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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레스트 Aug 27. 2022

작은 변화

22.08.27 매일매일 부지런히 프로젝트 - 글쓰기 part 1

어떻게 잘라 드릴까요? 

짧게요. 아주 짧게. 아무도 저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아주 짧게요. 


머리를 자르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단지 멋을 내기 위해서도 있지만 새로운 다짐을 하기 위해서 머리를 자르기도 한다. 오늘의 나처럼. 


남자가 머리를 자르는 이유는 아무 의미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남자도 똑같은 사람인데 왜 아무 의미 없겠는가? 조금 더 자신의 마음을 다잡기 위해, 머리를 하거나 자르지만, 사실 남자의 경우 그 길이 자체가 드라마틱하지 않기 때문에 효과가 작아서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머리를 자른다는 행위는 다르지 않다. 


혹시 조금 더 다듬고 싶은 곳 있나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딱 좋아요. 


어느새 머리가 다 되었는지 기장이나 스타일이 마음에 드는지 물어본다. 헤어숍에 오기 전과 분명히 똑같은 옷을 입고 있지만, 완전히 달라진 모습의 내가 앉아 있다. 뭔가 새롭다. 가게의 문을 열고 나오는 발걸음이 조금 더 가벼워진 듯하다. 원래부터 다른 사람이었던 것 같은 느낌. 


한층 따분했던 기분도 조금 더 괜찮지는 듯했다. 새롭게 분위기를 바꾸어야 하는 이유는 이런 이유 때문인가 보다. 발걸음 하나하나가 힘이 있었고, 그 전에는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가 두려웠는데, 전혀 그렇지 않게 되었다. 


저기, 혹시 버스 정류장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죠? 


예전이었으면, 못 들은 척했을 질문에도 친절하게 먼저 다가가 대답을 해주기 시작했다. 분명히 바뀐 건 하나인데, 처음부터 다른 사람이었던 것 같은 느낌이다. 작은 변화 하나가 큰 변혁을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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