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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리오빠 Dec 03. 2020

부산 원도심에서 싹트는 로컬 무브먼트

로컬에 색을 입히는 사람들

광안리를 시작으로 최근 송정 등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동네가 부산에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신생 동네 외에도 서면과 해운대는 교통 편의성과 자체적으로 가진 상징성으로 발걸음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 외 부산의 원도심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은 발전과 쇠퇴의 기로에 서 있기도 하다. 


부산역에 근접해 있지만, 비교적 여행객이 그냥 지나치기 쉬운 남포역 외곽 부근에 공간 재생 사업이 진행돼 많은 사람들이 찾는 장소가 되고자 한 곳이 있다. 단순히 핫플레이스를 꿈꾸기보다 상생의 의미를 최대한 부여하려고 한 그곳은 B.4291이다.

1958년에 세워진 부산 수협 건어물 위판장을 리모델링한 B.4291. 건어물 골목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위판장 건물을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으로 업사이클링으로 표현할 수도 있는 곳이다.


2층은 집객에 가장 효율적인 대형 카페가 입점해 있는데, 이 곳의 백미는 1층이다. 이 곳은 단순한 편집숍의 개념을 너머 로컬 푸드에 브랜드를 입혀 소비자에게 소개하는 '남포 조인트 마켓'과 다양한 디자이너와 브랜드가 협업한 라이프스타일 숍 'B.Studio'가 자리하고 있다.

프리미엄 건어물부터 타 지역 로컬 푸드까지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남포 조인트 마켓은 일상 곳곳에 숨어있던 식재료, 건어물을 우리 식탁의 중심으로 끌어낸 로컬 푸드 브랜드다. 신선함, 다양함 그리고 정직함을 주제로 각 지역의 우수한 재료를 셰프가 직접 고르고 조리한 것이 특징이다. 이 곳에서는 부산의 다양한 건어물들이 예쁘게 브랜딩 된 제품들부터 실제 이를 활용해 만든 음식, 그리고 타 지역의 F&B 제품까지 만나볼 수 있는데, 그야말로 보는 재미가 있는 정갈한 모습이다.

남포 조인트 마켓의 프리미엄 건어물 판매 창구

우리가 쉽게 떠올릴 건어물의 패키지와는 전혀 다른, 요즘 사람들의 취향에 맞추려고 한 모습들이 눈에 띈다.

육수팩도 정갈하게

패키지에 신경 쓴 모습은 좋은데, 오히려 실사가 아닌 결과물을 활용해 패키지 디자인을 하니 정확한 육수의 맛을 상상하기 어려웠던 점은 살짝 아쉬운 점.

부산과 타 지역의 음료를 전시해 판매하는 공간

막걸리도 프리미엄 시장으로 진출하는 몇몇 사례가 생겨나고 있는데, 부산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뿐만 아니라 맥주 등 여러 음료 브랜드가 이 곳에서 함께 다뤄지고 있다.

와인에 대해서는 정보가 부족했다

충북의 사과로 만든 사과 맥주부터 와인까지, 백화점이나 마트에서는 접하기 힘든 식음료 문화를 만난 느낌. 이런 것들이 상업성을 띄기보다 재치와 개성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로컬 푸드 트렌드의 많은 발전이 느껴진다.


또 다른 한쪽에서는 다양한 디자이너, 그리고 브랜드와 함께 협업하고 큐레이션 하며 부산 로컬 브랜드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B.Studio가 자리 잡고 있다. 일반적인 편집숍의 룰을 따르고 있으면서도 한 끗 다름을 보여준다.

잘 보면 흔하지 않은 로컬 브랜드 기반 제품들

라이프스타일 샵과 팝업 스토어가 혼재돼 있지만 그 모양새가 자연스럽다. 무엇보다 좋은 상품 기획이란 의외성과 함께 심리적 접근성을 낮춰주는 것인데, 그런 점들이 많이 고려된 다채로운 상품들이 많이 존재한다.

브랜딩이 곧 제품을 설명하는 요즘 트렌드

로컬에 특화된 북 큐레이션과 재치를 담은 다양한 로컬 굿즈들은 단순히 눈으로 소비하는 기존 편집숍의 룰을 너머 소비하는 의미를 부여하는 듯했다.

로컬에 깊게 다가가고 싶다면 만족할만한 큐레이션
자고로 굿즈는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한단 말이지
뻔하지 않은 마스킹 테이프, 소장각
가장 쏘쏘 했던 것이 폰케이스였다니, MD를 잘한 공간이라는 느낌

성수동에서 유명한 프로젝트 렌트가 이 곳에서 팝업을 진행 중이었다. 프로젝트 렌트도 결국은 공간 임대라는 비즈니스 모델 앞에 이런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과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주체로 거듭나고 있다는 느낌이다.

프로젝트 렌트의 부산 진출, 렌트 부산

오래간만에 제품과 공간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를 보는 듯한 경험, 다품종 소량생산의 최근 트렌드가 로컬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데, 퀄리티가 받혀주는 결과물들이 나온다는 느낌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부산 또한 원도심을 중심으로 다양한 도시 재생과 지역 활성화 사업이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명란'을 콘텐츠로 한 프로젝트, 젬스톤의 송정 진출과 의미 있는 결과 도출 등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데, 부산의 현대적 색깔은 어떤 식으로 완성될지 궁금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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