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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의별 Feb 08. 2024

여행은 언제나, ‘다녀온 혹은 떠나지 않은’

여행의 시작과 끝

예전에 썼던 글들을 훑어보다, 꽤 오래전에 인스타그램에 남겼던 글을 발견했다.


여행의 시작은 출발이 아니라 떠나기로 마음을 먹는 순간이다. 행하기 전에 꿈꾸고 소망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의미 있다고 믿는다. 그렇게 우리는 오늘도 여행을 한다.


당시 코로나로 인해 직접적인 해외여행이 쉽지 않은 때였다. 하지만 당장 여행하진 못하더라도 다음의 여행을 계획하고 꿈꾸는 모든 시간이 여행의 일부로 느껴지곤 했다. 물리적으로 여행하지 않아도 마음은 늘 여행하는 기분일 수 있었으니까.


그렇다면, 여행의 끝은 언제일까?


처음 든 생각은, 여행은 두 번에 걸쳐 끝이 난다는 것이었다.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것이 첫 번째 끝이고, 다녀온 여행에 대한 기록을 정리하는 것이 두 번째 끝.


하지만 나는 곧 여행에는 시작도 끝도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여행은 시작과 끝이 불분명한,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것이라고.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수시로 지난 여행들을 추억한다. 추억의 상자 속에 차곡차곡 담긴 여행들은 그렇게 시도 때도 없이 다시 꺼내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어떻게 여행에 완전한 끝이 있을 수 있겠는가.


어딘가로 떠나기로 마음을 먹는 순간부터, 다녀온 뒤 계속해서 떠올리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우리는 여행하지 않은 날이 없다. 지난 여행도, 아직 하지 않은 여행도, 그렇게 계속해서 현재진행형으로 살아있다.


그러니까 여행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잊고 살지 않는 이상, 우리는 항상 여행 중이다.

* 단편적인 여행에세이들을 기록하고 있는 브런치 매거진의 제목 ‘다녀온 혹은 떠나지 않은’에 대해 물어본 이가 있어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 새로운 에세이를 구상 중이다. 여행과 관련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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