장롱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가 돌아간 시간은? 바로 그가 어린아이였던 시절. 그는 자신이 아이였을 시절, 즉 아버지가 훨씬 더 젊으셨던 시절에 가, 그때의 아버지의 모습을 마음에 꾹꾹 눌러 담고서는 돌아왔다.
"시간여행"
참 매력적인 소재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나에게 저 능력이 주어진다면 어떤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은지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저 능력이 내게 주어졌다고 생각하니, 생각보다 많은 순간들에 욕심이 나서 놀랐고 또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당연히 그 모든 순간들로 이제는 절대로, 정말 저 시간여행 능력처럼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그랬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하루를 꾹꾹 눌러 담아서, 나의 정성이 넘쳐흐를 만큼의 자세로 살아가야 한다.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지금 내가 보내고 있는 이 "오늘"은 어제 죽은 자가 그토록 갈망하던 "내일"이라고.
나를 잘 데리고 살기 위해 잘 돌보고, 내 옆에 소중한 사람들에게 미소 한 번 더 건네어보며 따뜻한 여유를 갖고서 뜻깊게 살아가다 보면 그 어떤 자리에서라도 뒤를 돌아보았을 때 후회 혹은 미련과는 거리가 멀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더 이상 시간여행을 하지 않는다. 그 대신 나는 매일매일을 이미 연습의 기회를 거친 것처럼, 시간여행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온 마음을 다 해 노력하며 보낸다. 그것이 내가 시간여행을 통해 얻은 바이다." 라고 말하는 주인공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