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눈오는 밤_조지 W. 소터
겨울의 밤은 유독 조용하다.
비단 이른 어둠 때문만은 아니다.
정직하게 차가운 공기가 가뿐 폐에 스며들어 흥분을 가라앉히고
밤의 고요는 귓가에 막연한 공명을 만들어 어지러운 소리를 차단한다.
그 사이에 속삭이듯 조용히 옅은 눈발이 나린다.
같은 물상임에도 거칠고 사나운 비와는 참 다르다.
쌓이는 소리는 부드럽고 사근하기만 해서 여간해선 고요한 밤의 적막을 치고 나오기 어렵다.
밤을 새고 있어도 밤새 내린 눈을 알아차리긴 쉽지 않다.
때문에 아침이 되면 늘 선물같은 풍경을 맞이하게 해준다.
겨울을 기다리는 이유는 선물받고 싶은 마음에 기다리는 눈오는 밤때문인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