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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 Feb 05. 2024

예와 아니오

사탄의 시험

FBI에서 협상을 담당한 크리스 보스는 상대방이 "예"가 아니라 "아니요"를 말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심리학 이론 중에 사람의 자율성 autonomy을 지키려는 본능 때문이다.

사람은 주도권을 자신이 갖고 싶어 한다.

따라서 "아니요"라고 말할 때 사람들은 심리적 안정을 갖는다.

크리스 보스의 조언은 일단 "아니요"를 말하게 한 다음에 야금야금 챙기고 설득하라고 한다.

크리스 보스가 샘플로 알려주는 방법은 이런 것이다.

"제 제안이 황당해 보이나요? " "아니요"

"제 아이디어가 너무 거칠고 무식해 보이죠?" "아니요"

"제 의견이 완전히 틀렸죠?" "아니요"

사람의 심리를 꿰뚫고 있는 사탄도 이 방법을 즐겨 사용한다.



[창 3:1, 새 번역] 뱀은, 주 하나님이 만드신 모든 들짐승 가운데서 가장 간교하였다.

뱀이 여자에게 물었다. "하나님이 정말로 너희에게, 동산 안에 있는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고 말씀하셨느냐?"


나무 열매를 주식으로 삼는 아담과 하와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의도가 무엇일까?

멍청한 질문이 아니다. 사탄이 하와에게 엉뚱한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니요"를 의도한 질문이었다.

하와의 반응은 ‘아니요’이다.


[창 3:2-5, 새 번역]

2 여자가 뱀에게 대답하였다. "우리는 동산 안에 있는 나무의 열매를 먹을 수 있다.

3 그러나 하나님은, 동산 한가운데 있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고 하셨다. 어기면 우리가 죽는다고 하셨다."

4 뱀이 여자에게 말하였다. "너희는 절대로 죽지 않는다.

5 하나님은, 너희가 그 나무 열매를 먹으면, 너희의 눈이 밝아지고, 하나님처럼 되어서, 선과 악을 알게 된다는 것을 아시고, 그렇게 말씀하신 것이다."


사탄은 하와에게 [주도권]을 주는 모습이 보이는가? 일단 하와의 대답은 "아니요'의 뉘앙스로 대답했다.

그러자 뱀이 제안하는 것은 '하나님처럼 되어서'라는 주도권을 보여준다. 그리고 하나님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사탄의 모든 시험은 이렇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시험으로 들어온다. "아니요"를 유도하는 시험이다.

"술과 담배를 하면 정말 지옥에 가나요?"

"주일 예배를 드리지 않으면 지옥에 가나요?"

모두 대답은 "아니요"이다. 그러나 이런 질문이 마음에 생겼다면 사탄은 내 주변에 가까이 있다는 증거다.

그래서 경계해야 한다.


사탄은 '아니요'를 듣고 싶어 했다. 상대방에게 무엇인가를 부탁할 때 우리는 '네'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한다.

사탄은 이 방법을 예수님에게 그대로 사용했다.


[마 4:2-4, 새 번역]

2 예수께서 밤낮 사십일을 금식하시니, 시장하셨다.

3 그런데 시험하는 자가 와서, 예수께 말하였다.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거든, 이 돌들에게 빵이 되라고 말해 보아라."

4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성경에 기록하기를 '사람이 빵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다.' 하였다."


사탄은 아니오라는 대답을 원했지만, 예수님은 ‘빵만으로 살 것이 아니라’라고 하셨다.

사탄이 원하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성경에 쓰인 말씀으로 대답했다.

사탄은 다시 한번 [아니요] 대답을 유도하는 시험을 했다.


[마 4:6-7, 새 번역]

6 말하였다.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거든, 여기에서 뛰어내려 보아라. 성경에 기록하기를 '하나님이 너를 위하여 자기 천사들에게 명하실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손으로 너를 떠받쳐서, 너의 발이 돌에 부딪치지 않게 할 것이다' 하였다."

7 예수께서 악마에게 말씀하셨다. "또 성경에 기록하기를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아라' 하였다."


예수님은 [아니요.] 대신에 이번에도 말씀으로 대답했다.


선악과 사건 이후에 우리는 자신의 기준으로 선과 악을 구별하려고 한다.

자신에게 좋은 것은 선이고, 자신에게 나쁜 것은 악이다. 대부분 이렇게 선악을 구별한다.

이런 상황에서 사탄의 시험은 분명해졌다.

우리에게 [아니요]를 대답하게 한다.


“반드시 대면 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성경에 쓰여있나?”

“말씀을 읽지 않으면 지옥 간다고 성경에 쓰여있나?”

“매일 기도하지 않으면 기독교인이 아닌가?”

유치한 질문처럼 보이지만 우리 일상을 그대로 설명하는 질문들이다.


이 질문에 대해서 대답해 보자.

하와처럼 자기 생각을 이야기할 것인가? 그렇다면 어떻게 말할 것인가?

예수님처럼 말씀으로 대적할 것인가? 그러면 어떤 말씀으로 대답할 것인가?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보세요, 그러면

나는 당신이 누군지 말하겠습니다.

Dis-moi ce que tu manges, je te dirai ce que tu es

『미식예찬』으로 유명한 프랑스 미식가 앙텔름 브리야사바랭의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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