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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yKwon Aug 15. 2022

왈가닥 나오미의 하루

예민함과 둔감함 속에 숨어 있는 감각처리 장애

#_


- 으앙!!!!!!


갑작스러운 울음소리가 평화로운 교실의 공기를 갈랐다. 구석에서 빨개진 얼굴로 울고 있는 소피아를 발견한 선생님이 달려와 주위를 살폈다.


- 나오미가 물었어요!

- 괜찮니? 아프겠구나. 선생님이 금방 아이스팩 가져올게.


빨갛게 부어오른 소피아의 손등 위로 굵은 눈물 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선생님은 얼음찜질을 하며 조심스레 아이의 상처를 살폈다. 휴...... 오늘은 별 탈 없나 했더니. 친구를 물은 나오미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자신의 손등을 잘근잘근 씹고 있었다. 선명하게 난 잇자국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며칠 전 나오미에게 물린 또 다른 상처가 아직 가시지 않은 것처럼. 아이들을 바라보는 선생님의 얼굴에 곤혹감이 느껴졌다.


- 나오미,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 수 있니?


선생님이 나오미의 눈높이에 맞추며 말을 건네 보지만 아이는 쉽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대신 호기심을 가득 실은 눈동자는 교실 이곳저곳을 살피는 중이었다. 손등을 씹고 있는 입에서는 노래인지 뭔지 모를 허밍이 흘러나왔고 그에 맞춰 좌우로 몸을 흔드는 모습이 꽤나 부산스러웠다.


- 나오미, 소피아가 왜 우는지 알아?

- 제가 물었어요.

- 친구를 아프게 하는 건 잘못된 행동이야. 입으로 깨무는 대신 말로 표현해야......


선생님은 아이가 대화에 집중하지 않고 있음을 깨닫자 말문이 막혔다. 여러 차례 이름을 불러도 쉬이 고개 돌려 응답하지 않는 아이, 하루 종일 신나게 떠들고 정신없는 아이, 눈길을 마주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아이. Mouth is not for biting. 수차례 반복하는 말로 나오미의 무는 습관을 고칠 순 없었다. 어떻게 해야 좋을까. 선생님은 하릴없이 나오미의 눈길만 쫓았다.


이제 세 살이 된 나오미는 유치원 선생님들에게 왈가닥으로 불렸다. 한 자리에 얌전히 있지 못하는 탓에 끊임없이 쿵쾅거리거나 뛰어다니기 일쑤였고, 늘 시끄럽게 떠들며 노래를 부르는 것에 반해 다른 사람들의 말에 쉬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뛰어다닐 때마다 다른 아이들과는 물론이고 책상 모서리나 벽에도 종종 부딪혀 온몸이 성한 날이 없었다. 자그마한 몸집 어디에서 그토록 많은 에너지가 솟아나는지 모두가 궁금할 정도였다. 왈가닥 나오미, 천방지축 나오미. 아이의 정신없는 행동을 활발한 성격 탓으로 여기며 지나치던 선생님들이 걱정을 내비치기 시작한 것은 무는 습관이 고쳐지지 않으면서부터였다. 나오미는 종종 자신의 손가락을 입에 넣거나 손등을 빨곤 했는데, 심할 때는 몸에 잇자국이 날 만큼 세게 씹기도 했다. 그 대상이 크레용, 블록, 책, 장난감들을 거쳐 친구들로 옮겨가기까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무는 아이 나오미, 문제 아이 나오미. 아이의 수식어가 바뀌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나오미를 도와줄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선생님은 아이의 하루를 지켜보며 관찰 일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오전 간식 시간, 나오미는 스푼 대신 손으로 요거트를 만지고 바나나를 뭉개며 테이블을 어지럽혔다. 미술 놀이를 할 때 역시 양손에 페인트를 잔뜩 묻혀가며 여러 가지 색들을 섞기에 바빴다. 손가락 사이로 흐르는 페인트의 점성 따윈 거슬리지 않는 듯 보였다. 자유 놀이 시간, 나오미는 개인 공간에 대한 감각이 부족한 듯 다른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가까이 다가가곤 했다. 선생님, 나오미가 밀었어요! 선생님, 나오미가 제 자리에 앉으려고 해요! 아이들의 원성이 잦아져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점심을 먹을 때는 한꺼번에 많은 음식을 입에 담거나 허밍을 하느라 쉴 새가 없었다. 바깥 놀이 시간, 신이 난 나오미가 뛰어다니다 몇 번이나 넘어지고 말았다. 친구와 부딪쳐서 한 번, 나무에 부딪쳐서 두 번, 벤치에 부딪쳐서 세 번. 조용한 실내에서도 곧잘 큰 목소리를 내는 나오미는 음악 활동 시간을 좋아했다. 셰이커나 벨, 탬버린 같은 악기를 흔들 때면 귀 바로 옆에 대고는 정신없이 흔들며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나오미, 작게 말해도 다 들린단다. 나오미, 실내에선 작은 목소리로 말하자. 나오미, 나오미! 선생님이 열 번쯤 이름을 부르면 나오미는 그제야 한 번 돌아보는 식이었다. 낮잠을 자고 아이들이 하나둘씩 일어나는 시간. 으앙! 갑작스러운 울음소리가 또 한 번 교실에 울려 퍼졌다. 선생님, 나오미가 물었어요! 휴...... 오늘은 별 탈 없나 했더니. 선생님은 어느새 빽빽해진 관찰일지를 손에 들고 생각에 잠겼다.  


나오미의 부모님 역시 관찰일지를 읽으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 친구들을 무는 습관과 산만한 행동을 보이는 아이를 걱정하긴 했지만, 한편으론 어린아이들이 다 그러려니 했다. 우리 아이가 조금 유별나긴 해도 크면서 나아지겠지. 하지만 단순한 해프닝으로 여겼던 여러 사건들이 관찰일지를 통해 다시 떠올랐다. 나오미와 함께 외식을 한 게 언제였더라. 아빠는 오랫동안 기다려 겨우 자리를 잡은 식당에서 나오미가 소리를 지르며 돌아다닌 통에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나와야 했던 날을 기억했다. 나오미가 이것저것 많이 물어뜯긴 했지. 엄마는 쥐가 갉아먹기라도 한 듯 여기저기 파여있던 침대 모서리를 기억했다. 어쩌면 이 모든 것들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닐지도 몰라. 나오미 부모님의 얼굴에 걱정이 비치자 선생님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 혹시, 감각처리 장애라고 들어보셨어요?






우리는 감각기관(Sensory systems)을 통해 주변 환경에 관한 정보를 습득하고, 그 정보는 뇌신경계로 보내져 우리가 처한 상황에 알맞은 반응을 생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감각기관에는 청각(The auditory system), 후각(The olfactory system), 미각(The oral system), 촉각(The tactile system), 시각(The visual system), 전정 감각(The vestibular system), 그리고 고유수용성 감각(The proprioceptive system)이 있다. 성인들도 감각기관을 이용해 정보를 받아들이지만, 새로운 환경을 탐험하고 배워나가는 아이들의 경우 감각기관은 발달 과정에 있어 더욱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아이들은 시끄러운 환경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중요하거나 익숙한 소리들을 그 외의 소음과 구분할 수 있다. 그래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응답할 수 있고, 학교 종이 울리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건강한 고유수용성 감각을 지닌 아이들은 관절과 근육에서 느껴지는 감각을 통해 몸의 움직임을 상황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물체를 망가뜨릴 정도로 세게 쥐지도, 떨어뜨릴 만큼 약하게 쥐지도 않으면서 딱 적당한 힘을 사용해 손에 쥘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어떤 아이들은 같은 환경 속에서도 지나치게 민감하거나 혹은 둔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감각처리 장애(sensory Processing Disorder), 즉 감각기관을 통해 얻은 정보를 원활히 처리하지 못하는 문제점에서 비롯된다. 아이들은 이때 나타나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방어기제로써 사회적으로 옳지 못한 행동을 하기도 하는데, 나오미에겐 그것이 물어뜯는 버릇이었다. 감각처리 장애는 자폐증이나 ADHD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감각처리 장애 증상만 보이는 아이들도 있다. 다만 그 증상의 범위가 넓고 다양한 까닭에 판단이 어려울뿐더러, 단순히 아이가 지닌 성향이나 나쁜 버릇으로 여겨 제대로 된 진단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왈가닥, 혹은 문제아로 불린 나오미처럼 말이다. 때문에 아이들이 자라는 과정이라고 가볍게 넘기기보다는, 감각처리 장애 증상을 파악하기 위한 가족과 선생님의 지속적인 관심과 관찰이 필요하다.


청각

청각에 민감한 아이들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들을  있는 소리를 피하려 하거나 바이올린, 호루라기와 같은 고음을 싫어한다. 혼잡하거나 시끄러운 장소에서 손으로 귀를 막는  소리를 피하려는 신체적 사인을 보이기도 한다. 청각에 둔감한 아이들은 주변 소리에 걸맞은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마치 제대로 듣지 못하는 것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항상 노래를 부르거나  목소리로 하는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소음을 즐긴다.

추천 사항:

- 민감함: 소음을 막을 수 있는 헤드폰 사용. 요가나 모래, 물놀이와 같은 대근육 운동. 조용한 음악 듣기.

- 둔감함: 이해를 돕기 위한 그림카드 사용. 피젯 토이. 낮잠 시간 전후로 좋아하는 음악 듣기.


후각

후각에 민감한 아이들은 특정 음식이나 냄새에 구역질을 하거나 여러 냄새가 나는 공공장소를 피한다. 다른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거나 안는 것을 싫어하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감지하지 못하는 냄새에 산만해지기도 한다. 후각에 둔감한 아이들은 강한 냄새를 좋아하고 위험한 냄새를 쉽게 감지하지 못한다. 음식뿐 아니라 사람과 사물의 냄새를 끊임없이 맡으려 하며, 위험물질도 먹거나 마시려 하는 경향을 보인다.

추천 사항: 

- 민감함: 무향 세제 및 무향 청소용품 사용. 잦은 실내 환기.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 

- 둔감함: 잔디밭에서 놀기. 향기 나는 플레이도우. 다양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놀이. 


미각

미각에 민감한 아이들은 특정 질감의 음식을 피하고 새로운 음식을 좀처럼 시도하지 않는다.  씹거나 삼키지 못하며, 빨대를 사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미각에 둔감한 아이들은 자주 물거나 음식이 아닌 물건들을 입에 넣기도 한다. 뜨겁거나 매운 음식, 자극이 강한 음식을 좋아한다.

추천 사항:

- 민감함: 함께 장보기 혹은 음식 준비하기. 매일 같은 시각에 평소 먹는 음식과 비슷한 질감의 새로운 음식 소개하기. 

- 둔감함: 비눗방울이나 풍선 불기. 치발기 사용. 얼음물 마시기. 먹을 수 있는 목걸이 함께 만들기.


촉각

촉각이 민감한 아이들은 지저분한 놀이를 싫어하고 신체적 접촉을 피하는 편이다. 간지럼을 잘 타고 타이트한 바지나 새로운 재질의 셔츠처럼 특정한 옷을 싫어한다. 맨발로 걷기를 거부하거나 발끝으로 걷기도 한다. 촉각이 둔감한 아이들은 타이트한 옷, 지저분해지는 놀이를 좋아하며, 충동 조절에 약하고 무엇이든 만지기를 좋아한다. 다른 아이들을 때리거나 밀치는 등 과격하게 노는 모습을 자주 보이기도 한다.

추천 사항:

- 민감함: 개인 쿠션 사용으로 공간 확보하기. 달리기나 공 던지기 등 신체적 접촉이 없는 활동.

- 둔감함: 그림 카드 사용하기.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촉각 놀이. 피젯 토이. 다양한 재질의 종이에 그림 그리기.


시각

시각이 민감한 아이들은 밝은 빛을 싫어하며 움직이는 물체를 무서워한다. 그룹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눈을 마주치기가 어렵고, 자주 어지럼증 혹은 두통을 호소한다. 시각이 둔감한 아이들은 이와 반대로 밝은 빛이나 움직이는 물체를 응시하는 경향이 있으며, 물건을 아주 가까이에서 관찰하려 한다. 글씨를 쓸 때처럼 소근육을 움직일 때면 종종 머리를 흔들기도 한다.

추천 사항:

- 민감함: 벽이나 천장에 매달린 물건 줄이기. 약한 불빛 사용. 야외 활동 시 선글라스나 야구모자 쓰기. 

- 둔감함: 벽이나 천장에 매달린 물건 줄이기. 색깔에 맞추기 게임. 그리기나 색칠하기. 라이트테이블 놀이. 


전정 감각

전정 감각이 민감한 아이들은 계단이나 그네, 엘리베이터를 무서워하고 물구나무서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신체 활동 시 균형을 유지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구부정한 자세를 자주 보인다. 전정 감각이 둔감한 아이들은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고 끊임없는 움직임을 필요로 한다. 걷는 대신 어디서든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이고 나무에 오르는 등 위험한 놀이를 즐긴다.

추천 사항:

- 민감함: 빈백 던지기 게임. 놀이터에서 나뭇잎 찾기 놀이. 장애물 이용해 오르내리기 운동. 

- 둔감함: 복도 걸어 다니기. 트램펄린 위에서 점프하기. 짐볼 위에서 바운싱 하기. 의자에 앉기 전 간단한 운동.


고유수용성 감각

고유수용성 감각이 민감한 아이들은 달리기나 점핑처럼 활동적인 행위를 피하며 무기력해 보이기도 한다. 익숙한 활동만 하려 하는 경향이 있으며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을 좋아한다. 고유수용성 감각이 둔감한 아이들은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사물, 사람, 혹은 벽에도 부딪치는 경우가 있다. 다른 사람의 공간을 침범할 정도로 지나치게 가까이 다가가기도 하며 발을 구르거나 깨무는 버릇이 있기도 하다. 

추천 사항:

- 기어 다니기. 푸시업. 달리기. 세게 껴안아주기. 비눗방울 불기. 스트레스 볼 사용. 무거운 물건 들어 올리기.


Reference for strategies according to sense:

Middletown Centre for Autism 
https://sensory-processing.middletownautism.com/sensory-strategies/strategies-according-to-sense/






Photo by MI PHAM on Unsplash


올해로 캐나다 British Columbia 주에서 유치원 교사 생활을 한 지 12년이 되었다. 그동안 내가 만난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 생각하니 줄 잡아도 200명 가까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은 세상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찬란한 보석과 같아서 다른 누군가와 비교할 수도, 비교되어서도 안된다. 주변 환경을 탐험하고 보다 넓은 세상을 배움에 있어서도 그렇다. 놀이터를 가면 어떤 아이는 나무를 오르거나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내 가슴을 철렁하게 한다. 저러다 팔이라도 부러지는 게 아닌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반면 어떤 아이는 얕은 계단을 내려올 때도 조심스럽다. 난간을 꼭 쥔 채 한 발, 한 발 내딛는 걸 보면 반대편에 있는 그네까지 언제 갈까 싶기도 하다. 실내 놀이도 마찬가지다. 나는 종종 녹말가루와 물을 섞은 재료로 촉감 놀이를 준비하는데, 이는 녹말가루 자체 느낌과 물을 섞은 후 가루가 가라앉아 있을 때의 단단한 고체 느낌, 손 위에 두면 주르륵 흐르는 액체 느낌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 녹말가루와 물. 이 단순한 재료들을 접할 때에도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반응을 보인다. 호기심에 손가락으로 몇 번 표면을 찔러보고 그냥 가버리는 아이, 녹말가루를 입에 넣는 아이, 살짝 손을 얹었다가 흘러내리는 액체가 싫어 바로 손을 씻으러 가는 아이, 신이 나서 팔뚝까지 녹말가루를 묻혀가며 옷이 더럽혀지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는 아이, 교실의 다른 장난감들을 가져와 녹말가루와 섞어버리는 아이, 손 대신 주걱을 이용해 노는 아이, 옆 테이블의 페인트를 가져와 눅말가루에 색칠하는 아이, 녹말가루가 있는 곳을 피해 저 멀리 도망가는 아이. 그렇다면 내 아이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내가 강조하고 싶은 건 바로 여기에 있다. 내 아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관찰. 


고백건대 불과 몇 년 전까지도 감각처리 장애는 내게 생소한 영역이었다. 그때는 아이가 걱정스러운 행동을 보이면 원인을 찾고 도움을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당연한 과정을 생각하지 못했다. 내 눈엔 그저 성격이 예민한 아이 혹은 둔한 아이로 보였을 뿐. 무지했던 나는 그렇게 여러 나오미들을 그냥 지나쳤을지 모른다.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과 관찰로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낮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아이가 식당에서 큰 소리로 울거나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도, 이제 막 이가 나기 시작한 아이가 자꾸 깨무는 행동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평온했던 아이가 시끄러운 장소만 가면 돌변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아이의 행동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거나 다양한 훈육 방식도 통하지 않는다면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캐나다 BC주의 Group Child Care는 36개월 미만 아이들의 경우 교사 1명 당 아이들 4명, 한 반에 최대 12명을 정원으로 둘 수 있다. 30개월부터 School age의 경우 교사 1명 당 아이들 8명, 한 반에 최대 25명이 정원이다. 장애 아동처럼 밀착 케어가 필요한 경우에는 부모 혹의 정부의 지원으로 교사를 늘리기도 한다. 아이가 어떤 장애를 가지고 있는지 판단하는 것은 교사의 몫이 아니지만, 염려되는 부분이 있다면 지속적인 관찰과 학부모와의 상담을 통해 관련된 정보를 나누는 것이 교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유치원 생활은 집에서 관찰하기 쉽지 않은 아이의 행동도 알 수 있는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특정 장애의 진단을 받기까지는 다양한 경우가 있다. 나오미와 비슷한 사례를 예로 들자면, 유치원 상담을 통해 아이의 행동을 인지한 학부모가 병원을 찾았고 감각처리 장애 진단을 받았다. 이후 의사가 연결해준 작업치료사(Occupational therapist)가 집과 유치원을 방문해 아이를 관찰하고 감각적 욕구에 도움 되는 활동을 제안해주었다. 


Every child is unique and special. 이는 교사로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다. 아이들의 세상엔 정답이 없기도 하고 모든 것이 정답이기도 하다. 색안경을 끼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알아주는 것, 도움이 필요할 때가 언제인지 알고 손 내밀어 주는 것, 그래서 지금보다 더 큰 세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주는 것이 내가 아이들에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오미의 행동을 이해해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생님처럼 말이다.






캐나다 BC주에서 Early Childhood Education과 Child Care Licensing Regulation을 공부했습니다. 
2010년부터 지금까지, 유치원 아이들과 함께 보석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 Cover image by Senjuti Kundu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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