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말의온도 Feb 10. 2018

[뉴욕일기] 아날로그 기록 두 번째

사라스러운 뉴욕여행기 *



2017.09.25 ~ 2017.10.04
New York City with Jura




첫 번째 기록의 휴지통과 개나리표지판과
그리고 너무 마음에 들던 U.S. MAIL BOX
크게 눈에 띄지 않아서 몰랐는데,
한 번 눈에 보이고 나니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아날로그스러운 것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너무 반가울 수밖에.
요즘, 한국에서 알게 모르게 사라져가는

빨간색 우편함이 그립다.



ROSSO POMO DORO
= Red Tomato, 빨간 토마토

간판 없이 모퉁이 1층에 자리 잡은 이탈리아 레스토랑.
입구 창문에 빨갛게 찍혀있는 빨간 토마토라는 이름이

귀엽다.



Three Lives & Co.
그리니치 빌리지를 걷나 만난 작은 서점.
앞에 세워진 자전거와 서점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길까지 건너가며 찍은 사진인데,
알고 보니 오래된 서적들을 판매하고 있는

평점 높은 서점이었다.
서점을 사랑하는 나로서는 또 하나의 아쉬움이 생길 뿐..
숨겨진 보석들이 많은 뉴욕시티지만,
그만큼 쉽게 지나치는 일도 허다하다.




그리고 또 길을 걷다 발견한 귀요미들.
코카콜라에서 나온 갖가지 보틀디자인이 줄지어 서있다.
대학교 전공수업에서

코카콜라병 디자인의 유래를 공부하면서
다양한 디자인 형태를 거치고

계속해서 변화를 시도하는 코카콜라에
놀라움을 표했던 적이 있는데,
뉴욕에 와서 이렇게 가지런히 진열해 놓은 병들을 보니

정말 반가웠다.
지금 보니 Ice cream 가게네.



* 오후 2시 즈음의 워싱턴 스퀘어 파크*
먹이 찾는 청설모.
군데군데 벗겨진 푸른 잔디.
그늘 아래에서 이야기 나누는 친구들.
굵직하게 뻗어 자란 나무.
그 사이로 스며들어오는 햇살.
아무렇게나 세워놓은 조금 녹이 슨 자전거.
벤치에 앉아서 늦은 점심을 먹는 사람.
재즈 버스킹을 하고 있는 멋진 밴드.

사진 속에 담겨 있는 내 기억들과 소리들과 냄새.




* 오후 2시 즈음의 워싱턴 스퀘어 파크*
우리도 좀 쉬다가자.



분명 늦가을에 왔는데
여름인 것 같은 날씨.
그래서 풍경 하나하나 더 선명하게 볼 수 있었던
예쁜 하루의 축복.



어거스트러쉬 / 매기스플랜 /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모두 워싱턴 스퀘어 파크가 등장하는 영화.
너무 좋아하는 영화들이어서

주인공들이 등장했던 장면 안에
내가 다시 들어와 있으니 또 한번 영화에서 느낀

감정이 살아난다.

* 아치는 조지워싱턴 대통령의

취임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



아치가 중심이 되어 큰 원형광장으로 이루어진

워싱턴 스퀘어 파크는 많은 사람들의

pass-through가 되기도 하고,
쉼터가 되어주기도 하고,
반가운 친구를 만나는 장소이기도 하다.



로어 맨해튼에 있는 롬바르디 피자를 먹으러
지나가던 길에 마주한 엘리자베스 스트리트 가든.
정말 아담한 공원이라 잠깐 돌아보는데
아직까지 기억에 선명하게 남은 장소.
관광을 위한 장소도 아니고
주민들에게 여유로운 시간을 선물해주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어서 그랬을까.

편안함이 느껴진다.



중간 통로에 비치된 작은 철제의자에 앉아서

책을 보시던 아주머니.
그늘도 아닌 햇살 드는 공간 안에
가만히 앉아 있는 모습이 그림같다.


통로를 가운데에 두고 왼쪽 오른쪽으로 나뉘는 공간의
왼쪽 길로 들어오자마자 마주친
책을 읽고 있는 금빛 곱슬머리의 학생.
이 공원에서 매일같이 책을 읽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다시 나와보니 아주머니는 없고 의자만 남았다.



오른쪽 공간은 들어가보지 않고

통로에서만 바라보고 사진을 찍었다.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는데,
무성한 풀과 꽃의 색감이 이뻐서 찍은 사진 안에
빨간 표지의 책을 읽고 있는

또 다른 금빛의 곱슬머리 사람을 발견.
풀처럼 앉아있다.



이번 여행에서 찍은 사진 중에
마음에 드는 사진 중 하나.
제목은 산타할아버지의 쉬는 시간이다.
우리가 공원에 들어갈 때 같이 들어온 이 할아버지는
처음에는 노숙자인가 하다가
너무나도 여유롭게 뒷짐을 지고서
풀을 매만지고 산책하는 모습을 보며
여기 주민일까 하다가 공원 끝에 다다라서야

평온히 앉아 사람들을 바라보는 모습에서
That is the santa's off-duty.
로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그날의 맛집 Lombardi's Pizza Coal Oven 1905
1905년에 생긴 뉴욕 최초의 화덕피자집인데,
토핑을 자유롭게 선택해서 추가하는 방식으로

피자를 만든다.
마지막으로 추가했던 미트볼은
이제까지 먹어온 미트볼은 다른음식이었구나를

깨닫게 해주었다.




* 사라스러운 뉴욕여행기 *
-두번째 기록-
2017.09.25 ~ 2017.10.04
New York City with Jura

작가의 이전글 [뉴욕일기] 아날로그 기록 첫 번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