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다 :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 리뷰
<타다 :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은 우리가 사랑하는 서울의 모습들을 멋진 영상과 재즈로 아주 아름답게 그려낸다. 예술이다. 마치 타다에 편하게 몸을 싣고서 서울을 구경하다가 타다 팀의 이야기를 듣는 듯했다.
VCNC의 성장은 대학 시절, 서비스 유저로 자연스레 알게 됐다. 당시 귀여운 서비스를 내놓은 이 조직이 지금의 모빌리티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불러올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심지어 직장인이 되어서도 야근할 때를 제외하고는 택시 이용을 꺼려서 타다 베이직을 이용하는 것은 내게 진입장벽이 높았다. 그럼에도 전혀 다른 결의 비즈니스를 개척해가는 VCNC를 서비스 종료일까지 막연히 응원했는데, 이렇게 브랜드 필름으로 다시 만나게 돼 너무 반가웠다.
최근에 나는 스포츠 브랜드로 성장할 스타트업에 합류하게 됐다. 스타트업만 벌써 네 번째인 셈이다. 그러다 보니 이들의 이야기를 보다 많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브랜드는 끊임없는 문제 해결을 통해 단단해지고, 유저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다. 그 과정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이슈가 생겨 해결하지 못하면 생존 문제로 직결된다. 그런 힘든 과정을 이겨내기 위해 무엇보다 동료들과의 케미가 참 중요하다는 걸 다시 상기시켰다.
열정의 기름 붓기(aka. 당시 경쟁사라고 여겼던)의 공동대표였던 재선님과는 페북 친구로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데, 이번 여름에 처음 만나 요헤미티를 함께 런칭한 지 이제 3개월이 조금 지났다. 아직 둘 뿐인 작은 팀이지만,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고 존중과 실력이 베이스인 대표와 함께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이다. (이 글을 쓰고 있을 때, 리지가 합류했다)
조직 문화는 개인의 동기부여와 조직의 성장에 큰 영향을 가져온다. 그 과정 안에서 자연히 서로에 대한 믿음도 생기기 마련인데, VCNC도 그런 조직이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물론 내부에서 바라보면 평탄하지만은 않았을 테지만, 깊은 신뢰가 바탕이 되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쓰러지지 않고 단단하게 넥스트를 준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영화가 중반을 넘어서자 오랜만에 저 깊은 곳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느껴졌다. (아마도 열...정?)
지난날들이 스쳤다.
영화에서 거듭 강조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과 문제 해결이다. 방향성을 어떻게 잡아 나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늘 하게 되는 것 같다. 다양한 스타트업에 몸담으며 다양한 관점의 문제 해결 방식을 바라봤을 때, 어떤 방법론보다도 우선순위를 어떤 가치에 두느냐에 따라 모습이 크게 달라졌다. 그게 스타트업의 참 매력인 것 같다.
숨 고르기를 마치고 새로운 서비스를 개척해 갈 타다 팀은 앞으로 어떤 혁신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또 이런 좋은 콘텐츠로 둥지를 옮긴 내게 동기를 불어넣어 줘서 고마웠다. 나는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요헤미티에서 건강한 동료들과 함께 다시 뜨거워지려고 한다.
시작은 타다 리뷰였지만, 어쩌다 보니 스타트업 7년 차 BX 디자이너의 회고 같고 그렇네요.
서툴지만 앞으로도 자주 만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