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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경 Jul 06. 2022

글쓰기로 행복하기

프롤로그


글쓰기로 행복하기


대학교 때부터 용돈은 벌어 썼다. 운 좋게도 아버지 회사에서 학자금 지원이 있어 나는 용돈만 벌어 쓰면 됐다. 사실 부모님께서 용돈도 주셨지만 옷도 사고, 화장품도 사고, 데이트도 하려면 그걸론 성이 안 찼다. 부족한 용돈은 과외를 해서 벌어 썼다. 친구들과 약속을 정할 때 나는 당당하게 "나, 과외 있잖아."라고 말했다. 내가 벌어 쓰는 것은 부끄러울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글을 쓸 때는 달랐다. "나 일하잖아."라고 말할 땐 스스럼없이 나오던 말이 "나, 글 써야 해."라고 말할 땐 얼굴이 뜨끈뜨끈했다. "나, 글 쓰잖아."라고 말하면 뒤통수에서 "그까짓 것도 글이라고 쓰냐.", "글은 아무나 쓰나. 쯔쯔.", "글 같지도 않은 글 쓴다고 유세하네." 같은 말이 들리는 것 같았다. 자기 검열이다. 살면서 언젠가 마음 밖으로 감수성을 내밀었을 때 누군가에게 들었던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다. 그 얘기들이 모래알처럼 마음속에서 까끌까끌 거리고 있었다. 감수성은 조개의 촉수와 닮아서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끼면 쏙 들어가 다시 나오기 힘들다.


http://naver.me/5MDk4EBx


정재경 | 소박하고, 작고, 여린 것을 사랑하는 작가. 식물과 글쓰기를 만나 인생이 달라졌고, 저서 《우리 집이 숲이 된다면》《초록이 가득한 하루를 보냅니다》《우리 집은 식물원》《우리 집 식물 수업》을 통해 식물과 함께 사는 삶을 이야기한다. 밑이 글쓰기 리추얼, 강의와 강연 등 식물과 글쓰기에 대한 여러 활동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https://in.naver.com/green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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