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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씩씩한 종윤아빠 Mar 20. 2023

마을활동은 골목살리기가 아니다.

관계를 잇다

최근에 본 마을공동체 관련 글들에서 조금 이견이 있는 부분이 있어 글을 적어본다

'아파트공동체가 잘 안된다'

'공동체는 정치지향적이면 안된다는 것'

일부 동의하면서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다름이 느껴진다

(대충 쓰고 보니 글이 길어졌네..... 공동체의 정치지향은 다음에.....)


5~6년전 서울대 동아시아 연구소에서의 포럼에서 내가 살고 있는 안심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그때 참석했던 교수님들이 '아파트 단지 중심의 지역에서 그런 마을공동체가 어떻게 가능해요'라며 질문을 주셨었다

그분들에게 마을공동체는 '응답하라 1988'에 나왔던 단층주택과 골목길, 골목길에서 사람들이 만나고 이야기 나누고 무언가를 함께 활동하는 모습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드라마속의 세상은 지금이 아니라 1988년이다

2023년 단층주택가의 골목은 더 이상 사람들이 만나고 이야기하는 활동하는 장소가 되지 못하고 있다. 

마을공동체의 핵심은 관계와 관계를 통해 활동이지 공간이 아니다.

마을공동체는 골목활성화와 다르다. 공간을 활성화 시키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활성화 시키는 것이다


아파트 공동체 활동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은 아파트라는 물적 공간에 집중한 탓도 있을지 모른다.

아파트 한동, 아파트 한 단지를 기준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여전히 물적 공간을 기준으로 나누는 것이다.

마을공동체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적절한 규모와 다양한 주제가 필요하다

마을은 단일 주제로 만들어 지지 않는다. 행정이나 시민단체 중심의 지역 조직화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는 모임을 발굴 육성하여 지역안에서의 관계를 확장하는 것이었지만 마을은 소셜 영역과 달리 하나의 주제만으로 지속가능하기 어렵다. 마을은 다양한 주제를 가진 사람들이 지역안에서 서로 연대하여 상호 시너지를 발생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하다.

환경의 주제만으로 마을공동체를 지속하기는 어렵다

아이돌봄의 주제만으로 마을공동체를 지속하기는 어렵다

아이돌봄, 환경, 먹거리, 문화, 장애, 젠더등등의 다양한 주제, 그 주제의 다양성만큼 지속가능이 담보된다.

따라서 마을공동체는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만 모여서 진행해서도, 진행할 수도 없다

(이것이 시민단체와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을것이다)


이러한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마을의 규모가 필요하다

도시를 기준으로 한다면 최소한 1-2만명 이상의 주민이 살고 있는 범위가 되지 않는다면 다양한 주제를 가지는 주체를 연결하기 쉽지 않다.

거주공간으로써의 주거공간이 아니라 정주공간으로써의 주거공간이라는 사고의 전환도 필요하다

내가 공동체를 하기 위해 이 아파트에 계속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사를 하더라도 공동체의 범위안에 있는 지역 공간(이 공간이 한 마을공동체의 공간적 범위라 할 수 있다) 안에서 이사를 하여 나의 공동체 관계를 유지하는 것, 따라서 정주개념은 집이 아니라 관계에서 찾아야 한다. 


이렇게 본다면 오히려 단독주택 지역보다는 밀집된 곳에 다양한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지역이 장점이 될 수도 있을것이다 (단독주택지역이 유리한지 아파트 지역이 유리한지를 논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주의 개념을 집이 아니라 관계에서 찾고자함이다)


마을공동체는 

관계를 만드는것,

관계를 기반으로 활동이 이루어지는 것,

관계와 활동을 통해 정주성을 가지는 것,

관계-활동-정주성을 통해 동질적 연대감 혹은 공감을 만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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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인구라는 단어가 많이 들리우고 있다.

관계인구를 이야기 함에 있어 다양한 키워드들이 등장하지만 정주성은 보이지 않는다

정주성을 기반으로 하는 관계 활동이 없다면 관계인구가 지속가능한 단어가 될 수 있을까?

로컬, 마을.....

너무도 흔히 사용하지만 다시금 그 범위와 본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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