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기심 Dec 27. 2024

13. 비트코인의 가치 변천사

프로그램의 산물에서 국가 전략의 중심으로

초기 비트코인은 프로그래머들의 장난감이었다

비트코인이 처음 등장했을 때, 주로 기술 지향적인 그룹이나 서부의 히피 문화 속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에게만 중요하게 인식되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비트코인을 크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무료로 나눠주기도 하고 심지어 Laszlo라는 프로그래머는 10,000개의 비트코인으로 피자 두 판을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Laszlo라는 프로그래머는 2010년 1만개의 비트코인을 지불을 조건으로 피자 2판과 교환하였다.


비트코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한 미국 엘리트

초기 사용자들은 탈중앙화와 개인의 경제적 자유를 중시하며 비트코인을 받아들였고, 새로운 디지털 경제의 가능성을 탐색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비트코인은 단순한 디지털 자산이 아닌, 여러 국가들이 전략적으로 비축하는 중요한 자산으로 변모하게 되었습니다.


미국 내 많은 금융 기관과 투자 회사들이 비트코인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비트코인이 단순한 투기성이 높은 자산이 아니라 장기적인 투자 가치가 있는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대표적으로, 대형 투자 회사인 Blackrock(블랙록)은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를 2024년 1월에 출시하였습니다. 2024년 12월 20일 기준 이 펀드의 규모는 약 48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조 7천억 원입니다. 상장 지수 펀드출시는 미국 내 비트코인 투자를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비트코인이 점점 더 주류 금융 시장으로 편입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비트코인을 미국의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천명한 도널드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두 번째 임기 기간 동안 비트코인을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모으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비트코인이 공식적인 국가 전략의 일부로 고려되고 있다는 점을 나타냅니다.


왜 미국은 비트코인으로 눈을 돌린 것일까?

역사적으로 미국은 기축통화국으로서 지속적인 무역적자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기축통화국이자 해상 무역의 세계 경찰 역할을 수행하는 대가로, 주변국들로부터 국채 매입이라는 형태의 세금을 부과해 왔습니다. 그러나 점점 줄어드는 미국 국채 수요, 특히 중국의 부상과 경제적 이권 싸움으로 인해 경제 1 위국으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채의 새로운 구원 투수, 스테이블 코인

미국은 무역 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이때 스테이블 코인이 새로운 국채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스테이블 코인 (Stable coin)이란 말 그대로 가치가 안정적인 암호화폐입니다. 1 코인이 1달러로 페깅 되어 있습니다. 얼핏 보면 ‘그냥 달러 아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활용성 측면에서 더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1달러 = 1 스테이블 코인

외환은행에서 자국의 법정 화폐를 달러로 환전하면 수수료가 부과되고 특정 금액 이상의 경우 추가적인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즉, 국가가 달러 반출입을 통제한다는 뜻이지요. 중국 인민 은행 같은 경우는 달러의 반출입에 대해서 굉장히 엄격하게 관리합니다.


하지만 스테이블 코인은 어떨까요? 아주 간단하게 원하는 만큼 비트코인 구매하듯 구매해서, 국경 건너 사는 가족 혹은 친구에게 손쉽게 전송할 수 있습니다. 즉, 국가의 통제를 벗어난다는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이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는 주체가 사기업이라는 것입니다. 달러와 페깅 된 스테이블 코인의 경우, 대표적으로는 테더사의 USDT, 서클 사의 USDC, 그리고 최근 리플 사에서 발행한 RLUSD 등이 있습니다.


가장 역사가 오래된 테더 사의 경우 지금까지 발행된 USDT의 자산 규모는 약 180조 원에 달합니다.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함으로써 벌어들인 달러는 다 어디에 갈까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달러로 살 수 있는 가장 신뢰성 있는 안전 자산인 국채 매입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중국 인민은행은 자국 내 외화 특히 달러 유출을 막고자 하고, 미국 국채 매입을 줄임으로써 위안화 패권의 부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테이블 코인 시장이 점점 더 커짐으로써 중앙 정부의 통제를 벗어난 달러 유출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동대문 시장에서 중국 상인들이 스테이블 코인으로 거래한다는 소문은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시대의 변화: 한 판의 피자, 한 개의 비트코인

비트코인 1만 개로 피자 두 판을 사 먹던 시절에서 이제는 비트코인 1개로 피자 4,000판을 사 먹을 수 있는 시절이 되었습니다. 피자와 비트코인의 위상은 불과 십여 년 만에 엄청나게 변했습니다. 앞으로 이 둘의 위상이 얼마나 더 크게 차이 날지 지켜볼 일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