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의 꿈
휴대폰 압수·순찰관리…'스파르타 독서실' 찾는 2030
...수험생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혼자 공부하는 데 애를 먹어 관리형 독서실을 등록했다는 공시생 양 모씨는 "혼자 독서실에 앉아 있으면 잡생각이 들어 집중이 안 될 때가 많았다"며 "관리형 독서실 이용객들이 집중도 잘되고 공부량도 많아져 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어 1시간 거리지만 등록하게 됐다"고 말했다.(매경 ‘20 2/16 일자 기사)
이 기사를 보니 학창 시절 내내 통제에 익숙해진 이들이 만든 웃픈 현실이란 생각에 씁쓸했다.
그리고 한국사회가 이런 ‘스파르타 독서실’이 돈을 벌 수 있는 수요가 탄탄한 시장이라는 사실도 안타까웠다.
그런데 이어지는 봉준호 감독님에 대한 기사가 참 대조적이다.
봉준호·BTS는 어떻게 '월드클래스'가 됐나... 독자적인 세계관... 봉준호 감독의 데뷔작인 '플란다스의 개'(2000)부터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마더'(2009), '설국열차'(2013), '옥자'(2016), '기생충'(2019)까지 봉 감독의 모든 영화도 뫼비우스의 띠처럼 하나로 연결되며 거대한 '봉준호 월드'를 만든다. 그의 영화에는 지하공간이 있고, 냄새가 있고, 터널이 있다. 공교히 나뉜 계급이 있고, 모호한 선악의 구분이 있다.(매경 ‘20 2/16 일자 기사)
봉 감독님이 공무원 준비를 위해 아이패드와 핸드폰을 반납하고 독서실에 앉아있는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다. 노량진 어느 공시생 학원에 앉아 받아쓰기를 하는 모습도 상상하기 힘들다.
어떠한 삶의 모습이든 나름의 빛과 향기가 있겠지만 나는
스스로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한 이들에게 끌리곤 했다.
나는 비록 회사에 기생하는 기생충의 삶을 살고 있지만 언제나 봉 감독님과 같은 예술가적 삶을 꿈꿨다.
미생의 꿈...
‘내가 하고 내가 감동해야 예술이 된다.’라는 글을 어디선가 읽었는데... 오늘 아침 내가 하고 내가 격하게 감동하는 그런 삶을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