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의 필름 현상
아주 어릴 적부터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다. 소니 디카의 출현은 내게 필름과 디지털의 분수령이었다.
방수+콤팩트+디자인 삼위일체의 소니 사이버샷 디카를 중학생 때 들고 다녔었고, 어머니의 삼성 코끼리 필름카메라도 종종 들고 다녔다.
성인이 되고부터는 본격적으로 필름 사진을 찍기 시작했는데, 유년시절엔 2500원이던 36방짜리 필름, 현상하고 인화지에 프린트된 사진까지 받아보는 게 3000원이었나 그랬다.
훌쩍 올라버린 필름값으로 셔터를 누르는 순간에 고민이 많아진다. 모으고 모았더니 지난겨울부터 지금까지 6 롤정도를 찍었다.
친구와 을지로에서 만나기로 해서 미뤄두었던 필름 현상을 하기로 했다. 시청 근처의 인스튜디오가 내가 주로 이용하는 현상소다. 현상스캔이 색감이 좋그든요.
영화용 필름은 현상스캔 시 6000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하여 다시 주머니에 넣어두고 개강하면 암실에서 자가 현상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부쩍 게을러진
내가 그 부단한 일을 해낼까 싶지만, 하겠지!
먹고사는 데에 걱정이 많아지면 그런 취미들은 자꾸 내팽개쳐지기 때문이다. 사랑하고 고취되는 순간을 기록하는 행위에 게을러지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