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sk 는 피하는 것이 아닌, 품는 것이다.

by 이승훈 Hoon Lee


커리어를 염두할 때, 보통 max 3년 뒤를 본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승진/보상 체계가 가장 자본주의적으로 운영되는 Professional firm (컨설팅, IB, PE 등)들의 시스템이다. 10년 내 Associate, Senior, 팀장, 이사, 파트너까지 정주행 할 수 있는 체계. 물론 반전은 파트너 승진 시.. 또 다른 5~7단계가 있다는 것 (그것이 자본주의의 본질이다. 10년 뒤가 끝이 아닌.... 이제는 회사에 돈을 벌어다줘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10년의 시작이라는 것)


그런데 이렇게 3년 framework 으로 커리어 설계하는 것 자체가 사실 매우 큰 Risk 이다. 3년 단위로 봤을 때, Risk를 줄이면서 보상을 최대한 늘리고자 생각하는 사고의 흐름 자체가, 20년 뒤 매우 큰 Risk 를 직면하게 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Risk 는, 100세 시대에 50세 이후에 나에게 찾아오는 일이 끊기고, 내가 만날 수 있는 사람의 범주가 매우 좁아지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찌 보면 여전히 힘이 남아있고 역량이 남아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 자체가 없어지고, 무엇보다 '나는 이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라고 나라는 사람이 나를 단념하는 사람이 되는 것.


50세까지 돈 바짝 벌어서 그 이후는 편하게 즐기겠다는 생각 자체가 틀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일단 50세까지 바짝 번다고 해서 여생을 편하게 즐길 정도의 자본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렇게 된다고 해서 과연 행복할까? 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창업 후 느꼈던 가장 불안했던 순간은, '일이 멈추는 것'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 이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어도, 내일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그래도 뭐라도 할 수 있는 것인데... 그 내일이 주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가장 두려웠다. 그래서, 지금도 매일 기도의 시작은 '오늘 일할 수 있는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도 일할 수 있는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다.


인생의 가장 큰 Risk 는 1) 스스로를 낮춰보게 되는 것, 그리고 스스로를 단념하게 되는 것, 2) 내가 무엇인가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이상 주어지지 않는 것, 3)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그 기회를 만들면 되는데, 스스로 기회를 만드는 법을 잃어버리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 관점에서 생각해봐야 한다. 나는 지금 가장 큰 Risk 를 줄이는 커리어를 살고 있는지? 순간의 Risk 는 피하고 있지만 가장 큰 Risk 에 대한 대비는 전혀 안되어있는 삶을 살고 있는지?


또... 위의 관점에서 마지막으로 공유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창업 후 진짜 배운 것 중 하나는 'Risk 를 온전히 품고 사는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이다. Risk 는 피하는 것이 아니라 품는 것이다. Risk Return 은 진리이기 때문이다. Return 을 원하는 Risk 를 품어야 한다. 창업은 Risk 를 반강제적으로 품게 했는데 그게 참 도움이 되었다. Risk 가 먼저 찾아오고, Risk는 나중에 찾아오는 & 그마저도 불확실하지만, Risk 가 찾아오지 않으면 Return 도 결국 없다는 진리를 살게 만들어줘서 감사하다.


Risk는 피하는 것이 아닌, 품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Risk 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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