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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쏭감독 Nov 11. 2022

당신은 어떤 소비를 하고 있나요?

청년, 협동조합에 로그인하다(October 6th, 2022)

올해 5월에 비건 지향을 시작한 이후로 가치관의 변화가 소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비건을 지향하는 삶의 방식을 비거니즘(veganism)이라고 부른다. 이는 동물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착취를 최대한 배제하려는 철학이자 삶의 방식을 의미한다. 완벽한 비건을 실천하지 못하지만 이러한 삶의 방식을 지지하거나 지향하는 것을 비건 지향(flexible vegan)이라고 한다. <동물해방>과 <왜 비건인가?>의 저자 피터 싱어(Peter Singer)는 스스로 비건 지향이라고 소개한다.


최근에 만난 지인은 “요즘 비건이 트렌드라고 하던데, 넌 요즘 트렌드에 맞춰 사는구나”라고 말했다. 그에게 필자가 왜 비건 지향의 삶을 선택했는지 구구절절 설명하지는 않았다. 비건 지향을 하나의 트렌트로 인식하고 있다면 시대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이니 이 또한 기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비건’과 ‘MZ 세대’ 혹은 ‘트렌드’라는 단어들이 조합된 기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한겨레21 통권호 : 비건, 비긴’ 독자 모임에서 진행자는 비건 혹은 비건 지향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필요로하는 것 중에 하나가 비건 커뮤니티라고 했다. 8월 중순에 ‘기후 위기’를 주제로 개최한 북토크에 참여했을 때 만난 비건 지향의 사람들도 커뮤니티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가치소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그 가치를 함께 공유할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는 니즈를 갖고 있다. 가치소비, 가치소비자, 그들의 성향 등이 궁금해졌다.


가치소비란 무엇일까? 필립 코틀러(2006)는 <마케팅 관리론>에서?가치소비를 개인의 주관적 가치 만족을 우선시하는 소비라고 정의하였다. 여기서 가치란 소비자가 지불하는 비용 대비 획득하는 혜택 간의 비율로 정의된다. 비용은 금전적 비용과 시간 및 에너지 심리적 비용과 같은 비금전적인 비용이 포함되고 획득하는 혜택은 기능적 혜택과 감정적 혜택을 포함하고 있다.


가치소비는 Sheth의 소비가치 이론과도 연결된다. Sheth et al(1991)는 경제학, 심리학, 소비자행동, 마케팅 등 다양한 학문들을 통합하여 소비가치를 기능적, 사회 지위적, 감정적, 탐험적, 상황적 가치로 분류하여 아래와 같은 <소비가치 모델>을 제안했다.


출처 :J.N.Sheth, B.L.Newman, B.L.Gross, 「Why we buy what we buy:A theory of consumption values」,『Journal of business re search』, Vol.22, 1991, p.160>


가치는 개인이 특정 태도를 가지고 행동에 대한 의사를 결정하는 신념으로 인간의 모든 삶에 대한 의사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역할을 한다(윤성필,2020). 비건지향은 위의 Sheth의 소비가치 이론에서 언급한 5개의 가치중 사회적 가치에 포함되며 이는 윤리적 소비와 매우 유사한 소비 행위라고 볼 수 있다.


비건지향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은 왜 동일한 가치를 가진 사람들과의 유대 혹은 커뮤니티를 필요로 하는것일까? 가치소비자들의 특징은 소비를 통해 변화를 일으키려는 성향이 있다. 이런 변화는 개인보다 여럿이 함께 연대했을 때 힘을 얻을 수 있다. 소비자의 가장 적극적인 주권 행사 방식인 불매운동도 가치소비자(Value Consumer)들이 연대하여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공동체적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2017년 말 ‘트렌드 코리아(2018)’에서 ‘미닝 아웃(Meaning Out)’이라는 소비행위가 키워드로 언급되었다. 이는 신념을 뜻하는 ‘미닝(Meaning)’과 ‘커밍아웃(Coming Out)’의 합성어이며 소비를 통해 정치·사회적 신념 등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행동을 말한다. 이런 소비자들은 SNS를 통해 신념을 알리는데 적극적이며 자신의 주관적 가치를 만족시켜 주는 제품에 대해서는 주변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는다.

비건지향 신념을 가진 소비자들이 커뮤니티를 만들고, 함께 SNS로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이런 일련의 과정이 소비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를 통해 획득한 혜택(가치실현)에 큰 효용성을 느끼고 그것에 만족한다.


비건지향 가치소비에 대한 글을 작성하기 위해 여러 모임에 참여하고 책을 읽으며 주변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어졌다.


당신은 어떤 소비를 하고 있나요? 그 소비에 어떤 신념과 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 신념을 지키기 위해 연대를 필요로 하고 있나요?


<참고문헌>

윤성필 (2020). 여행객들의 소비가치 유형에 따른 가격민감도 차이 연구. 관광연구저널, 34(5), 63-75.

필립 코틀러,『마케팅 관리론』, 윤훈현, 석정, 2006, p.169


출처 : http://icoop.re.kr/?p=9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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