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에서 맞이하는 다섯 번째 여름. 초록빛 나무들이 따뜻한 햇살로 기지개를 켜며 온 세상을 빛내기 시작할 때쯤 우리 아기는 태어났다. 일반 검진 중 아기의 심장박동수가 위험한 수준으로 낮다는 것이 발견되었고 몇 시간의 상의와 모니터링 끝에 34주 차에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26일의 NICU 대장정이 시작됐는데, 참… 힘든 시간이었다. 매일 아침 아기를 볼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병원을 가면, 집에 오는 길은 아기를 두고 가는 무거움으로 답답했다. 카시트에 아기를 태워 퇴원하는 커플을 부러워했던 남편의 눈빛. 주인 없는 아기 방에서 아기 옷 빨래를 개며 흘렸던 내 눈물. 더운 날씨 속 진통 후 자연분만보다 제왕절개가 낫다며 오히려 잘됐다는 어른들의 어설픈 위로. 모든 게 다 버거웠다.
아기가 NICU를 퇴원하려면 세 가지 조건 부합되어야 했다: 1) 자가 호흡, 2) 황달 치료, 3) 피딩. 마지막 조건인 피딩은 코에 삽입된 피딩 라인 아닌 혼자 힘으로 젖병을 빨아 필요한 우유량을 먹을 수 있을 때 달성된다. 이른둥이에게는 젖병을 빨고 우유를 삼키고 중간에 숨도 쉬는 것이 큰 산이다. 힘들어 자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지속적인 연습과 몸무게 증량밖에는 답이 없다. 의학적인 솔루션 있는 게 아니다 보니 그저 아기가 총량을 다 먹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하루는 80% 까지 먹더니 다음 날은 10%밖에 안 먹고… 들쑥날쑥 한 섭취량을 보며 우리의 마음도 기대와 실망을 오가며 지쳐만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애써 웃으며 병원에 도착했는데, 간호사분이 말하기를 “어젯밤 수유 네 번 총량을 다 젖병으로 먹었어요!” 목이 빠지게 기다리던 순간이었다. 처음 보는 간호사였는데, 감정이 복받쳐 올라 그분을 부둥켜안아 울고야 말았다. 그 후 기적적으로 계속 젖병으로 총량을 먹더니, 3일 후 우리 아기는 퇴원할 수 있었다.
요즘은 안방에 남편과 침대에 앉아 손 닿을 만한 거리에서 곤히 자고 있는 아기를 보며 온전한 행복감을 느낀다. 특히 고요한 집에 우리 둘만이 깨있는 새벽 수유 시간.. 작은 손을 주먹 쥔 채로 우유를 마시고 있는 아기를 보며 온갖 생각이 든다. 그래서 새벽 수유 일지를 브런치에 쓰기로 한다.
아 지난달 NICU 병원 비용을 다 정산했는데, 보험 전 25만 불. 한화로 3억 넘는 비용이 나왔다 윽… 다행히 보험 처리되어 개인부담금은 140만 원 정도 되는 천불. 보험이 있어 진심 천만다행이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