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결혼이란, 어느 쪽이든 다르지 않으니까. 입구와 출구가 있는 개집 같은 거야.
어느 쪽으로 나와 어느 쪽으로 들어가든 대개는 비슷하지.
누군가는 일을 벌이고, 누군가는 그 일에 영향을 받고, 그 누군가는 그 일에 신경쓰지도 않는다. 아마 신경쓰지 않는 부류가 거의 99.99%일 테지. 어쩌면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들이 신경쓸필요 없는 일에 과도한 관심을 쏟는데 사용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죽음이란, 셰이빙 폼을 절반 남기고 가는 일이다.
어떤이의 죽음에 의해 다른이는 그 덕을 보기도 한다.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나는 소리 내어 울고 싶었지만 울 수는 없었다. 눈물을 흘리기에는 너무 나이를 먹었고, 너무 많은 것을 경험했다. 세계에는 누물조차 흘릴 수 없는 슬픔이 존재한다. 그 슬품은 누구에게 설명할 수도 없고, 가령 설명할 수 있다 해도 아무도 이해해 주지 못할 종류이다. 그 슬픔은 어떤 형태로도 바꿀 수 없고, 바람 잔 밤의 눈처럼 그저 고요히 마음에 쌓여 갈 뿐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으로 그리고 신카이 마코토가 감명깊게 읽었다던 이 소설을 그 동안 읽지 않은 나에게 이스터 휴일을 시작으로 구입해서 읽기 시작하였다. 역시, 하루키님의 필력은 대단하다. 다시한번 감사하다는 말로 대신할 수 밖에... 모두들 세계의 끝에서 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