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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델리보이 Oct 14. 2019

당신 옆에는 백종원이 없다.

훌륭한 멘토를 찾는 방법


다 그래 다 안 바뀐대!


출처 - google


우리는 보통 '내일은 더 나아질 거야'라는 마음가짐으로 살아간다. 그러나 삶은 크게 좋아질 일도 나빠질 일도 없다. 운이 좋아 홍탁집 사장처럼 '백종원'이라는 거물급 멘토를 만나지 않는 이상에야 갑자기 내 인생이 변하는 다이나믹한 일은 벌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골목식당 포방터 편을 본 시청자라면 잘 알 것이다. 나는 초창기 홍탁집 사장을 보면서 물 없이 고구마를 연속으로 먹은 듯한 기분을 느꼈다.


'본인이 신청해서 백종원이라는 요식업계의 거물이 저렇게까지 도와주는데 뭐가 문젠 거지?'


당시에는 모르고 있었다. 굳어진 생각이 변화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우리 옆에는 백종원 같은 거물급 멘토가 없다.


고작 30년 남짓한 인생이지만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학교 선배도 멘토도 없다. 20대 시절 연이은 입시의 실패, 군 시절 오래된 연인과의 이별 등 인생의 쓰디쓴 고비를 마셨을 때에도 주변에서 필요한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동갑내기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는 허세 가득한 잡소리뿐이었다. 결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책을 찾았다. 힘든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본능적으로 '계독'을 하고 '필독'을 했었다.  즉, 독서를 통해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스스로 깨우쳤던 것이다. 의식하지는 못했지만 나는 그간 백종원만큼이나 훌륭한 현자들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만약 당시의 내가 눈앞에 닥친 절망적인 상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주저앉았더라면, 아마 지금처럼 그 시절을 떠올리며 담담한 척 글을 쓰는 상황은 없지 않을까.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책 '어떻게 읽을 것인가'의 저자 고영성 작가는 우리의 삶이 갑자기 일어난 사고에서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고정형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성장형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나는 저자로서 내가 제시하는 독서법을 독자 모두가 잘 해내길 간절히 바라는데, 여기에는 성장형 사고방식을 갖는 것이 핵심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어떻게 읽을 것인가> P. 44


책의 저자는 새해마다  50권 읽기를 목표로 했으나 10년 동안 15권 정도에 그치는 '고정형 사고방식'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그러나 2008년 대공황 이후, 경제에 대한 관심이 생겨 그 해에만 무려 300권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그에 대한 계기는 '운'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저자는 300권에 대한 다독을 시작으로 스테디셀러인 '어떻게 읽을 것인가'라는 독서법에 관련된 책까지 쓰게 되었다. 이것도 단순히 운으로 치부해버릴 수 있을까? 저자는 독서를 통해 성장형 사고방식을 갖게 되었고 자신을 변화시켰다.


문제는 독서다! - 다독



우리의 뇌는 말은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는 반면, 글은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애초에 뇌는 독서를 염두에 넣지 않았다. 독서라는 행위 자체가 인간에게 매우 부자연스러운 행위인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년마다 실시하는 2017년 국민 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연간 평균 독서량은 8권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생활에 필요한 웬만한 정보와 노하우는 유튜브나 블로그를 통해서 얻을 수 있다. 굳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책을 읽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전설적인 투자자 워렌버핏은 의미 있는 지식과 뜻깊은 정보는 책을 읽지 않고는 얻어 챙길방법이 없다라며 고집한 바 있다. 실제로 그는 9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하루 500페이지에 달하는 정도의 독서량으로 그만의 투자 비법을 유지하고 있다. 그 외에도 수많은 부자들이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대부분 사람들은 그 중요성을 인지는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등한시하는 걸까? 혹시 방법을 모르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식으로 독서에 접근을 해야 할까? 저자는 먼저 계독을 시작하기를 추천한다.


만약 여러분이 초보 독서가(성인)이라면 계독을 시작하되, 절대 두껍고 어려운 책으로 시작하지 말기를 바란다. 처음에는 무조건 쉽고 얇은 책으로 시작하라.


계독이란 어떤 한 분야나 주제를 정해서 그 계보에 따르는 책들을 많이 읽는 것이다. 나의 경우 군 시절 이별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서 책을 집어 들었다. 당시 처음 만났던 나의 멘토는 책을 안 읽는 사람들도 제목만큼은 안다는 '연금술사'의 저자 '파울로 코엘류'였다. 당시 내 감정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위아래로 솟구쳤는데, 우연히 접한 그의 저서 <브리다>에서 '감정은 야생마와 같아'라는 구절을 발견했다. 정확하게 내 감정을 대변하는 듯한 문장을 보며 마치 공감대가 형성된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는 내면의 공감을 이끌어내는데 탁월한 이야기꾼이었다. 그에게 감회 되어 군생활 동안 그의 책이라면 모조리 섭렵하기에 이르렀다. 심지어는 깊이 와 닿는 문장을 기록해두기 위해 필사 노트까지 만들어두었다. 파엘로 코엘류의 서적을 시작으로 나는 고민거리나 문제가 생기면 습관적으로 책을 집어 들었다.


크리에이티브 시대에 가장 필요한 독서법 - 남독



다시 말하지만 창의성은 낯선 것들의 연결이다. 결국 창의적 인간이란 그 뇌 안에 낯선 것들이 들끓고 있고, 그 혼돈 속에서 새로운 것을 탄생시키는 인간이다.


남독은 특정 주제나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하게 책을 읽는 것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남독을 통해 얻는 3가지의 장점을 이야기하는데 비판적 사고를 가질 수 있게 되고,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며, 겸손해진다고 한다. 여러 가지 플랫폼이 나오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유튜브가 흥행하면서 현재를 크리에이티브의 시대라고 일컫는다. 이러한 시대에서는 특히나 창의적인 사고가 중요한 덕목으로 꼽힌다. 크리에이티브의 대명사 '스티븐 잡스'는 대학교를 중퇴하고 우연한 기회에 서체 과목을 배운 덕택에 아름다운 서체를 지닌 맥 컴퓨터를 탄생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전 세계적 혁신을 일으킨 아이폰은 처음에는 단순히 MP3에 전화 기능은 연결한 도구였을 뿐이라고 전해진다. 이렇듯 낯선 것들의 연결은 세상을 바꾸는 혁신적인 것으로도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잡스가 아니다. 우리에게 세상을 바꾸어야 할 거창한 이유 따윈 필요 없다. 일상 속 문제 해결을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할 뿐. 그 답은 바로 남독에서 찾을 수 있다.


   고영성 작가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분야의 책, 한 번도 접해 보지 못한 작가의 생각과 만남으로써 창의성의 씨앗을 뇌에 심어 놓을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카페 일을 시작한 뒤로 홍차와 커피에 관한 서적을 수시로 접하게 되었다. 동시에 가게의 경영을 위해 경제서적과 마케팅, 디자인 서적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리고 그 지식의 조합을 통해 나름 우리 가게만의 색깔을 도출해낼 수 있었다. 그 외에도 남독은 빠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에 꼭 필요한 독서법이다. 모두가 인터넷에 널려있는 단편적인 지식만을 가지고 조합을 할 때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통한 사색은 우리만의 독창성을 발휘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기록에서 얻는 힘 - 필독



필독을 통해 정리된 자료들을 살펴보다 보면, 독자의 눈에 뭔가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뭔가 보이기 시작할 때 슬슬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싶다.


저자는 필독을 해 놓으면 당시의 인상 깊었던 구절에서 다양한 자기 모습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고 한다. 나 또한 가끔씩 일이 안 풀릴 때면 지난날 필사 노트나 일기장을 다시 읽어보고는 한다. 찬찬히 보다 보면 닥쳐온 문제가 지난날과 유사한 문제임을 알 수 있고 대부분 시간이 지나 자연스레 해결됐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이따금 새로운 아이디어에 관한 힌트를 얻기도 한다.


  최근에는 소설책 보다 실용서를 많이 접하게 되었다. 방대한 양의 정보를 기억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밑줄 치고 메모를 해두는 것을 넘어 서평으로 책을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고, 정리된 책의 내용을 머릿속에서 꺼내어 사그라드는 의지의 불씨를 되살릴 수도 있었다. 나아가 현재는 매주 책을 읽고 글을 쓰다 보니 누군가에게 글로써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뇌는 변한다. 나도 변한다. - 독아



인간의 뇌는 고정되지 않고 변한다는 사실이 널리 받아들여지게 된다. 이러한 뇌의 변화를 전문용어로 '뇌의 가소성'이라고 한다. 뇌가 변한다는 것은 바로 뉴런 간의 연결이 강화되고 많아진다는 것이다.


이렇듯 힘든 상황에서 나를 구해준 것은 늘 책이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늘 책에서 자문을 구하며 일상을 꾸려나가고 있다. 다소 내용이 길어졌지만 글 서두에 이야기한 홍탁집 사장은 10년간 '고정형 사고방식'의 소유자에서 백종원이라는 멘토를 통해 '성장형 사고방식'의 소유자로 거듭났다. 물론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그를 주시하겠지만, 현재까지 블로그나 카페 등 들리는 후기에 의하면 그는 어느 정도 생각을 변화시키는 데 성공한 듯싶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백종원 같은 대형 멘토도, 매의 눈으로 우리의 태도를 지켜보고 있는 시청자도 없다. 게으른 '나'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 또한 변화를 위해 무작정 멘토를 찾아 떠날 것인가. 나는 그보다 서점이나 도서관을 추천한다. 그곳엔 백종원의 생각과 사업 철학이 담긴 책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못지않게 훌륭하거나 혹은 그보다 뛰어난 현자들의 생각이 곳곳에 담겨있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는가 또한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다. 만약 내가 좀 더 빠른 시기에 이 책을 만났더라면 그들이 하는 말을 좀 더 깊게 체화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 아니, 지금이라도 이 책을 읽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버스 한 정거장 거리도 걷기 싫어하던 내가 스페인에서 10kg 자리 배낭을 메고 서울과 부산의 왕복 거리에 해당하는 800km를 걷고, 글 몇 줄을 쓰는 데도 허덕이다가 400쪽이 넘는 책을 쓰는 경험을 하게 되면서, 나는 큰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나를 한계 짓지 말자. 한 걸음 한 걸음 노력하다 보면 내가 결코 할 수 없다고 여겼던 일 중에도 할 수 있는 것이 많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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