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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긴기린 Jul 17. 2017

매너리즘

7월 17일 일기


ㅇ 얼마 전 정성일 평론가 GV를 다녀오고 생각이 많아졌다. 여태까지 쓴 영화 평론을 다시 보게 됐다. 내 글들이 지나치게 추상적이진 않았을까. 겉멋만 들었던 건 아니었을까. 오늘까지는 영화 ‘택시 운전사’ 후기를 쓰려했는데 꽤나 어려운 작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ㅇ 사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요즘 자꾸 현실감각이 떨어지고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그런 거 같기도. 오늘부터는 달라져야지. 말은 하고 있는데 이미 머리 속에서는 그냥 쉬라고 소리치고 있다. 보통 이런 일이 생기면 해결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 나를 끊임없이 바쁜 존재로 만들어 버리기. 다른 하나, 정말 지긋지긋하고 질려서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쉬기. 후자의 길을 선택하다 영영 놀아(?) 버리면 어떡하나 두려워졌다. 그래서 요즘 자꾸 새로운 일을 시도하려 한다. 책 모임에 가입한다던가, 자격증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던가. 새로운 일에는 용기가 필요한데, 어떻게 될지 몰라    


ㅇ 아 지금 생각을 정리해보니깐 다른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동안 했던 행동들을 사실 아무 생각하기 싫어서 그랬던 것 같다. 생각하기 싫다. 공부하기 싫은 줄 알았는데 그냥 무언갈 생각해내고, 그 일에 대해 고민하는 일이 싫어진 거였다. 추진동력을 잃은 느낌. 어느 순간 낮아진 자신감과 불안감이 날 괴롭히고 있다. 내가 상처받을까 봐 자꾸 모든 일을 어느 순간 회피하고 있다.     


ㅇ 역시 오늘도 자아성찰의 일인자답게 신명 나게 자아성찰을 했다. 제발 다음 일기에는 덜 우울한 이야기로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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