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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완 기자 Aug 29. 2022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기사로 시작한 한겨레21

한겨레21로 옮긴 뒤 글이 뜸했습니다.

오래간만에 돌아온 주간지 생활이지만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겠지요.

춘추관에서 막판 많은 것을 썼기에 그만큼 더 쓰기도 어려웠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주간지에서도 대통령 관련 기사를 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대통령이 잘되었으면 하는 마음과 함께 왜 이정도 밖에 보여주지 못하나 하는 마음도 같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전에 한겨레21에서는 경제 기사를 주로 썼었는데, 이번에는 정치 기사를 많이 쓰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한겨레21에서 글도 차차 풀어보겠습니다. 


***

처음 이 기사를 준비할때만 해도 

평론가와 학자, 국민의힘과 전 청와대 관계자 등에게 묻기 시작한 질문은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 5년을 끌고갈 비전으로 무엇을 세웠다고 생각하나' '어젠다의 부재가 빠른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지는 않나' 였다. 


그런데 전화를 받은 이들은

비전이나 어젠다로 짚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비전이나 어젠다는 기자들이 생각하는 문제지, 국민들이 보는 실망감은 훨씬 크다는 것이었다. 한 마디로 도대체 용산으로 집무실 이전한 거 말고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물가 등 경제고와 나토 등 외교현장의 실패, 홀로 흡족해하는 인사 등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윤석열 현 대통령처럼 자꾸 불러내야 하나 싶지만, 아는 게 좁으니 이해를 부탁드린다) 청와대에서 가장 경계하는 것 중의 하나가 '무능' 론이었다.  코로나19 대확산 당시 백신 문제 등이 불거졌을때 청와대(물론 소통수석실을 말하는건 아니다)는 필사적으로 문 대통령과 백신 부족 문제를 떼어내려 노력했었다. (이게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를 별개로 하더라도) 백신을 따내기 위해 현장을 뛰는 모습을 만들어내는데 외교적, 기업적(아... 이건 복잡하다 ㅎㅎ)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예를 든 것이지, 다 아시는 다른 건;;;;;)


그래서, 취재원들의 이야기는 두개로 모아졌다. 


첫째 대통령이 정치적 행정적 자원을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필요한 부분에 써야, 정부가 움직이는데, 대통령이 신경쓰는 것은 다른 부분인 거 같다. (남북정상회담 이벤트도 없는데 통일부가 이렇게 자주 뉴스 나오는거 처음 본다)


둘째 대통령도 자신이 처음 해본다고 토로하는데, 주변 참모들이 참모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 분은(페북에 이름을 써도 될지 몰라서 ㅋ) 경제나 외교를 이른바 전문가에게 맡긴 것은 좀 시간을 두고 지켜봐도 될 거 같은데, 용산의 정무나 홍보 기능은 엉망진창이라고 평했다. 


암튼 취임한지 60일 만에 '무능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1. "프리미어 축구 경기를 시청하고 책도 봤다" 솔직하다고 해야하나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해외 순방을 떠나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동행한 기자들만 '영화'를 보지, 수많은 일정을 기다리고 있는 대통령 조차 "프리미어 축구 경기를 시청하고" 있는지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물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만나서 이야기하려면 토튼햄 손흥민도 이야기해야 하니, 프리미어 리그도 좀 보고 그러면 좋겠지. 국제무대 첫 데뷔인데 긴장도 풀고 그럴려면... 


그런데 이것을 대통령이 담백하게 "축구도 봤다" 라고 기자들에게 이야기하는건 별개의 문제다. 윤석열 대통령은 해외 정상과 정상회담을 어떻게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는 것일까? 


2. 그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윤 대통령은 마드리드로 가는 전용기 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떤 마음가짐으로 왔느냐’는 질문에 “특별한 마음가짐이 있겠느냐”고 했다... 아...


그 전에 윤 대통령은 ‘사흘간 최소 14건의 외교행사를 소화하게 되는데 일정 준비를 잘하셨느냐’는 기자 질문에 “나토 동맹국, 초청받은 파트너국 회담이 2시간 반 (진행)되고, 나머지는 짧게 짧게 진행된다”며 “얼굴을 익히고 간단한 현안들이나 서로 확인한 다음에 ‘다시 또 보자’ 그런 정도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3. 내가 지켜본 정상회의는 "얼굴을 익히고 간단한 현안들이나 서로 확인한 다음에 '다시 또 보자' 그런 정도로 만나"는 자리는 아니었다. 물론 공식 정상회담이 아닌 다자회담 중에 열리는 풀 어사이드 회담을 하게 되면, 다음을 기약하며 몇마디 나누고 헤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바쁜 일정 가운데 시간을 쪼개 정상들이 만난다는 것은, 실무진들이 협의한 내용을 정상들이 확인하고, 편지나 전화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정상의 진의를 얼굴 맞대고 이야기하는 자리라고 생각하는데...... 윤 대통령은 특별한 마음가짐이 없나 보다 ㅎㅎ   


3. 그렇게 쉽게 생각했던 일정인지 몰라도, 나토 정상회의 참석 첫 일정으로 대통령실이 공개했던 핀란드와의 정상회담이 취소되었다고 한다. 핀란드에 어떤 사정이 있는지 모르겠으나, 현재 나토 정상회의가 개막한 게 아니기 때문에 정상회의 중에 잠깐 옆으로 나와 진행하는 풀 어사이드도 아니고 정식 정상회담 방식으로 준비되었으리라 추측된다. 그런데 취소되었다고? 


문재인 정부때 해외순방 전 기자들에게 공지되는 대통령 일정은 비행기 타기 전까지 불확실성이 많았었다. 정상회담을 요청한 나라들을 골라내고, 그 나라들 역시 한국 말고도 만날 정상들이 많으니 서로 일정을 조율하다 보면, 최종적으로 확정짓지 못하는 것이었다. 국가안보실도 정상회담 최종 확정 전까지 기자들에게 공개하는 것을 꺼려했다.


예를 들어 바이든 대통령과 조우하는 단 몇 분의 인사도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중요한 일정이기 때문에, 시시각각 바뀌는 미국 대통령의 동선과 맞추는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한다. 물론 나중에 보여지는 모습은 우연한 조우 처럼 보이게 만들지만. 그만큼 치밀하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윤 대통령이 마드리드로 떠나기 전 대통령실이 공지한 정상회담 일정을 보면서, 이렇게 많이 만나는게 전부 확정이 되었다니, '국제무대 첫 데뷔라 준비 많이 했네' 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첫 일정부터 '꽝' 이라니? ㅎㅎ  정상회담 건수를 올리는데 너무 성급했던 거 아닌가. 


4. 암튼 어렸을 적 톰 클랜시의 소설을 보면서 '나토'는 러시아가 싸우는 것이지, 아시아까지 확장하는 것을 상상도 못했고. 컴퓨터 게임 '레드얼럿'을 하면서 연합군이 소련군과 싸우는 것은 이제 흘러간 역사라고 생각했는데.... 한국이 나토 정상회의에 초대되는 역사를 보고 있다... 이런 전무후무한 정세 변화 속에 윤 대통령은 철저히 준비하고 스페인으로 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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