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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고래 Jul 26. 2020

주니어를 위한 취합 업무의 기술

모두가 싫어하지만 한 번쯤은 해본다는 바로 그 업무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피하고 싶지만 결코 피해 갈 수 없는 업무가 있으니, 바로 [취합]입니다. 수 없이 많은 협업 툴이 있지만 아직도 많은 회사들이 이메일을 통한 취합 업무들을 하고 있습니다. 팀 레벨에서 휴가 계획을 취합하거나 점심 뭐 먹을지 정하는 정도는 업무라고 하기도 어려운 수준이지만, 영업 사업부의 실적 취합이나, 현황 취합 등으로 들어가게 되면 이 자체가 하나의 업무가 됩니다. 이런 업무들은 보통 신입사원이나 주니어급들에게 주어지게 되는데, 일단 업무 자체가 속칭 '짜치는' 데다가 본인보다 선배인 다른 사람들에게 기한 내에 양식을 채워달라고 해야 한다는 점에서 직장 내 스트레스의 주범 중 하나 입니다. 

 오늘은 이렇게 '짜치지만' 피해 갈 수 없는 취합 업무를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빨리 해결할 수 있을지, 저의 경험을 토대로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취합의 목적과 필요한 결과물을 사전에 확실하게 파악한다.

 회사에서 보통 본인이 하고 싶어서 취합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은 팀장님, 상무님 등 '윗 레벨'에서 무언가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고 싶을 때 요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00 씨 상무님께서 로드샵 사업 전략 수립을 위해서 현재 각 매장의 효율성을 정리해서 보고 싶으신가 봐, 작년과 올해 비교해서 매장별 인력현황과 수익성, 인테리어 투자금, 평균 매출을 취합해서 언제 언제까지 정리해줘요."라고 말하는 팀장을 만난다면 당신은 행운아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들은 "00 씨, 로드샵 매장 현황 좀 취합받아요."라고 매우  간소화된 지시를 받게 됩니다. 이럴 경우 추가 질문을 하지 않고 업무를 그대로 진행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문제 1. 필수 정보의 누락 : 이 취합의 최종 목적은 매장들의 전반적인 효율성을 평가하고, 다음 단계의 의사결정을 하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채로 취합을 진행하게 되면 이에 필요한 필수적인 정보 (수익 현황, 인력현황)등을 빼먹을 수 있습니다.

-문제 2. 불필요한 정보 파악으로 인한 비효율 : 취합은 많은 사람들에게 내 업무를 지원하도록 요청해야 하는 일이고, 보통 정해진 기한이 있기 때문에 필수적인 정보 중심으로 빠르게 진행하는 것이 효율이 좋습니다. 취합의 구체적인 목적과 필요사항을 모르면, 불필요한 정보 때문에 너무 많은 것을 다 파악하려고 하면 시간도 오래 걸릴뿐더러 동료들의 원성을 살 수 있습니다.


#체크포인트 1

 모든 업무가 그렇지만, 많은 사람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만큼, 업무 오더를 받았을 때 이 취합의 구체적인 요구사항에 대해서 명확하게 파악하도록 합시다. 

- 목적 : 이 취합은 왜 하는 것인지? 최종적인 목적이 무엇인지? 

- 기한 : 취합의 기한은 어떻게 되는지? (취합 자체의 기한 + 취합 완료 후 정리해서 보고해야 하는 기한 종합)

- 정보의 종류 : 필수적인 정보는 무엇인지? 그 정보의 형태는 어떠해야 하는지? 필요 없는 정보는 무엇인지?


만약 위와 같은 질문을 했을 때 '그 정도는 알아서 해.'라고 말하며 귀찮아하는 상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 상사가 이상한 것인지 본인이 이상한 것이 아니며, 또 업무 파악이 명확히 안 된 채로 진행했다가 문제가 생기면 나만 혼날 것이기 때문에 꿋꿋이 질문하도록 합시다. (물론 이게 이미 여러 번 진행했던 업무이거나 본인이 진짜 알아서 해야 할 만큼 '짬이 충분한' 상황이라면 예외입니다.)


2.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윗분들은 보통 회사 시스템/협업 툴 등에 약한 경우가 많아서, 대부분 메일을 통한 취합 방식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해당 정보가 굳이 취합을 받을 필요 없이 시스템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고, 다양한 협업 툴을 활용해서 굳이 메일링을 하지 않아도 더 편하게 정보를 모을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보통 소위 '일 잘한다는 선배들'이 알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적극적으로 물어봐서 더 편한 방법을 찾아보도록 합시다.


#체크포인트 2

- 취합을 안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찾아본다 : 궁극적인 목표는 '정보의 획득' 이므로 굳이 취합을 안 하더라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알아본다.

- 더 효율적으로 취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본다 : 이메일이 가장 고전적인 취합 방법이지만, 최근 협업 툴 등 다양한 방식들을 활용할 수 있는지 고민해본다.


취합에도 나름 청사진이 중요합니다


3. 취합 요청은 최대한 빨리, 당당하되 매너 있게

 남에게 무언가를 부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나 신입사원/주니어 레벨이 동료들에게 취합 요청을 하는 것은 익숙해지기 전에는 매우 꺼려지는 일이기에, 뜸을 들이다가 늦게 요청을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럴 경우 요청을 받는 상대방은 그만큼 작업시간이 짧아지고, 본인의 업무 스케줄을 급하게 조정해야 합니다. 이런 이유로 요청은 최대한 빨리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상대방도 기한에 맞춰서 작업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충분한 시간을 줘야 상대방에게 기한 내로 작업을 완료해달라고 요구하기가 편해집니다.

 같은 맥락에서, 관리자가 아닌 내가 누군가에게 업무 요청을 해야 하는 것이기에 위축될 수도 있지만 어차피 다 같은 프로이고 회사일을 하는 것인데 크게 눈치 보지 말고 당당하게 요청하도록 합시다. 물론 윗사람이 시키는 느낌이 아닌, 매너 있는 언어를 활용해야 하겠죠. 


#체크포인트 3

- 취합 요청은 최대한 빨리 한다. 동료의 작업시간을 확보해주자.

- 요청은 매너 있는 언어로 당당하게 하자.


4.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구체적으로 요청한다. 

 무언가 부탁하는 것이 미안해서, 또는 그냥 귀찮아서, 대충 '매장 현황 좀 보내주세요~ 양식은 자유입니다.' 이렇게 요청을 보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취합 요청은 관리자의 지시는 아니지만 업무 지시와 유사한 성격을 갖습니다. 애매모호하게 이야기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피차 힘들어진다는 것이죠. 애매모호하게 취합 요청이 갈 경우 제 때 회신을 받기도 힘들고, 내가 추가 작업을 많이 해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최악의 경우는 꼭 필요한 정보가 누락돼서 똑같은 작업을 두 번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취합 요청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구체적으로 하도록 합시다. 


#체크포인트 4

-  이 취합이 어떤 목적으로 쓰이는 것인지, 기한이 언제까지인지, 회신은 누구에게 어떻게 하면 되는지 구체적으로 기재해주도록 합시다. (메일로 보낼 경우 보통 메일 본문에 기재합니다)

- 양식을 구체적으로 만들어서 넣어줍니다 (보통 엑셀 파일)

- 양식에는 예시를 하나 만들어서 넣어줍니다 (보통 엑셀 파일)


[메일 예시] 안녕하세요 00팀 00입니다. 

00년도 하반기 전략을 위한 매장 현황 파악을 위해 다음의 내용을 취합 요청드리게 되었습니다.

바쁘신 와중에 많은 도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요청 내용 : 팀별 00 브랜드 매장 현황 (상세 내역 첨부파일 참고)

- 요청기한 : 00월 00일 00시까지 

- 수신처 : 첨부파일 작성 후 00에게 송부


[취합 파일 예시]


5.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하자.

 보통 취합 업무는 모두에게 귀찮은 작업이기 때문에, 필요한 정보가 모두 모이고 나면 하나의 파일로 합친 후 그대로 윗분들이나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하게 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누락된 정보는 없는지, 정보는 모두 같은 포맷으로 입력이 되어있는지 확인해서 목적에 부합하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왕 하는 일인데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해서 괜히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안 좋은 소리를 듣는 일이 없도록 합시다. 또한, 취합의 목적이 '현황 파악'인만큼 현재 현황이 어떤지, 특이점은 없는지 스스로도 한 번쯤 결과물을 분석해보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습니다.


#체크포인트 5

- 누락된 정보는 없는지, 정보는 모두 같은 포맷으로 되어 있는지 최종 확인합니다.


 빅데이터가 활용되는 이 시대에 이메일로 취합을 하는 것만큼 비효율적인 일이 있을까 싶습니다만은, 모든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 시키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10년 뒤에도 취합 업무는 남아있기는 할 것 같습니다.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라면 빠르고 깔끔하게 해결하고 즐거운 퇴근을 하도록 합시다.



*글을 쓰고 생각을 담는 모임, #쓰담의 멤버로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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