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010. 6. 24.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 안. 저 때 애니콜 햅틱2를 쓰고 있었는데(애니콜 알아 애니콜?...) 어느 날 알 수 없는 이유로 사진이 몽땅 날아가버렸다. 그렇게 영영 잃어버린 줄 알고 잊고 산지가 10여 년. 얼마 전 싸이월드가 복구된다고 해서 별기대 없이 복구 신청을 했는데 이게 웬걸 햅틱 때 사진 몇 장이 싸이월드에 남아있었다. 하지만 원본 이미지로 다운로드는 불가능하고 캡쳐만 가능했다. 아, 이런 줄 알았더라면 진작에 백업해놓을 걸. 뒤늦게 아쉬웠지만 그래도 이나마라도 건질 수 있는 게 어딘가 싶었다. 어쩌면 이만큼만 남아서 더 애틋하고 특별하게 추억할 수 있을지도. 마치 오래된 유적에서 고도古都의 찬란함을 상상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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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글을 올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뭔가 굉장히 길고 중요한 이야기의 시작을 여는 느낌이라 함부로 시작하기 겁났던 것 같다. 하지만 계속 망설이다가는 시간만 더 흐를 것 같아 일단 일을 벌여보기로 했다. 일단 벌여놓으면 언제든 어떻게든 수습하기 위해 움직이겠지. 그리고 세상은 항상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나에게 관심이 없으니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해보자는 생각도 들었다. 맘에 안 들면 나중에 고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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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이야기는 런던과 나에 관한 이야기다. 2010년, 2013년, 2014년, 2015년 런던의 모습들과 나의 단상들. 그리고 그것들로부터 찾은 나라는 사람의 이야기. 몇 년째 런던은 물리적으로 나와 멀어져 왔지만 런던에서 시작 된 내 이야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내 삶 어디에선가 나는 결국 다시 런던을 만나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니까 이건 회상 그 이상의 무언가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