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든거니까 이정도로 일단은 만족을........ 할리가 없지!!
정재단을 끝내고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무를 정리해봤다..
직각이 살짝 안맞는데 그거 맞추자고 더 잘라내는게 힘들기 때문에 일단 고고씽 하기로 한다..
뉴비 목공인에게는 좀 난이도가 있지만 이번에는 핑거 조인트 연습도 해볼 겸해서 박스를 핑거 조인트로 만들어볼 예정이다..
핑거 조인트란 요런거..
요렇게 서로 엇갈리게 숫장부(튀어 나온거) 암장부(쏙 들어간거)를 결합해주는건데 유툽을 보면 수많은 영상들이 있다.. 사실 난이도가 제일 낮은 편이고 지그*만들기도 아주 간단한 편이라서.. 뒤에 내가 만든 지그도 살짝 보인다.. 누가 버린 합판 줏어다가 만들었다.. ㅎㅎ
*지그 : 무언가를 만들기 위한 보조 틀(가이드?)
즐겨 보는 유투버인데 지그를 참 잘 만드심..
지그를 만들고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일단 전면 배플에 구멍부터 뚫어주었다..
전 주에 만들었던 지그를 사용해서 본격적으로 인클로져 벽을 테이블쏘를 사용해서 다듬어 준다.. 그런데..
틈이 많이 보인다.. 이게 원래는 딱 꽉 끼어야 하는데.. 역시 이게 쉽지가 않다.. 심지어 지난 주에 지그를 만들때 테스트 했던 것 보다 더 오차가.. -_-;;
그래서 과감하게 핑거 조인트는 포기하고 걍 모서리를 45도로 잘라서 접합을 하기로 했다.. 에헴..
어쨌든 서울만 가면 되지 않겠는가!!!
45도로 잘라주려고 하는데 문제가 스피커가 작다보니 이게 생각보다 난이도가 있는 것이다.. 작다고 쉽게 생각을 했었는데 선생님도 나중에 소품 만드는게 난이도도 더 높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게 일반적이라고 말씀하셨다..
평소보다 훨씬 더 집중해서 조심 조심 하나 하나 잘라줬다..
이걸 고무줄 말고 좀더 튼튼하게 클램프로 조였어야 했는데..
모서리가 딱 안붙어서 살짝 뜬 자리에 검은색 줄이........
여튼 전면 배플을 이번엔 클램프로 단단히 조여서 결합해준다.. 첨엔 나무 한켠에 곰팡이 때문에 변색이 된게 좀 눈에 거슬렸는데 만들면서 보니까 요게 정말 꽤 괜찮다 느껴졌다.. 나중에 오일칠을 해주고 나니 더더 괜찮아 보였다..
생각보다 진도가 잘 안나간다.. 작다고 우습게 봤던 초짜 목공인의 안일함 때문이었을까.. 부족한 스킬 탓도 있을 것이고..
지난 주에 접합한 배플이 잘 붙었는지 살펴본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이게 뭔가 좀 이상하다.. 흠.. 뭐가 이상한가.. 뭐가 날 이런 불안하게 만드는 것인가 생각을 해보니..
배플 한개를 뒤집어서 붙였다..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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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대체 뭔 생각을 하면서 접합을 한거냐고..
에라이.. -_-;;;
왼쪽이 반대로 붙인 넘.. 둥글게 다듬은 부분이 안쪽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나마 다행인건 큰 구멍에는 유닛이 들어가니까 이 삽질이 가려지고 작은 구멍은 다시 둥글게 다듬으면 되니까 일단 앞에서 보는데 큰 무리는 없다는 것.. 대신 왼쪽 배플은 안쪽이 둥글게 다듬어지지 않은 상태로 붙어있고 통 사이가 좁아서 둥글게 다듬을 수 없다는 문제가 있는데..
머 요게 음질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겠냐며 내 귀로 구분 안될 정도의 미미한 정도일거라며 스스로 위로하면서 걍 직진하기로 한다.. 고고씽..
그런데.. 삽질이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휴.....
유닛이 들어가야 할 구멍이 좀 작아서 살짝 구멍을 키워야 하는데 이걸 어떻게 할까 하다가 끌로 좀 다듬기로 했다.. 처음엔 살살살 하다가 시간이 오래 걸려서 조금 힘을 줬더니 스피커 안쪽이 쩍 갈라졌다.. 아오오오오!!!
배플 잘라내고 새로 재단해서 다시 붙여야 하나 어쩌야 하나 고민 많이 했는데 다행히 선생님이 경화제를 사용해서 갈라진걸 메꿔서 거의 티 안나게 붙여 주셨다.. 사실 티는 많이 나는데 밖에 보이는 부분은 아니니까.. 얘기 안하면 아무도 모르니까.. -_-;;
전면 배플이 너무 각지면 그 모서리에서 음파가 난반사가 된다나 뭐가 어떻게 된다고 했는데 여튼 음질에 나쁜 영향을 준다.. 그래서 많은 스피커들이 모서리가 둥글거나 유닛이 달린 부분이 앞으로 툭 튀어 나오기도 하고 그런 것.. 물론 저가형 스피커는 그런거 없고..
모서리를 둥글게 깎아내려고 트리머로 징징징 밀어줬다.. 그런데.. 원래는 그냥 둥글게만 해주려고 했는데 트리머 날을 너무 많이 빼서 약간의 턱이 생겼다.. 그래서 헉 하고 놀랬는데 다시 보니까 어라 이거 괜찮은데? 싶어서(빠꾸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그대로 직진..
나중에 선생님도 턱을 주고 깎은게 더 괜찮아 보인다고 하셨다.. 마치 의도한 것처럼 실수로 이렇게 한거라고 굳이 말씀 안드리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라고 대답했다.. 핫핫핫..
턱이 생겨서 모양은 이뻐졌는데 문제는 그 사이에 탄 자국들.. 마찬가지로 트리머로 둥글게 다듬은 부분에 남아있는 나무 탄 자국들을 없애는 일.. 전체적으로 정성스럽게 샌딩을 해주고 손가락에 사포를 감아서 으다다다다다다다다다 샌딩 샌딩 샌딩..
처음에는 안될 것 같았는데 으다다다다 으다다다다다다다 으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하다보니 거의 다 없앴다..
온갖 삽질과 처음 생각하고는 약간은 다른 모습이 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진도 뽑아서 오일칠 시작!!
검은 자국 다 갈아낸 근성은 정말 인정!!
오일칠 후에 나무 색이 살아나면서 꽤 때깔이 좋아졌다..
이렇게 노랗지는 않은데;;
두번의 오일칠 후에 집으로 가지고 와서 스파이크도 달아주고 그전에 쓰던 스피커를 밀어내고 책상 위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드디어 테스트 시작..
눈을 감고 들으면 싱어가 한 30~40cm 앞에서 노래를 하는 것같은 느낌이 너무 좋다.. 대신 유닛이 작아서인지 저음이 거의 없다.. 심하게 없다.. 정말 없다.. 잔잔한 음악을 들을 때는 기존 스피커에 비해서 해상력이 많이 좋아서 여러가지 악기 소리들이 들리는건 참 좋은데 저음 어쩔... 영화를 틀어봤더니 이건 처참할 정도..
스피커 안에 솜을 채워 넣었다.. 솜을 넣으면 고음이 좀 다듬어 진다고 하는데 저음도 약간은 풍성해졌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작업 한거라서 솜도 크리스마스용 솜으로..... ㅎㅎㅎ
젤 왼쪽이 솜 채우기 전, 가운데가 솜 채워 넣은 후, 젤 오른쪽이 이전에 쓰던 스피커..
이 글을 쓰면서 다시 그래프를 다시 보니까 저음이 풍성해졌다기 보다는 중간음이 피크 치던게 좀 줄어들어서 톤이 약간 부드러워진게 아닐까 생각된다.. 여튼 듣기에는 좋아진게 느껴진다..
이렇게 첫 스피커가 완성됐다.. 생각보다 많이 부족한 저음 때문에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많이 뿌듯하고 이쁘기도 하고 좋다..
스피커에 선을 연결하고 앰프에 연결해서 노래 하나를 틀고 어떤 소리가 날지 설레이는 그 느낌이 참 좋았다..
지금은 2호기를 구상중인데 2호기는 2way라서 1호기 보다는 훨씬 풍성한 사운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튜닝할 수 있는 여지도 많아서 맘에 드는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거라 기대하고 있다..
1호기는 이렇게 끝낼까 하다가 Back loaded horn 방식이라고 인클로저 안을 horn 역할을 하도록 음파를 뺑뺑이 돌려서 저음을 강화시키는 방법으로 다시 만들어보려고 한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ㅎㅎ 위 그래프에서는 200Hz 미만이 수직으로 떨어지는데 일단 이론상으로는 아래와 같은 주파수 특성이 나온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내가 사용한 같은 유닛을 사용해서 Back loaded horn 타입으로 만들었을 때 특성 그래프.. 70Hz 근처까지도 주파수가 싸라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