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아르카나 1
# 상징물들에 대한 관찰
1. 마법사: 진중한 표정으로 오른손을 번쩍 들고 있다.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무엇인가 그의 주술적 행동을 기대하게 한다. 로브와 붉은 숄은 화려하지 않고 정제된 위엄을 연출한다. 백합을 떠올리게 하는 흰색은 정결함을, 피를 떠올리게 하는 붉은색은 생명과 위엄을 상징한다. 자신의 마법에 대한 순수함과 권위를 나타낸다. 붉은 숄 안쪽에 가려진 로브를 매어주는 허리띠는 뱀의 모양이다. 뱀은 어둠의 지혜를 상징한다. 그의 주술에 대한 감추고 싶은 이면을 보여준다. 마치 칼의 양면처럼 마법은 누가 사용하는가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이마에 두른 흰색 머리띠는 신의 대리자의 권위를 절제된 이미지로 보여준다. 이와는 달리 마법사의 머리 위의 상징물은 감춰진 그의 능력을 나타낸다. 그리고 그것은 세상이 존재하는 동안 멈추지 않고 우리의 삶에 음으로 양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른손에 초 모양의 하얀 막대를 들고 있다. 하나의 막대기인 듯 하나 자세히 관찰해보면 바로 선 위의 것과 거꾸로 선 아랫것을 함께 쥐고 있다. 두 개의 막대기를 마치 하나인 듯 쥐고 있다. 어떤 비밀을 손에 쥐고 지켜보는 자들로부터 눈속임을 하고 있다. 그것이 어떤 의도이며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는 알 수 없다.
마법사와 마술사는 다르다. 마술사는 화려한 연출로 사람들을 눈속임한다. 마술사와 대중들은 트릭이라는 수단을 통해 즐거움을 교감한다. 거기에는 그 이상의 의도는 없다. 클리셰처럼 예측가능한 마술사의 공연을 즐길 뿐이다. 그러나 마법사는 다르다. 그는 스스로 신의 대리자나 소통자이길 바란다. 우리의 삶에 개입하고 조언한다. 의도에 따라서는 자신의 영적 능력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삶을 왜곡시킬 수 있다.
2. 상 위의 상징물들: 탁자 위에는 마법사가 사용하는 몇 가지 물건들이 놓여있다. 검, 지팡이, 잔, 펜타클 별은 우리 삶과 생각에 대한 상징들이다. 검은 용기나 결단을 상징한다. 정복 혹은 지킴의 의미나 죽음, 복수를 떠올릴 수도 있다. 드문드문 싹이 피어있는 지팡이는 생명을 상징한다. 지혜로운 조언을 의미하기도 한다. 금으로 만들어진 성배는 성스러운 승리를 상징한다. 그것은 또한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신성한 대리자로서 권위를 나타낸다. 펜타클은 물욕, 돈, 비즈니스를 상징한다. 이루고자 하는 꿈을 상징하기도 한다. 오른손에 쥐고 있는 막대는 타오르는 양초의 모양을 하고 있다. 신권의 대리자임을 선포하는 것이며, 거꾸로 아래를 향하고 있는 또 다른 초와 함께 하늘과 땅의 소통자로서의 자격을 선언하는 듯하다.
3. 꽃: 위로는 빨간 장미로 보이는 꽃이 장식돼 있다. 아래에는 그 빨간 꽃과 흰 백합꽃이 함께 섞여있다. 하늘로부터는 권위와 위엄이 땅으로 내려온다. 땅으로부터는 추종자들의 피와 순결한 순종이 그려져 있다.
# 그림에 대한 전체적인 해석
마법사 카드는 권모술수 내지는 지혜로움을 말한다. 처한 상황도 살피고 같이 등장하는 이웃 카드와의 연결에 따라 해석이 극단적으로 갈릴 수 있는 카드이다. 어떤 일을 풀어나감에 있어서 '지혜롭게'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사용된다. 그건 어떻게 보면 '약삭빠르게', '영악하게'의 내로남불식 해석일 것이다. 사실 우리는 매일 일어나는 마법 속에 살아간다. 눈을 뜨면 마법처럼 떠오르는 아침햇살을 선물 받고 마법처럼 세끼를 걱정 없이 먹고 있다. 웃음이라는 마법을 서로 나누며 마법 걸린 것처럼 행복을 누리며 살아간다. 그래서 오늘 하루도 마법이다.
# 위에 기술한 카드에 대한 해석은 카발라나 타로에 대한 지식이 일도 없는 필자의 지극히 주관적인 해석임을 밝혀둡니다. 따라서 이를 근거로 자신의 타로패를 섣부르게 단정 짓는 근거로 삼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정통 교과서적인 해석에서 벗어났다 하여 딴지 걸지 말기를 권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