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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델리보이 May 26. 2021

요즘 마케팅은 OO이다.

카페 사장의 마케팅 공부 프로젝트(1) - 마케팅 브레인

 



'인테리어도 어느 정도 끝이 보이고, 메뉴 개발도 조금만 더 손을 보면 될 것 같고, 그런데 홍보는 어떻게 하지..?'


곧 있으면 새로이 오픈할 공간을 앞두고 커다란 고민에 빠졌다.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는 그에 걸맞은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습득해야만 한다. 소비자들의 의식 수준이 진화함과 동시에 플랫폼 혹은 SNS 또한 함께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자신만의 편향된 경험 혹은 낡은 지식만 가지고 과연 생존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게다가 모든 기술이 정교화되고 그동안 축적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들의 세세한 심리적인 부분까지 파고들고 있다.


간단한 예로 SNS 알고리즘을 들 수 있다. 유튜브를 통하여 어떤 영상을 시청하고 나면 그 뒤에 추천 영상으로 관련 영상이 홍수처럼 쏟아져내린다. 이러한 점을 미루어보았을 때 기술은 어쩌면 우리 자신보다도 우리를 잘 알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동시에 본인의 사고 대신 알고리즘에 의한 추천이 개개인의 취향을 결정해주는 시대가 머지않아 도래하는 것은 아닐까, 등 뒤가 오싹해지는 기분도 들곤 한다.


해결책은 이내 한 가지로 귀결되었다. 이참에 마케팅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마케팅 좀 한다는 분들이 이야기하길, 일정 부분 광고비를 지불하기만 하면 된다는데 그 정도는 나도 아는 사실이고,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돈을 쓰기 전에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떤 매체에 누구를 타깃으로 어느 정도의 예산을 쏟아부을 것인가 하는 철저한 계산에 입각한 정보와 관련 지식이다. 그게 아니라면, 돈을 최소한으로 적게 사용하고 최대한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은 고안할 수 있을 정도의 탄탄한 기본기가 필요했다.





첫 번째 책 '마케팅 브레인'



시장환경이 변하면 이에 맞게 마케팅 ‘방법’이 달라져야겠지만,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마케팅의 ‘본질’은 결코 바뀌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케팅 1.0, 2.0, 3.0, 4.0…’과 같이 시장환경의 변화에 초점을 둔 마케팅 방법론의 진화를 논하기보다, 시간이 지나고 공간이 변화해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불변의 마케팅 원칙, 이른바 ‘마케팅 0.0’의 본질적 사고에 대해 논하고 싶습니다.


첫 마케팅 서적으로 펼친 것은 ‘마케팅 브레인’이라는 책이다. 저자인 김지헌 교수는 브랜드 심리학자로 다양한 기업에서 강연과 컨설팅을 해왔으며, 브랜딩 관련 서적에서는 꽤 입소문이 난 ‘디스 이즈 브랜딩’의 저자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가장 최근에 출간된 서적이기 때문에 가장 최근의 정보들을 담아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저자는 마케팅에 대하여 어떤 정의를 내리고 있을까?


마케팅은 결국 가치 교환에 대한 만족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긍정적인 관계를 구축/유지하여, 반복적인 가치 교환을 이끌어내는 활동을 의미합니다.


즉, 저자가 주장하는 마케팅의 본질은 ‘소비자와의 지속적인 가치 교환의 관계’이다. 소비자들에게 처음 브랜드를 인식시키는 것부터 시작해서, 신메뉴를 발매하여 한번 더 매장을 방문하게 하는 과정, 그리고 단골을 만드는 것까지 모든 과정 동안 만족할만한 가치를 전달해주는 것이 저자가 이야기하는 마케팅이다.


저자는 마케팅의 핵심은 '가치교환'이라고 정의 내린다. 본문에서는 구매자가 상품의 가치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분석하는 것을 1단계 가치분석. 그다음 나의 제품이나 브랜드가 경쟁자와 다른 차별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음을 약속하는 2단계 가치제안. 마지막으로 약속한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는 3단계 가치 전달을 마지막으로 가치교환에서 대하여 이야기한다.




쓰레기를 모으는 가게는 어떻게 월 2천만 원의 매출을 올렸을까.


출처 - google


작년부터 급속도로 퍼지게 된 코로나 사태를 기점으로 동시에 배달 음식 문화도 그와 비슷한 속도로 확산되었다. 그러자 가정 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양이 급증하게 되었고 이내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자리 잡게 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플라스틱 배출량은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15.6% 증가했다. 국내에서만 하루 평균 848톤의 플라스틱이 버려진다. 이에 택배 박스, 일회용 마스크 등이 더해지며 생활 쓰레기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쌓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플라스틱을 줄이자는 취지의 제로 웨이스트 운동이 관심을 받게 되었다. 망원동에 위치한 제로 웨이스트 샵 ‘알맹 상점’ 역시 주목을 받게 된다.


이곳에서는 주로 플라스틱 프리 제품과 같이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게다가 친환경 세제와 샴푸 등을 필요한 만큼 덜어 구매할 수 있는 리필 스테이션도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발생한 종이나 유리, 병뚜껑 등의 쓰레기를 가져가면 이곳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것들을 모으는 커뮤니티 회수 센터가 마련돼 있다.


알맹 상점은 작년 6월에 문을 열어 약 1년 정도 되었지만 요즘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2~30대의 청년들부터 60대 이상의 장년층까지 성별과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상점에 방문한다.


이처럼 포장재나 일회용품을 줄이려는 노력은 소비자의 ‘처분 비용’을 감소시킴과 동시에, 소비자가 불편을 감내하고라도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할 때 느끼는 만족감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침대 브랜드는 어떻게 MZ세대의 핫한 브랜드가 되었나.



업이 카페 관련된 일인 만큼 인스타그램에 자주 접속을 해서 요즘 뜨는 장소가 어디인지를 확인하는 버릇이 있다. 작년에 인플루언서들의 피드에 자주 올라오던 장소가 있었는데, 빨간 벽돌 건물 외벽에 분명 SIMMONS라고 쓰여있어 내 두 눈을 의심했던 기억이 있다. 침대 브랜드가 이렇게 핫할 리가 없는데..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시몬스 테라스’는 시몬스의 침대 생산 공장이 위치한 복합 문화공간이다. 편안한 침대에 대한 체험을 제공하는 대신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감성을 소비자의 기억에 남기고자 했다. 업계의 관행과도 같던 대규모 이벤트나 프로모션 같은 고전적인 마케팅에서 벗어나 SNS를 통한 젊은 감성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충성도 높은 ‘팬덤’을 형성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홍보의 성과는 수치로 입증된다. 시몬스는 최근 침대 업계 최초로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14만 5천 회를 돌파했다. 게다가 그 영향으로  MZ 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하는 혼수 브랜드인 ‘뷰티레스트 월리엄’의 2020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증가한 약 112억 원을 기록했다고 한다.


요즘 소비자들은 제품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경향이 짙다. 톱스타를 내세우거나 영화나 뮤직비디오처럼 광고를 촬영한다고 해서 쉽게 지갑을 열지도 않는다. 그보다는 오히려 시몬스의 마케팅 전략처럼 제품을 직접 내세우지 않더라도 브랜드에 참여를 유도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일 수도 있다.


위에서 살펴본 두 가지 예시가 모두 커다란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것은, 현시대의 소비자들에게 ‘어떠한 가치’를 전달해주기 때문에 화제가 되었을 확률이 높다. 즉, 저자가 책을 통해 전달하는 것처럼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가치교환이 잘 일어난 예인 것이다.





결국 '요즘' 마케팅은 가치 교환이다.


본문에서는 앞서 예시로 들은 전략들 외에 가치 교환과 관련한 수많은 예시를 들어 ‘소비자와의 지속적인 가치교환’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분류해놓은 범주와 예시가 많은 탓에 책을 잘 정리해두지 않으면 도대체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헷갈리기 쉽다. 그러나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전체적인 내용을 한번 정리를 한 뒤부터 발휘된다. 요즘 소비자들이 제품의 기능이나 광고가 아닌, 어떤 가치에 집중하는지, 나라면 어떤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정리하자면, 마케팅의 첫 입문서로 더 없는 책이었다. 저자는 책의 서문부터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 '가치'만을 끝없이 강조한다. 여태껏 마케팅을 '광고나 홍보' 정도로 단순하게 생각했던 분들이라면 이 책의 도움을 받아 가치에 대한 다양한 사례들을 접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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