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히어로 Mar 08. 2024

잘 사는 나라에 산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일과 삶을 논하다 - 노르웨이 (1)

***글쓴이가 노르웨이에 살기 시작한 2019년에 적어뒀던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세상에서 삶의 질이 가장 높은 나라 1위(UNDP, 2019년), 복지가 좋다는 스칸디나비아 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부유한 나라, 세계 4위의 인구당 원유 생산국(USEIA, 2019년), 국부펀드가 1조 달러가 넘지만 (NBIM, 2019년) 인구는 530만 명 (2018년)에 지나지 않는 나라,  1994년 이래 인간개발지수(HDI)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는 나라(UNDP, 2019년), 1인당 GDP 8만 불의 나라(2018년).

 

 잘 사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믿었다. 내 능력이나 노력으로 잘 살게 되는 방법, 그리고 잘 사는 나라에 가서 그곳에 사는 방법. 올해 4월 회사가 노르웨이에서 일할 기회를 줄 수 있다고 귀띔해 줬을 때, 나는 이 두 번째 믿음이 실현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 잘 산다는 건

요즘처럼 워라벨(Work & Life Balance)이 큰 화두가 된 시점에서, 잘 산다는 건 무엇일까? 잘 산다는 건 어떤 사람에게는 부유하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또 다른 사람에게는 의식주 같은 삶의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된 상황을 얘기할 수도 있다. 때마다 맛난 음식을 배부르게 먹는 것도 잘 사는 것일 수 있고, 먹지도 자지도 않으면서 밤새 게임을 하는 것이 잘 사는 것일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이만하면 잘 살게 된 거지"와 "아직 멀었다고 봐야지" 중에서 전자가 우세인 상황일 수도 있다.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겠지만 내 경우에는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면서도 금전적, 정신적으로 부족함을 느끼지 않는 단계"가 잘 산다는 것의 정의가 아닐까 한다.

 

2.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다지만

 한때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는가"가 뜨거운 논제였던 적이 있었다. 나는 아마도 "돈이 행복의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요조건이기는 하다"라는 결론을 내렸었던 것 같다. 물론 경제적으로 가난해도 행복한 사람들, 행복한 나라들이 존재한다. 매년 발표되는 세계 행복지수의 순위(노르웨이는 3위, WHR19)는 꼭 1인당 GDP의 순위와 일치하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는 이 순위표에서 중남미 국가들이 경제 규모에 비해 위쪽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종종 본다. 특히 월급 60만 원 남짓을 받으며 남미에서 2년 넘게 살아본 입장에서, 행복을 느낀다는 건 자기만족의 정도와 함께 세상을 얼마나 긍정적으로 바라보는가에 대한 시각의 차이에도 분명히 좌우된다는 것을 느낀다.


 

3. 모두가 부유하다는 건

 이러나저러나 노르웨이는 적어도 돈이 없어 불행하지 않느냐는 질문으로부터는 자유롭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사람에 따라 연봉 1억 원 (1인당 GDP의 대략적인 환산액이다)이 모자랄 수도 충분할 수도 있겠지만, 글로벌 평균을 놓고 보자면 일반적으로 노르웨이 국민은 부유한 사람들임에 분명하다. 게다가 여기는 부익부 빈익빈이 지배하는 나라도 아니다. 빈부격차를 나타내는 지니계수 지표를 보면 노르웨이는 157개 조사국 가중 146위를 차지하고 있다 (CIA, 순위가 낮을수록 빈부격차가 낮음을 의미한다). 스웨덴이나 벨기에 정도를 제외하면 옛 공산국가들이 많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노르웨이는 부자 나라 중 부의 분배가 가장 고르게 되어있는 나라 가운데 하나임을 알 수 있다.


돈 문제는 이 정도로 하고, 다른 얘기는 다음 순서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