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영화를 별로 흥미를 느끼지도 않고, 간혹 유명세에 끌려 보다가 중간에 중단하기 일쑤인데..
어쩌다가 보게 되었고, 영화의 빠른 전개와 이상하게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매력에, 숨 한번 못 쉬고 끝까지 본 기분이다.
정치인들도 용병들도 장군들도 사병들도 나오는 모든 사람들과 장면들과 대화들이 너무나도 현실적이었고, 너무 현실적이어서 다른 영화들처럼 복선도 없고, 점증되는 클라이맥스도 없고, 카타르시스도 없다. 그런데 너무 재미있었다. 잘 만들어진 영화들이 훌륭한 요리라면, 이 영화는 구수한 숭늉같이 아무 자극도 없지만, 우리 삶의 모습을 그대로 공감할 수 있게 제공해 준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단순하고 빠르게 지나가 버리는 사건들과 장면들과 대화들의 이면에 존재하는 우리 삶의 복잡함을 알기 때문에 더 완전히 몰입이 된 것 같다.
몹쓸 독재자와 정치인들에 대한 고발이아 그들에게 희생된 비참함에 포커스 하지 않고, 아일랜드 사람들의 답답할 정도의 단순함과 순수함에 빠져들게 하는 참 좋은 영화를 봤다.
https://www.netflix.com/title/80041653
*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영화에 대한 기록입니다. 아주 주관적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