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떨리는 외출이었다. 아이가 태어난지 48일째. 턱끝까지 밀려오는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고이 접혀있던 유아차를 꺼내들었다. 어설픈 손놀림으로 신생아용 배시넷을 장착하고 자고 있던 아이를 깨워 옷을 입혔다. 최대한 따뜻하게 입혀 배시넷에 태웠다. 태열이 오르진 않을까 내심 걱정됐지만, 감기가 걸리면 큰일이니 두툼한 담요까지 덮어줬다. 그리곤 길을 나섰다. 내게도 우리 아이에게도 인생 첫 유아차 라이딩이 시작된 것이다.
목적지는 친정집 아파트 단지 근처에 위치한 카페였다. 유아차를 밀고 가서 카페에 가서 달달한 아이스티 한 잔을 테이크아웃 해오는 것. 아파트 단지만 벗어나면 바로 카페가 있으니 재빨리 다녀오기로 했다. 가는 길에 아이가 울진 않을까 염려했지만, 다행히도 아이는 카페로 가는 내내 울지 않았다. 심지어 깊은 잠에 빠졌다. 오후 4시. 어린이집 아이들이 하원할 시간이라 주변이 다소 소란스러웠음에도 아이는 조금의 미동도 없었다. 덕분에 무사히 유아차 라이딩을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아이스티도 집으로 들여올 수 있었고.
무탈하게 집으로 돌아와 다행이었지만 유아차 라이딩은 난생처음이라 꽤 긴장했었던 것 같다. 돌아오자마자, 긴장이 풀려오며 근육통이 시작됐다. 또 손가락은 얼마나 아픈지, 아무래도 긴장한 탓에 핸들을 너무 꽉 잡아서 그런듯했다. 아이를 안아야 하는 것이 아니었더라면 파스라도 발랐을 텐데. 혹여나 파스향이 아이에게 해로울까 싶어 초보 엄마는 있는 힘껏 손가락을 주무르는 것으로 통증을 달랬다.
통증마저 참아야 하는 초보 엄마…때로는 스스로가 안쓰럽고 측은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별 수 있겠는가. 아이가 클 때까지는 조금 더 인내하고 견뎌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