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을 드러내야 빛난다.
사회 초년생 땐 회사원이라면 회사 밖의 내 모습을 회사 안에선 꽁꽁 숨기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퇴근 후의 내 생활, 주말의 내 취향과 흔적을 회사 사람들에게 드러내는 게 왠지 흠이 될까 싶어 회사 안과 밖의 모습에 철저히 경계를 두곤 했다.
연차가 쌓이면서 서서히 내게 있어 일과 삶, 좋아하는 것과 생계, 직업과 취미, 그 경계가 모호해졌다고 느껴지는 시점이 자연스레 왔다. 내가 꾸밈 없이 좋아하고 향유하는 것들이 나의 테두리를 보다 선명하게 만들고 내 자취를 진하게 남긴다는 것을 알 때 쯤이었다.
회사를 벗어난 자유로운 나만의 시간들과 주말을 채우는 소중한 취미들은, 회사에서 마이너스까지 소진됐던 나의 에너지를 그저 원점으로 차오르게 하는 정도의 것이 아니었다. 마이너스에서 원점이 아닌 플러스에서 더 플러스로. 그저 계속 덧대어지고 덧입혀지는 덧셈의 연속이라는 걸 알았다.
그 때부터 난 이전보다 더 주체적으로 일하게 됐다. 자유의 내가 온전히 몰두하고 집중하는 나만의 것들은 회사에서의 내 일을 방해하고 딴 맘을 먹게 하는 게 아니라 그저 내가 회사 안에서도 더 자유로워질수록 도울 뿐이었다. 끌려다니지 않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걸 찾는 동력을 주는 것.
좋아하는 걸 분명히 드러내는 사람을 꿈꾼다. 내가 아주 샘을 내는 사람은 돈이 많은 사람도, 예쁜 사람도 아닌 말에 힘이 있는 사람이다. 몇 마디 하진 않아도 신중한 단어 선택을 하는 사람, 목소리는 크지 않아도 한 마디에 주변 사람들이 경청하게 만드는 사람, 저 사람은 어떤 선택을 할지 어떤 판단을 내릴지 늘 궁금하게끔 하는 사람.
힘 있는 사람들은 모두 본인이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하고 빛나는 지를 잘 안다. 그게 아주 작고 사소한 루틴 하나일지라도.
내 흔적에 향기를 내고 힘 있는 단어를 쓰는 사람이 되어야지. 그러기 위해선 삶이던 일이던, 집이던 회사던, 나를 채우는 것들에 온전히 집중하고 즐기고 덧셈에 덧셈을 더하는게 가장 중요한 일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