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노아 바움백의 프란시스 하’

우정 혹은 그 강렬한 감정에 관하여

by 미미


노아 바움백의 영화 “결혼이야기”를 보고 그 감독의 작품들이 궁금해서 보려고 벼르던 작품이다.


흑백의 포스터 표지에 춤추는 동작의 프란시스(그레타 거윅) 인상적인 영화.

장소는 뉴욕.

프란시스는 무용을 전공하였고 졸업하고 무용수로서 무용단에 자리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견습생으로 지내면서 정단원이 되기 위해 애쓰는 프란시스.

그녀의 룸메이자 베프인 소피와 뉴욕에서 같은 아파트를 셰어한다.

프란시스는 남친이 같이 살자고 제안을 하자, 베프인 소피가 너무나 중요한 그녀는 그 제안을 거절하고 그와 헤어지고만다.

소피와의 통화 장면을 보면, 누가 애인이고 누가 친구인지 우선순위가 헷갈린다. 소피에게 사랑한다고 수시로 고백하는 프란시스, 어딘가 친구보다는 좀 더 과도한 느낌이 들기도한다.

이렇게 로열티가 강한 프란시스와는 반대로, 소피는 다른 친구의 제안으로 그 집으로 들어가 살기로하고 프란시스는 졸지에 혼자 남겨져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다. 업친데 덥치격으로 크리스마스에 주어진 무용수 자리도 취소된 마당.

레브(아담 드라이버)라는 남사친을 알게되고, 세금 환급을 받았다며 밥을 사기로 한 프란시스. 그녀가 내민 카드가 되지 않자, 레브는 밥을 자신이 사겠다 하지만 손사레치며 결국 ATM을 찾아 온 뉴욕거리를 달려다니는 프란시스의 모습이 안타깝기만하다. (왜 굳이 그렇게…결벽증적인가?)

이후 그녀는 금전적으로 궁핍한 생활에 시달려 결국 레브와 그의 다른 친구와 함께 아파트를 셰어하기로한다.

소피와는 다툼으로 잠시 연락을 끊게되는데, 소피는 심지어 남친과 약혼을 하고 그를 따라 일본으로 가게된다. 그 소식도 다른 저녁 자리에서 듣게된 프란시스. 그 저녁자리는 어색하기만 하다. 사람들 사이에 끼어 들어맞지 않는 느낌이 계속 들 법한 프란시스. 그 저녁 대화는 엇나가기만 한다. 그렇지만 수확도 톡톡한 건, 그 지인 중 한 명이 가지고 있다는 파리의 한 아파트를 빌려준다는 말에 갑작스레 파리행 비행기표를 끊고, 몇일 머물기로 한다.

파리에서 옛 친구에게 메세지를 남겨보지만 공항으로 가는 차 안에서 겨우 이제야 메세지를 봤다는 친구의 연락. 외롭게 보낸 파리에서의 주말은 쓸쓸하기만 하다. 프란시스의 수 많은 인연들은 자꾸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미끌어져내린다.

그녀에게 거듭하여 실망을 주는 여러 상황과 인물들 안에서도 그녀는 의지할 때가 없으며 자신을 일으켜야만 살아갈 수 있다.


무용단장이 제안한 사무직도 당당하게 거절한 프란시스는 생활이 궁핍해지자 다녔던 대학 알바까지 전전한다.

결국은 보기 좋게 걷어찬 무용단 내 사무직 일자리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한다. 사무직을 겸하며 사이드로 자신이 안무한 무용을 무대에 올리며 영화가 끝난다.


프란시스 하는 우리의 젊은 시절, 열정, 일, 우정 혹은 좌절과 고독 그리고 극복을 담은 영화이다. 프란시스의 소피에 대한 과도하리만치한 애정 또한 우리가 애착을 느끼는 대상에게 일찍이 느껴봄직한 감정들이다. 애착있는 대상에게 다른 대상이 생겼을 때 느끼는 서운함. 소유욕이 좌절될 때 느끼는 감정들.


맞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느끼는 소외감, 오로지 홀로 선다는 것에 대한 막막함, 힘듦 그리고 이러한 힘듦을 겪는 성장 중인 한 인간의 성장 스토리.


노아 바움백도 인간의 이런 보편적인 감정들을 잘 꼬집어서 보여준다. ‘결혼이야기’에서 그의 작품세계는 절정에 이르렀지만, 그의 이른 작품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다만 여자 둘이 하는 대화 중 19금 대화들이 중간중간 들어있는데 미국문화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 외에는 여러 감정들을 잘 포착하고 묘사하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스프링 블라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