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재 Sep 17. 2023

세상에서 바보가 되지 않으려면

조작


옛날에는 사진은 믿을 수 있는 확실한 증거였다. 조작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누군가의 사진을 보여 준다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요즘은 사진을 보고 믿을 수가 있나?" 대부분의 프로필 사진들이 뽀샵으로 통칭되는 필터 효과를 통해서 손질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예쁘게 보이려는 우리의 사랑스러운 손질도 정확하게 말하면 이미지의 조작이다.


개인이 스마트폰과 같은 간단한 기계로도 조작이 가능한 시대에, 고가의 기계로 전문가가 손질한 변형된 이미지는 원본과 가짜의 구별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또 하나의 원본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 아바타와 같은 영화를 보다 보면 인물과 가상의 세계가 너무 정교하고 자연스러워서 실제로 바닷속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이미 무너졌고, 증강현실(AR)과 같이 현실과 가상을 뒤섞는 시대가 되었다. 인공지능 기반의 이미지 합성 기술인 딥페이크 기술이 발달되어 세계적인 유명인이 내 말을 대신 말해 주기도 한다.


조작을 하자면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는 뜻이다.


조종


잘 드는 칼로 감미로운 요리를 만들 수도 있고 끔찍한 살인의 흉기가 될 수도 있듯이, 기술과 정보의 활용 또한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요소가 있기 마련이다. 우리가 주목하고 우려하는 것은,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이 의도를 갖고 자신들의 목적과 이익을 달성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조작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조작된 정보가 나의 관심 영역 안으로 들어와서 나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될 때는 개인적인 피해가 발생하게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의심없이 조작된 이미지나 정보를 수용하게 되면,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의 의도에 따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조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받아 들였다는 것 때문에, 한마디로 멍청한 바보가 되는 것이다.


거짓 정보에 속지 않으려면


일상생활에서 과장하거나 왜곡되었거나 꾸며낸 정보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앞선 글 '대중들은 왜 쉽게 속아 넘어가는가?'에서 간단히 살펴보았듯이 우리는 매일 거대한 양의 정보를 마주하며 판단과 결정을 내려야 한다.


https://brunch.co.kr/@algarve/340


솔직히 답은 없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거짓 정보를 피해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대부분의 책이나 전문가들은 이렇게 말한다. "비판적 사고와 논리적으로 접근을 하면 거짓 정보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교과서적이다.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거짓의 사례도 다양하고 정교하기 때문에 일반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복습 삼아 한 번 살펴보자.


출처를 확인하라


정보의 출처를 확인해야 한다. 이미 입증된 뉴스 기관, 학술 기관 및 정부 기관과 같은 신뢰할 수 있는 출처가 일반적으로 신뢰성이 높다. 알려지지 않거나 검증되지 않은 출처의 정보에 대해 조심해야 한다.


물론, 요즘은 언론사도 너무 많고, 언론마저도 '기레기'로 상징되듯이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전적으로 믿기가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그동안 검증한 많은 자료들이 언론 인터뷰였는데,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담는다'는 원칙에 따라 대부분 검증되지 않은 부정확한 정보까지도 인용의 형태로 노출되고 있었다. 문제는, 검증되지 않은 거짓 정보가 포함된 유력 언론 인터뷰가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의 출처로 인용되고 재인용되어  거짓 정보가 확산되어 가는 과정을 거치고 있었다. 그래도, 언론이나 정부 기관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교차 참조 


동일한 정보를 여러 곳의 출처를 통해서 확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알고리즘'이라는 우월한 조정자가 우리 위에 앉아서 유사한 정보를 추천하고 나열하는 상황이라 여러 출처를 확인한다고 해도 오히려 확증 편향이 강화될 위험성도 있다. 객관적이고 다양한 교차 참조가 힘들지만, 정보를 가능한 여러 신뢰할 만한 출처와 교차 참조하는 것이 그래도 안전하다.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확증 편향은 개인이나 집단이 이미 가지고 있는 견해나 믿음을 강화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정보를 선택적으로 선별하고, 해석하고, 기억하는 과정에서 나타난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자신의 선입견이나 믿음을 지지하는 정보를 더 많이 찾고, 이와 반대되는 정보는 무시하거나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더 넓은 시각을 갖고 문제를 살펴보는 것이 어려워진다.
필터 버블(Filter Bubble):
필터 버블은 개인화된 알고리즘과 데이터 수집 기술을 통해 인터넷 사용자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려는 목적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개인의 검색 기록, 클릭 패턴, 소셜 미디어 활동 등을 기반으로 알고리즘은 사용자에게 관심 있는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이로 인해 사용자는 자신의 의견이나 세계관과 일치하는 정보에만 노출되며, 다른 의견이나 관점에 노출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는 정보 다양성을 감소시키고, 개인의 세계관을 좁힐 수 있으며, 에코챔버 현상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인용을 확인하라


기사나 보고서를 읽을 때 신뢰할 만한 출처에서 인용하고 참조하고 있는지 확인하여야 한다. 정확한 인용이 없는 경우 주의해야 한다.


저자의 전문성 검토


저자나 출처의 전문성을 평가해야 한다. 그들이 해당 주제에 대해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전문성과 자격이 있는지 확인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날짜를 확인하라


종이 신문이나 책과 달리 디지털 정보는 보관하기가 용이하다. 그래서, 오래된 정보도 쌓여있다. 우리가 '주제어'로 검색을 하다 보면 오래된 정보가 현재와 마구 뒤섞여서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 혼동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고, 자신이 찾고자 하는 시기에 적절한 정보인지 반드시 확인하여야 한다.


주관적 편견을 버려라


사람들은 객관적으로 정보를 파악한다고 돌아다니면서도 자기가 좋아하거나 읽고 싶거나 듣고 싶은 정보만을 탐색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과 모순되는 정보를 덜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자기의 생각과 믿음을 확증해 주는 정보만을 선별해서 받아들인다. 수많은 편향적인 정보에 둘러싸여서 '세상 모두가 자신과 똑같은 생각임'을 확인해 보려고 한다. 거짓 정보에 빠지기 쉬운 형태다. 쉽지 않지만, 거짓 정보에 속지 않으려면 주관적인 편견을 버리고 객관성을 추구해야 한다.


에코챔버(Echo Chamber):
에코챔버는 특정한 의견이나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며, 그 의견이 강화되고 더욱 깊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것은 주로 온라인 공간에서 발생하는데,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용자는 주로 자신과 유사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고 비슷한 정보를 받게 되므로, 다양한 시각을 경험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에코챔버 안에서 의견이 점차 극단적으로 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갈등과 다른 관점에 대한 이해 부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외면하지 말라


다양한 정보를 확인하는 교차 참조의 과정을 자신의 믿음을 확인하고 선택된 편향을 확증하는 방식으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듣기 싫고 보기 싫어도 다양한 관점과 의견을 찾아보고 판단하여야 한다.


스스로를 교육하라


정보 문해력 기술을 향상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정보를 찾고 확인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고, 진위를 검증할 수 있는 추가 정보에 접근할 수 없다면 거짓을 구별해 낼 수가 없다. 그런 기술과 능력을 키워놓지 못한다면 거짓말쟁이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고 바보 취급을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구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세상에서 바보가 되지 않으려면


위와 같은 단계를 따르고 비판적 사고를 유지하면 우리는 거짓 정보에 노출될 가능성을 줄고, 정확하고 신뢰할 만한 출처를 기반으로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거짓 정보에 속아서 세상에서 바보가 되는 것은 화가 나는 일이다. 특히, 믿었던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를 상실하게 만든다. "세상에 믿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극단적인 결론에 이르지는 않아도 상실감에 오랫동안 힘들어할 것이다. 예를 들어, 인생의 롤 모델로 삼았던 사람의 이야기가 진실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면 그동안 삶의 방식을 모방하고 실천해 온 자신의 삶이 허망해질 것이다.


팬이 되고 추종자가 되어서 책을 사고, 파생 상품을 구입하고, 유료 강좌도 듣고, 영상을 보며 소비한 시간과 금전적 피해를 되돌아보면, 순진하게 믿고 따른 자신이 어리석고 못나 보여서 스스로에게 실망을 할 것이다. 


"설마 그런 것까지 거짓말을 했을까?" 싶어 믿을 수밖에 없었던 뻔한 거짓말을 거리낌 없이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면 더욱 화가 날 것이다. 우리가 그런 것도 속아 넘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우리를 만만하게 보고 쉽게 거짓말을 해 온 사실을 알면 분노할 것이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나쁜 사람들이다. 문제는, 그런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는 우리도 바보라는 점이다.


그러니, 제발, 바보 취급을 당하지 않도록 노력하자.





https://brunch.co.kr/@algarve/299


#켈리, #켈리최, #켈리 최, #켈리델리, #켈리 델리, #스시, #스시데일리, #스시 데일리, #프랜차이즈, #선한 영향력, #글로벌, #리더, #신데렐라, #영웅, #팬덤, #인기인, #스타덤, #소셜 미디어, #인터넷, #기획, #이미지 조작, #대중문화, #SNS, #왜곡, #거짓, #성공, #흙수저, #갑부, #요트, #과거, #논란, #진실, #학력 부풀리기, #회사 규모 부풀리기, #개인 자산 부풀리기, #윤리적 문제, #교훈, #소셜 엔지니어링

이전 26화 플라시보 효과: 가짜 약도 효과가 있으면 팔아도 좋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