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가 한 달 반 정도 있다 한국으로 돌아갔다. 미국은 산후조리원이 없고 따로 산후도우미를 구하고 싶지도 않아 부모님에게 도움을 청했다. 한 달 넘는 시간 동안 같이 지내야 해서 남편이 행여 불편해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게스트룸은 일층, 우리 방은 이층이라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고 한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아침까지도 엄마는 우리 먹으라고 사과를 깎아 놓았고 아빠는 원래 나한테 하던 이마 뽀뽀를 우리 딸한테 하며 떠났다. 일 년에 두 번은 그래도 보려고 노력하는데, 유난히 마음이 무거웠던 작별 인사. 엄마는 끝내 눈물을 보였고 나도 덩달아 울고야 말았다.
우리 아기가 태어나면서 나와 남편은 엄마, 아빠가 되었지만 우리 부모님도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었다는 걸 잊고 있었다. 한 달 반이라는 시간 동안 매일 커가는 아기를 보며 너무 행복해하는 부모님. 아기가 주는 행복을 엄마 아빠한테 선사할 수 있음이 먼 미국 땅에 혼자 이민 와 부모님께 빚진 나의 마음을 덜어주는 것만 같다.
왜 올해는 작별 인사가 특히 힘들었을까? 예쁘게 커가는 손녀딸을 두고 가는 엄마 아빠의 발걸음이 무거워서일까? 내가 엄마가 되어 드디어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어서일까? 이유를 딱 하나 고르기 어렵다. 그리고 가장 큰 효는 내가 더 멋지게, 재밌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라 다짐한다. 비록 가까이 살진 못하더라도, 어버이날과 생일을 함께 하지 못하더라도.. 내가 오순도순 잘 살고 있는 걸 보여주는 게 엄마 아빠에게 잘하는 일이라 오늘도 눈물을 훔치며 잠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