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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떼파파 11시간전

'최선'의 '나'를 만드는 법     

Life Map이란 매뉴얼이 곧 충만한 인생을 불러온다 

악재가 겹치던 3년 전 어느 날, '최선'의 나를 만드는 방법 중 하나가 무엇일지 떠올렸다. 주술이 부자연스러운 비문이지만, 결과지향적인 '최고'보다 '최선'이라는 과정 중심의 어휘를 부러 끌어다 썼다. 전체를 아우르는 총론과 디테일을 포함하는 각론까지 통합적인 퍼서널 로드맵(Personal Roadmap)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리하여 이름 붙인 라이프 맵(Life Map). 최종본을 완성(?)하기까지 숱한 시행착오를 거쳤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MBTI의 J형답게 나는 무엇이든 '계획'을 기반으로 일들이 이뤄져야 하고, 그 궤도에서 벗어나면 왠지 모를 심술이 심연에서 일렁이기 시작한다. 그만큼 계획과 실행의 간극을 메우는 데 재미와 안정을 느낀다. 이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고, 수시로 바뀌는 것이 아닌 '상수'로 든든하게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크게 3가지 파트로 나눠, 라이프 맵을 제법 촘촘하게 구성했다. ‘개인-가정-회사’로 이어지는 클리쎄적인 나눔이지만, 목적과 목표를 세분화했다. 20가지의 세부적인 내용들을 토대로, 매일매일 아침 명상에서 체크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진다. 숱한 반복을 거듭한 끝에 머릿속에 그 개념들이 흔들리지 않는 부초처첨 자리하고 있지만, 초반만 해도 엉성하고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목표를 세분화하여 식물의 꽃-잎사귀-줄기-뿌리에 비유한 퍼스널 라이프 맵 


'개인'으로 분류한 10가지는, 내가 살아온 서사에서 비롯된다. 건강한 양육을 시작으로, 건강, 운동, 식이, 글쓰기, 독서, 영어공부, 학습(PR, ER, HR, HRD), 생산성 Tool, Budget(예산) 운영, Career Development(경력 개발)로 나눠 밀도 있게 관리하는 중이다. '가정'은 또 4파트로 나누고, 회사는 총 6가지 카테고리로 세분화해 총체적인 라이프 맵을 완성 했다. 이는 '꽃'으로 비유했을 때, 이 20가지는 줄기(Stem)에 해당한다.


개인-가정-회사로 이어지는 20가지의 줄기와 달리 뿌리(Root)는 줄기를 지탱하는 근본적 핵심가치를 뜻한다. 특히  '치환'의 능력을 명명했는데, 이는 어떤 인생의 굴곡과 시련 그리고 드라마틱한 변화에도 그 변화를 피하지 말고 당당히 맞서자는 함의를 담고 있다.


여기에는 크게 세 가지로, '환경 치환', '시간 치환', '관계 치환'이 그것이다. 부지런히 삶의 땅을 일구고 물을 주면서 뿌리를 단단하게 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환경에 적극적으로 순응하는 탄력적인 삶, 자기 주도적이고 질적 시간을 확장하는 카이로스(Kairos)적 타임라인,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선택을 존중하는 마음까지, 줄기를 떠받치는 이 세 가지 치환의 뿌리는 든든한 정신적 지주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뿌리에서 줄기를 지나 자리하는 잎사귀(Leaf)는 배움과 성찰로 귀결된다. 잔잔하게 얽힌 여러 개의 가짓수들은 결국 배움의 과정으로 여기고, 이를 통해 성찰의 힘을 더하는 것으로 라이프 맵의 해상도는 높아진다. 그리고 마지막은 꽃의 만개(Bloom)다. 이것은 곧 내 삶의 성장(Growth)을 상징하는 것이고, 그 성장이 멈출 때 나는 지구별을 후회 없이 떠나는 것으로 갈무리했다.




인생의 변수가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요즘이다. 예측가능한 상숫값이 무너지고 변수를 상수를 받아들여야 하는 아이러니를 겪고 있다. 이에 라이프 맵은 변수에 맞서 용감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어막이 된다. 가령 예상치 못한 A라는 사건 사고가 발생했을 때, 판단의 잣대인 이성의 감도는 약해지고 순간의 감정에 의존해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잦다. 라이프 맵이 주는 가치는 그런 감정에 휘둘리거나 압도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다르게 말하면 '회복 탄력성'을 발현할 토대가 된다. 라이프 맵의 꾸준한 정제를 통해 감정에 압도되지 않고 조금은 느슨하게 풀어갈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상숫값이 일상의 루틴을 좌우할 때 라이프 맵은 굉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정해진 루틴대로 일상의 트랙을 쉼 없이 오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모든 일들이 라이프 맵의 줄기 20가지 중 어느 한 부분에 반드시 속하게 되고, 이를 객관화해서 볼 수 있는 사유가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오리무중 미로를 마냥 헤맬 것이 아니라, 예측가능한 투사가 가능하다는 점은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앞으로도 소소한 목표들은 소거되거나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 그러한 여유와 여백을 통해 인생의 묘미를 더 찾을 수 있고, 침잠하는 감정에 올가미처럼 묶여 허우적대는 참사는 막을 수 있지 않을까. 결국 라이프 맵은 '최선'의 나로 살아가는 '최고'의 방법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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