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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을 걷는 사람들 Aug 14. 2019

드디어 차이에 대한 글을 쓰다

#2. 역시 차이는 존재한다. 

작년 말 선배, 후배,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차이에 대한 글을 쓰기로 했다. 몇 개월 동안 지지부진. 역시 서로 살아온 인생과 글을 쓰는 목적이 다 달랐다. 문화 차이에 대한 컨설팅을 해온 선배. 산업 및 조직심리학을 전공한 박사 후배, 그리고 사회심리학을 전공한 나. 공통분모는 문화차였고, 조직에서의 문화 차이를 글로 풀어내고 싶었다. 2019년 3월 말 난상토론 끝에 야구를 좋아하는, LG트윈스의 광팬인 후배와 나는 외국인 선수들을 통해 문화 차이를 다루기로 결정했다. 야구를 거의 모르는 선배도 일단 동참. 케이스가 야구일 뿐이지, 조직 내의 문화 차이 부분에는 이견이 없었다. 그래서 일단 고!


1998년부터 우리나라 프로야구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되었다. 각 구단별로 2명을 보유하던 당시와 달리 현재는 외국인 선수가 3명까지 보유할 수 있다. 1982년 프로야구가 도입돼서 수십 년간 한국 선수들만 있다가 1998년에 외국인 선수가 함께 경기를 뛰게 되었으니 낯선 장면이 많을 수밖에 없다. 사실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초기에는 우스꽝스러운 일이 많았다. KFC의 치킨을 먹고 싶어 하는 선수에게 통닭을 주는 구단, 숙소에서 잔뜩 등장한 성인용품 등. 다양한 문화 차이에서 발생하는 부분을 설명하려고 1998년부터 외국인 선수에 대한 케이스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개인차원에서의 성격과 관련된 문화 차이, 조직 내 적응의 문제, 문화 차이에 대한 태도 등 다양한 사례들이 모였다.


다시 한번, 글의 내용과 범위로 인해 이견이 있었다. 외국인 선수에게만 맞추다 보니 풀어내기 쉽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 사실 음식과 같은 부분에 대해 심리학적으로 풀어내기도 쉽지 않다. 무엇보다 우리 셋이, 차이에 대한 부분을 다루다 보니 차이를 옳고, 그름의 문제로 볼 때 발생하는 현상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서 갈등이다. 그래서 우리 셋은 다시 차이로 인한 갈등 문제로 범위를 늘리면서 프로야구 선수들이 경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문제로 글의 주제를 바꾸었다. 


결국, 6월 말 시작을 함께 했던 선배와는 결별했다. 역시 차이를 좁히기가 어려웠다. 선배의 박사과정 진학에 따른 시간 분배의 문제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래도 글은 꽤 분량이 나왔다. 실제 있었던 선수들의 일을 바탕으로 가상의 케이스를 만들고,  그 케이스를 심리학적 이론을 통해 분석한 글이다. 너무 쉽게 쓰려고 하다 보니 전문성이 없어 보이고, 너무 어렵게 쓰려니 많은 논문과 전문서적이 필요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글을 읽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 너무 쉽지도, 너무 어렵지도 않게 써야 하는데, 그 중간을 지키기가 어려운 것 같다. 


이 글을 읽어주었으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단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야구선수들이 단지 야구하는 상품이 아니라 하나의 인간이고, 조직의 일원이라는 점에서 심리학적인 해석이 궁금한 사람들이다. 조금 더 나아간다면, 프로야구단뿐만 아니라 프로스포츠 구단, 스포츠 에이전시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스포츠 선수들은, 특히 프로선수들은 말 그대로 '프로페셔널(professional)'이다. 자신의 능력에 따라 돈을 받는 전문가라는 말이다. 그래서 사실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 신체적 능력과 운동에 필요한 기술적인 부분은 각자 알아서 할 문제이지 나 같은 사람이 조언을 할 필요는 없다. 


한 가지 의문이 있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보통의 사람들이 경험하는 사고, 정서, 행동을 경험하지 않는가? 당연히 경험한다. 프로야구 선수들도 똑같이 연애하고, 결혼하며, 직장상사와 동료들과의 갈등이 있는 것처럼 갈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업무 스트레스를 받는 것처럼 성적 스트레스도 존재한다. 가끔 발생하는 음주사고, 도박사건 역시 마찬가지. 이 글은 프로야구 선수들을 통해 본 사람들, 조직의 이야기다. 


[이미지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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