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쓰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라 Jun 16. 2019

표선 포제단에 서서

앞으로 또 1년을 잘 보낼 수 있기를


포제단이라고 썼지만, 사실 이것이 봉화를 올리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지 제사를 지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지 잘 알지 못한다. 만들어진 목적이 어떤 것이든 이곳에 머물러 앞으로의 일 년을 빌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어떤 바람을 빌 제단으로써의 역할을 했다.


제주로 이주한 지 벌써 1년의 시간이 지났다. 시간이 참 빠르다고 생각되는 요즘이다.

일 년이라는 시간 동안 적잖게 많은 일이 있었다. 아프고 힘든 일도 있었지만 대체로는 즐거웠던 하루가 많았다.

여태껏 살아오며 요 근래만큼 여유를 가지고 살았던 적이 있었던가.


하지만 그럼에도 마음 한편이 어쩐지 불안하고 숨통에 이물질이 낀듯한 호흡이 지속되는 것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물론 이런 걱정과 생각은 평생을 해도 쉬이 나아질 것 같진 않다.


표선 포제단에 서서 앞으로의 일 년을 잘 살게 해달라고 빌었다.

그리고 내년 이쯤에도 이런 글을 또 작성하게 된다면 그때는 지금보다 희망찬 글을 적을 수 있기를...




매거진의 이전글 동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