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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리오빠 Dec 12. 2020

나를 위한 오롯한 쉼표, 춘천 오월학교

로컬에 색을 입히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12월은 한 해를 열심히 살아온 나를 위해 선물을 주고 싶은 시기다. 많은 사람들이 밀집한 곳은 피하고 싶은 시국인만큼, 자동차로 이동해 '고립무원'을 느낄 수 있을 곳이 어딜지 궁금했던 찰나, 스테이폴리오를 통해 운 좋게 예약할 수 있었던 춘천 오월학교에 며칠 머물렀다. 디지털 디톡스를 제대로 경험하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며 휴식할 수 있었던 오월학교.


폐교를 리모델링하고 이주를 결심하신 한 가구회사의 대표님 이야기를 포함해 오월학교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구글링을 통해 많이 볼 수 있는 관계로 오늘의 포스팅은 쉼표를 느끼게 했던 순간들을 사진으로 나열하려고 한다. 내돈내산으로 방문한 곳인데, 하나도 아깝지 않고 오히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됐던 곳.

서울에서 1시간 반, 새로운 사람들의 손을 거쳐 재단장한 오월학교

서울에서 춘천 원도심이나 가평을 통한 국도를 통하면 계곡물 흐르는 소리만 들리는 곳에 오월학교가 있다.

내부에서 밖을 봐도 볼만한 풍경이 펼쳐진다

오월학교는 스테이, 라운지, 카페, 레스토랑, 목공방 등이 모듈처럼 형성된 공간이다. 공간의 경계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동선이 자연스럽게 흐르며 이곳저곳, 그리고 이 사람, 저 사람과 마주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전반에 녹아있는 미니멀리즘, 사이니지만 봐도 느껴졌다

스테이에 머무는 사람들은 라운지에서 눈인사를 할 수밖에 없다. 억지스럽지 않은 자연스러운 만남, 그리고 리모델링을 하며 살린 부분과 새로 덧댄 부분의 조화가 마음을 평온하게 한다.

공용 라운지, 알아서 쓰고 정리도 척척하면 되는 곳

모든 스테이 예약자는 라운지로 진입하게 되는데, 열린 공간이라는 인식이 생겨서일까. 문을 열고 하나 둘 들어오는 분들과 인사를 하게 된다.

복층으로 구성된 멀티플라이룸

내가 머무른 스테이는 평범한 것 같지만 사실은 심플하고, 어딘가 어색할 수 있지만 알고 보면 오롯이 휴식할 수 있는 구조다. 오히려 먼 곳까지 온 사람에게 제대로 쉴 수 있는 공간을 선물 받는 것 같다.

커텐부터 가구, 소품까지 과하지 않고 적절하다

코끝이 찡한 겨울 날씨에 군고구마가 생각날 법하다. 생각날 법한 것이 존재하는 곳, 여기서 맛본 군고구마는 다를 수밖에.

정겨웠던 군고구마 리어카

스테이 고객만을 대상으로 카라반에서 자유롭게 취사를 하거나, 불멍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최근 유행인 것들을 단순히 조합한 것이라고 생각 들지 않았던 이유는 체크인을 할 때 호스트와 나눈 대화, 잠시나마 방에서 보낸 느낌, 운동장을 걸으며 들었던 생각, 불멍에 대한 기대가 이곳의 공간을 소비하는 하나의 스토리처럼 자연스럽게 연결됐기 때문이다.

앞뒤 없고 불멍이나 캠핑 프로그램만 있었다면 상당히 어색했을 착석 구성

카라반에서 간단한 요리를 하고, 밤하늘의 별을 보며 밥을 먹고, 따뜻한 모닥불 앞에서 불멍.

간단한 취사도구가 준비된 카라반, 빈티지 카라반이다

플레이그라운드는 정해진 운영 시간이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시계를 보지 않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진 것은 참 오랜만이었다. 자정에 가까운 시간까지 호스트분들을 기다리게 한 것은 미안했지만, 고마웠다.

불멍의 완성은 도구가 아니라 분위기더라

오월학교는 정남향에 가까운데, 그런 이유로 아침부터 떠오르는 햇살을 해가 지기 전까지 느낄 수 있다.

창문을 통해 투영되는 햇빛

신청하면 제공되는 조식. 어른들부터 아이들까지 먹기 좋은 컨디션으로 음식이 제공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몇 년 만에 먹어보는 하이라이스인지

숙소에 머무르는 여행을 좋아하지만은 않는데, 좋았다.

다시 오고 싶은 곳, 오월학교

오월학교에서 일어날 앞으로의 일이 더 궁금해진 며칠. 단순히 유명한 핫플레이스가 되기보다 지속 가능한 공간으로 가치 있게 소비될 공간으로 남을 기대감을 갖고 서울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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