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父 고소' 박세리, 눈물의 기자회견...
"인내가 부른 화"
박세리가 부친 관련 문제를 조용히,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려다 지금의 사태까지 오게 됐다고 밝혔다.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코엑스센터에서 박세리희망재단은 박세리의 부친을 사문서위조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것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 박세리, 법률대리인 김경현 변호사가 참석했다.
사진=최은희 기자 / 싱글리스트 DB앞서 박세리희망재단 측은 지난해 9월 박세리의 아버지 박준철 씨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대전 유성경찰서에 고소했다. 최근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해당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리희망재단 측은 "박세리 부친이 국제골프학교를 설립하는 업체로부터 참여 제안을 받고 재단의 법인 도장을 몰래 제작해 사용했다"라며 "설립 업체가 관련 서류를 행정기관에 제출하는 과정에서 위조된 도장인 것을 알게 됐다"라고 고소 배경을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박세리는 "기쁜 소식을 가지고 인사를 드려야 되는데 좋지 않은 소식을 갖고 왔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사실인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어서 직접 얘기하고자 이 자리에 나왔다"라고 운을 뗐다.
김 변호사는 박세리희망재단에 대해 "박준철 씨와 무관한 재단"이라며 "박세리희망재단에 어떤 직책이 없고 업무를 수행한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
박세리희망재단 측은 위조된 인장과 박세리희망재단 법인인감을 비교해 보여줬다. 박세리희망재단 측은 "추가적인 도용 및 피해 발생 시 강력한 법적대응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세리는 "박세리희망재단은 수익을 창출하는 재단이 아니다. 저희가 후원금을 받아서 주니어 대회를 개최하면서 꿈을 꾸는 주니어를 후원하는 것"이라며 "안 좋은 보도 때문에 꿈을 꾸고 있는 유망주들의 꿈이 꺾이지 않을까 걱정해 이 자리에 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세리는 "지금 저도 이런 상황이 난감하긴 하다. 살면서 처음으로 겪는 일이기도 하고 저는 꽤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고 지금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데 갑작스럽게 이런 일로 인해서 제 꿈에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있다. 이게 저의 꿈만이 아니기 때문에 확실히 하고자 이 자리에 나왔다. 미래 꿈나무들 위해서 하고 싶은 일이 있기 때문에 이 자리에 섰다"라고 했다.
박세리는 부녀 관계에도 문제가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무관할 수가 없겠다. 현재 문제가 있다. 꽤 오랫동안 이 상황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가족 관계에 있어서는 어떻게 해결하든지 제 선택이었으니까 최선을 다해왔다. 그러다 보니까 해결할 수 있는 범위가 더 커졌던 것 같다. 문제가 한두 가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
저는 해외 선수 생활을 꽤 오래 했다. 2016년에 은퇴했다. 그 이후 본격적으로 한국 생활을 더 많이 했다. 그때부터 문제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알게 됐다. 그때는 조용히 해결하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까 문제가 계속, 채무 관계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올라오고 반복됐다. 그러면서 현재 상황까지 오게 됐다"라고 했다.
박세리는 "저희 아빠이기 때문에 아빠 채무를 제가 다 변제를 했지만 더 이상 제가 할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 일이 커진 상황까지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했다.
이 상황까지 오기 전에 막을 수 없었느냐는 질문에 박세리는 눈물을 보였다. 그는 "가족이 저한테 가장 컸다. 막았다. 계속 막았다. 계속 반대를 했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버지와 의견이 항상 달랐다. 아버지 의견에 한 번도 찬성하지 않았고. 저는 그냥 제 갈 길을 갔고, 아버지는 아버지 갈 길을 갔다. 상황이 이렇게 돼 굉장히 유감"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많은 기자회견을 했다. 항상 좋은 일로만. 근데 벌어진 일이기도 하고, 해결될 일만 남았지만. 제가 갈 방향이 확고히 정해진 사람이다. 제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게 확실하다"라고 했다.
아버지와 관계 회복 가능성에 대해 박세리는 "아직까지는 모르겠다. 상황이 이러니만큼 현재로서는 쉽지는 않겠다. 부모와 자식 관계에 있어서는 지금은 확답을 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라고 했다.
박세리는 "지금 솔직히 부모님 하고는 거의 소통을 안 하고 있다. 자매들하고는 소통을 하고 있다. 서로 되게 힘든 상황이다. 저도 심적으로 너무 힘들다. '가족이어서'라는 게 더 컸다. 그래서 이런 힘든 결정을 했던 것 같고, 오랜 시간을 버틴 것도. 아직까지 저희 가족한테도 시간이 필요할 것 같고, 저한테도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했다.
한편 박세리는 "수면 위로 올라온 집 경매 건에 대해 말이 많다. 그 일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현재 경매에 나와 있지는 않다. 제 명의로 다 집을 인수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 되지 않는다"라며 "저와 아빠가 반반 지분을 갖고 있었다. 집에 갑자기 경매가 들어온다는 연락이 왔다. 아빠 채무 관련. 10억 경매가 들어왔다. 급한 대로 제가 아빠를 채무를 드리는 대신에 그 집을 사게 됐다. 온전히 대전 집은 제 명의가 된 것"이라고 했다.
박세리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현재 유망주들을 위해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살고 있다. 대한민국 스포츠 인재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 있을 수 있도록"이라며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도록 저한테도 많은 꿈과 희망을 주셨으면 한다. 앞으로 그렇게 살 것"이라고 했다.
박세리는 "저는 제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다. 모든 면에서 해결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지금까지 왔다. 근데 그러면 그럴수록 일이 더 커졌다. 그러다 보니까 이 상황까지 오게 됐다. 잘못된 건 잘못됐다.
가족만큼 중요한 것이 없잖냐. 하지만 잘못된 부분에서는 오래 걸려서 생각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라며 "착각이 지금의 화를 더 부른 것 같다. 인생을 살면서 저한테 가장 큰 교훈인 것 같다"라고 했다.
끝으로 김 변호사는 "이후 나오는 사실 관계와 무관한 기사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도 검토 중임을 알려드린다"라고 했다.
정현태 기자 hyntjng@slist.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