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메모
나는 어렸을 때부터 그러니까 초등학생 시절부터 얼굴에 여드름을 달고 살았었다.
학창 시절부터는 제일 부러운 사람이 피부 좋은 사람이었고 지금도 그런 사람이 제일 부럽다.
그래서 내 콤플렉스는 내 피부다.
몇 년 전부터 코로나 터지기 전까지는 얼굴에 여드름이 잠잠해지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면서 잠잠해지나 싶어서 너무 좋았다.
그렇게 몇 년 살다가 코로나가 터지고 마스크를 쓰고 다니게 되면서
다시 얼굴에 여드름이 가득 퍼졌다. 마스크를 쓰면서 우울했었지만 한편으론 마스크로 가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다녔다.
코로나가 끝나고 마스크를 벗고 다니면서부터 서서히 여드름이 줄기 시작했다.
그렇게 또 여드름 별로 없는 얼굴로 몇 년 살다가
여름 즈음부터 이마에 여드름이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이젠 턱까지 자리 잡았다.
원인은 몇 가지 추측 중이지만 추축일 뿐이다.
지난 몇 년간은 그래도 괜찮았었으니까.
한숨부터 나오지만 어쨌든 내 얼굴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것 같다.
이럴 바엔 나이도 같이 돌아가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