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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기심 Dec 17. 2024

5. 공평하지 않은 게임: 글로벌 환율 조정

플라자 합의로 인한 글로벌 경제 변화

기축통화국으로서 예견된 제조업의 몰락

1980년대 초반, 미국은 심각한 무역 적자와 재정 적자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198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이런 문제는 더욱 심화되었고, 특히 제조업, 특히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로부터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강력한 압박을 받게 되었습니다.

제조업의 중심지였던 러스트 벨트(Rust belt)의 몰락 [1]


국가 간의 장부는 쉽게 고쳐질 수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1985년, 레이건 정부는 뉴욕의 플라자 호텔에서 주요 5개국(G5: 미국, 일본, 서독, 프랑스, 영국)의 재무 장관들과 회담을 가졌습니다. 이 회담의 주목적은 강세를 보이고 있던 달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습니다. G5 국가들은 각국 정부가 시장에 적극 개입하여 환율을 조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달러를 매도하고 자국 통화를 매수하여 자국 통화의 가치를 올리고, 달러의 가치를 낮추는 방식으로 환율을 조정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달러의 약세와 자국 통화의 강세를 유도하여, 무역 불균형 문제를 완화하려 했습니다. 이 협정을 '플라자 합의'라고 부릅니다.


1985년 미국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이뤄진 ‘플라자합의’에 서명한 각국 재무장관들

플라자 합의가 채택된 이후, 서독의 마르크화는 1주일 만에 약 7% 상승했고, 엔화는 8.3% 급등했습니다. 그 결과, 2년간 달러의 가치가 30% 이상 급락했고, 그로 인해 독일과 일본의 제조업은 상당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 합의는 1980년대 일본의 거품 경제 형성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습니다.

플라자 합의 직후 엔/달러 환율 추이 (출처 주간조선 [2])


아시아 신흥국가들의 반사이익

여담으로, 아시아의 신흥 국가들은 플라자 합의의 반사이익을 누렸습니다. 이들 국가의 수출품목은 일본 제품에 비해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은 플라자 합의의 주요 수혜국 중 하나로, 엔화 가치 상승으로 인해 원화가 상대적으로 저렴해져 수출 경쟁력이 강화되었습니다. 이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이 시기는 유가 하락, 금리 인하, 그리고 1988년 서울 올림픽으로 인한 투자 확대가 어우러지며 한국 경제에는 '3저호황'—저유가, 저금리, 저환율—이 찾아왔습니다. 이 시기에 한국은 수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사상 첫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게다가 이전에 큰 문제로 여겨졌던 외채도 불과 3~4년 만에 절반으로 감소했습니다.



[1] https://www.loveexploring.com/gallerylist/127789/then-and-now-us-rust-belt-cities-that-bounced-back

[2] https://weekly.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18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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